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라! 퀴어 청소년
퀴어 청소년 당사자 모임 짱똘 지음 / 사계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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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라! 퀴어 청소년. 퀴어 청소년 당사자 모임 짱똘. 사계절출판사. 2026.

이런 다양한 움직임이 학교라는 장에서 시도된다면 퀴어 정체성을 가진 청소년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연대할 수 있을 것이다.(215쪽)

이 책이 특별한 이유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퀴어를 이야기했고 할 수 있었다는 것.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것이 나의 입장에서는 무척 특별하단 생각을 했다. 학교를 잘 아는 입장에서, 이건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지금의 많은 학교에서 이와 유사한 움직임이 벌어진다면, 과연 학교는 이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아마 긍정적인 기대보다는 부정적인 우려가 더 커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분명, 또 다수의 아이들은 상처를 받을 것이고.
아직도 여전히 우리 학교는 많은 청소년들이 숨어지낼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가감없이 차별적 언어가 난무하는 교실, 함부로 자신의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말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일부 교사들, 사회의 축소판으로서 사회가 안고 있는 편견과 혐오를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학교 분위기 등. 그 안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갖고 있는 특별함이 무척 반갑다.

나의 커밍아웃 이후 학교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학교 구성원들이 우리 학교에도 퀴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36쪽)
누구든 차별적인 상황에 놓여 있을 때 거기에 함께 대응해 줄 친구와 동료, 즉 앨라이가 필요하다. 그 누구도 차별과 폭력을 중단하지 못할 때, 혹은 그것이 차별과 폭력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때, 나서서 막아 주고 알려 줄 친구, 교사, 양육자가 필요하다.(146쪽)

용기가 필요하다. 변화의 시작은 누군가의 용기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고, 그런 용기에 동참하고 함께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존재할 때 그 빛은 커질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그 모든 것에 다른 시선을 내비치지 않을 수 있는 마음도 중요하고 말이다. 그런 면에서 나의 생각과 말, 행동을 돌아보곤 한다. 그리고 나의 영향이 아이들에게 어디까지 미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어떨 때는 나도 모르는 사이 아이들의 말을 교정하려 들 때도 있다. 그것은 차별적 발언이 될 수 있고, 지금도 우리 교실 안 누군가는 상처를 받고 있을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런 말을 하면서도 어느 순간, 나 스스로도 겁을 먹을 때도 많다. 요즘은 이런 생각 자체가 또 다른 공격의 시작이 되기도 하는, 차별과 혐오가 일상화된 사회이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나의 말 한 마디로 힘을 얻고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될 누군가가 교실 어딘가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앨라이가 되어 나서서 막아주고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용기를 잃지 않으려는 마음을 단단하게 다져오는 것이다.

자신이 일상에서 누리는 특권과 편리함은 인식하지 못한 채 이른바 '역차별' 논리를 꺼내는 사람들이 너무나 편협하고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89쪽)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지만, 왜이렇게 사람들은 이기적일까. 자신의 논리와 자신의 주장과, 그리고 단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남들을 무시하고 깎아내리는 것이 너무나 일상이 되어가는 것이, 한편으로는 씁쓸하면서도 화가 난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편의와 안전은 모두 누군가의 노력과 희생을 바탕에 두고 있는 것인데, 그런 인식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권리와 자유, 일상을 빼앗으면서도 그런 줄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한번 더 해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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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묻는 사회 - 한국형 연령차별주의와 멸칭 문화
정회옥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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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묻는사회 #정회옥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2기

