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무거운 느낌이 들어서 내내 쳐다보지 않은 책이었다.

그래도...상을 받았다는데...궁금하다.

 

결국 호기심에 책을 펼쳐보았다.

제목에서 주는 느낌. 딱 그대로다.

 

그리고 생각했다.

우리 출판계가, 문학계가 얼마나 안이하게

돈을 벌고, 거저 먹으려 하는지...

작품성을 떠나서, 한강이라는 작가를 떠나서...

이 정도의 작가와 작품성은 그동안 없었던 것이 아니라는 거다.

그동안 아무도 관심을 두고 싶어하지 않았고

그저 편하게 이름난 작가들의 작품을 수입하거나, 재탕하거나

그들의 것만 보려고 했을 뿐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작가가 없다고, 작품이 없다고, 무거운 주제는 독자들의 선택을 못 받는다고'

 

있었네?

 

이번 계기로 많은 신인작가와 작품이 발굴되면 좋겠다.

여기까지는 맨부커상의 의미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것이고.

 

작품에 있어서는....

그저 슬펐다.

우리는, 더 이상, 폭력에 항거할 힘은 없는가.

자기 자신이 망가질 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극단의 채식주의를 통해서..

더 극단의 절식을 통해서...

영혜는 그렇게 자연의 일부가 되고

다시 태어나고자 한다.

폭력에 항거하지 못하고 순종했던 자의 자포자기.

그 자포자기 끝에 다달아 자신마저 사랑할 수 없었던 영혜.

그 끝에 이르러 나무가 되고 꽃이 피어났으면 하는 것은

그나마 살고자 했던 무의식의 작은 몸부림.

 

안타까웠다.

 

너무 안타까웠다.

 

그런 영혜를 보는 인혜는 그동안의 자신의 삶을

'살아왔던 것이 아니라 견뎌왔던 것이라'고 했다.

아.....

얼마나 비참한 말인가.

인생은 살아져야 되는 건데...

그저 견뎌야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무슨 색일까.

차라리 검정색이면 좋았을것을...

 

 

그런데 여전히 우리는 '인생은 견디는 것'이라고 교육받는다.

그렇지 않으면 영혜의 아버지가 그러했듯.

억지로라도

입에 구역질나는 고기를 쑤셔넣는 폭력에 무방비 상태니...

이제 그만, 그만하자.

 

특이한,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손가락질도 하지말자.

그게 아닌 걸 왜 모르는건가.

 

여전히 언제까지고 이런 말을 할 것인가.

'나약하긴...'

 

 

그만, 그만하자.

 

속물로 살던지, 투쟁하던지, 아님 적당히 타협하던지.

그 셋도 아니면 우리는 다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하는걸까?

 

그저 가슴이 아파서,

...

담담한 필체가 더 아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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