나이 묻는 사회. 정회옥 지음. 한겨레출판. 2026.
_한국형 연령차별주의와 멸칭 문화

나이가 뭐라고, 라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다. 그 말이 맞다. 누군가를 만나면 궁금해한다. 저 사람은 몇 살일까. 이건 그 사람의 나이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저 사람의 내 나이와 비교했을 때 누구 더 나이가 많은가가 더 궁금한 것이다. 나보다 나이가 어리면 어쩌려고 그러는 건지, 나이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것이 너무 비이성적인 판단이란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든 생각은 그로 인해 발생한 혐오와 차별의 문제다. 정말 말 그대로, 우리 사회는 모든 연령대에 대한 혐오가 심각했다. 나이가 적으면 적어서 문제, 나이가 많으면 많아서 문제. 그냥 한 마디로 내 나이 아닌 모든 나이를 싫어하는 거구나 싶었고, 이런 감정이 이젠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 더욱 끔찍한 일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한전이 나이 제한을 없었다는 것이 반갑게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지인과 나누다 또 다른 문제를 발견하게 되었다. 건강 여부로 판단한다는 것은 또 다른 차별을 형성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오히려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 또한 차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결국, 이 사회는 어떠한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해결할 힘을 잃은 것이 아닐까. 오해와 불신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씁쓸한 지점이기도 했다.
그리고 언어,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결국 사람들 사이에서 더 많은 차별을 만들어내는 시작점이 된다는 것이 세 번째 생각이었다. 그러라고 사용하는 언어가 아닌데 말이다. 언어가 얼마나 소중하고 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인지는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언어를 함부로 다루고 있다. 부제에도 언급되고 있는 것처럼, 멸칭이라는 것. 멸칭인지도 모르고 함부로 사용하는 말들이, 때론 재미삼아, 내지는 그런 멸칭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걸 알면서 일부러 사용하고 있는 경우들을 보면, 한결같이 언어를 가볍게 다루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은 힘이 세다. 어떤 말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와 파장은 무척 커질 수 있다. 말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하지만 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너무 부족하다. 그게 안타깝다.
결국 이 모든 것의 이유는 무엇일까. 차별을 하고 멸칭을 사용하고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것의 모든 이유가 자기 자신만을 세상의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그래서 다른 사람의 처지나 상황, 생각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게 네 번째 생각이다.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이기적인 판단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공감할 마음의 자세마저 부족한 것이다. 언젠가부터 생각했다. 이 사회의 문제는 모두 공감하지 못하는 문제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이 역시도 마찬가지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결론이 참 슬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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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生業) - 그 징하고도 찡한 노동의 표정들
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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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 #은유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2기

생업. 은유 인터뷰집. 한겨레출판. 2026.
_그 징하고도 찡한 노동의 표정들

생업(生業) 살아가기 위해 하는 일.
생업의 사전적 뜻이다. 사전을 찾지 않아도 자연스레 '생'과 '업'의 조합만으로도 그 의미가 짐작이 가는 단어다. 한자를 보면 단박에 그 의미를 알 수 있기도 하다. 산다는 게, 살아야 한다는 게, 결국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무엇이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밑바탕이 되는 것이고 말이다. 그리고 당연히도, 여기서 말하는 것은 단지 경제적인 조건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 인터뷰집에서 그려내고 있는 노동은 돈만을 쫓는 일이 아니니까. 그리고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당장 나도 그렇지만, 마냥 돈만을 향하는 노동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노동은 어느 곳을 향하고 있을까. 이 책 한 권을 읽고 그 답이 뚝딱 찾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오히려 이 책은 이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며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노동이 무엇이고 또 어떤 일을 향해 우린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나가기 위한 시작을 하라고 안내해준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당신의 인생에서의 일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과연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의 삶으로서의 노동을 온전히 다 해내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하는 일이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지금 우리 사회는 그런 일에 대한 인정과 합의가 이루어져있는 사회가 맞는가...

얼마 전 긴 연휴를 지났다. 5월 1일부터 5일까지 연속 5일 간의 휴식. 그리고 그 시작은 5월 1일, 노동절이었다. 노동절. 대학 시절 자주 사용하던 용어가 어느 순간 근로자로 바뀌었고 그 위상이나 가치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노동절이란 익숙한 단어가 어느 순간 서서히 잊혀져갔고, 특히 나의 직업적 특성상 늘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노동과 거리가 먼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다 올해, 노동절의 휴일을 맞이하며 다시금 노동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더욱 인식의 변화를 위한 계기가 분명히 있어야 할 이유를 느끼게 됐다. 그런 노동절에 읽은 책이 <생업>이었다. 얼마나 찰떡같은 책이었는지. 그래서 감회가 더 깊었다.

이 책은 먹이는 사람, 짓는 사람, 아우르는 사람, 총 3부로 구성하여 각 노동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과연 나는 이 중 어디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일까. 혹은, 이 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 나의 노동은 곧 나의 삶이고 인생이며, 그 인생을 어떤 철학과 가치관을 갖고 만들어 나갈 것인가가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 노동이라는 것이 얼마나 찐 사람의 냄새를 갖고 있는가를 알았다. 단순히 자기 자신의 개인의 목표와 성취를 향해서만 움직이는 삶이 아닌 더 많은 가치와 의미 부여, 그리고 소신을 향한 삶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해주었다.
더 솔직히 말하면, 이런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놀랍고 대단하다는, 감탄의 연속이었다. 물론 이런 삶을 살아낼 자신이 없어서 더욱 그럴 수도 있다. 그리고 더 정확히는, 감히 이 분들의 누적되어온 삶의 감각과 시간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한 마디 말로 정리되어 설명할 수 있는 지점은 당연히 아니었고, 그러다보니 나의 삶과 책 속의 삶이 마치 다른 공간에 놓여있는 동떨어진 삶의 궤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 정도였다. 그러면서 나의 삶이 조금이라도 그 궤도 가까이 근접할 수 있어야, 진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요즘 나의 일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개인적인 여러 일들이 혼합되며, 과연 나의 지금의 삶과 노동은 나의 의지와 신념에 따라 나아가고 있는 것이 맞는가, 스스로를 의심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를 더 의심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고, 우선은 조금 더 치열해져도 괜찮겠다는 단순한 답을 얻었다. 지금부터라도 나의 노동에 대한 답을 찾아보아야겠다. 그리고 또, 열심히 실천으로 옮겨도 봐야겠다. 그래야 덜 부끄러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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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 씨는 지금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김성은 지음, 양양 그림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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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씨는지금미래에대해생각하지않는다 #김성은_글 #양양_그림 #문학동네 #뭉끄6기

대현 씨는 지금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김성은 글/양양 그림. 문학동네. 2026.

읽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혹여라도 상상하고 싶지 않은 결말이 나오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불안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책을 읽어 나갔다. 다행히, 내 마음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다.
미래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누구나 지금의 현재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가능하며 현재를 살아간다. 지금 내가 이렇게 했을 때 그 다음 미래는 달라질 거라고, 미래를 걸고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고, 언젠가 더 나은 미래가 올 수 있도록 현재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대현 씨는 그런 미래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지금 당장, 일분 일초를 다투는 현실에 모든 것을 걸고 살고 있다. 그 일초의 시간을 망설였을 때, 일분이라도 늦었을 때를 생각하지 않으려 몸을 움직인다. 그것만이 대현 씨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빤 왜 소방관이 됐어?
불이 무섭지 않아?

물론 무섭지. 하지만 나보다 더
위험에 빠진 사람을 위해 용기를 내는 거야.

우리가 알고 있는 '용기'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감히, 대현 씨 앞에서 용기를 낸다고 섣불리 큰소리로 말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내가 낼 줄 아는 용기는 어쩌면 아주 소심하고도 작은 마음일 뿐일 것이다.대현 씨의 용기에 비할 바가 못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많은 대현 씨의 용기 덕분에 살아가고 있는 건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 얼마나 많은 대현 씨의 희생과 봉사, 그리고 용기가 우리 사회를 지탱해 주었을까. 미처 깨닫고 감사해할 틈도 없이 무수히 많은 현장 속으로, 고민과 갈등조차 허락하지 않은 채 뛰어 들어갔을 그들을 떠올리니 저절로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대현 씨는 지금,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시커멓게 그을린 채 불 속에서 막 빠져나왔지만
2층에 아이가 있다는 외침을 듣는 순간,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검은 연기 속으로 뛰어 들어갈 뿐이다.

이런 책을 읽으면 저절로 눈이 번쩍 떠진다.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되고 몸을 반듯하게 세워 앉게 된다. 마음을 가지런히 먹으려고 노력하고 또한 허투루 생각을 어지럽게 굴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나의 매 순간순간을 감사하게 되고 또한 내가 감당하지 못할 많은 순간들에 대신 감당해주는 이들에 대한 경건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다. 한순간도 쉽고 가벼울 수 없는 그 찰나에도 언제나 뛰어들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어떤 다른 군더더기 표현도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한다. 무엇을 위한다는 것도 없고 또한 나 자신을 챙긴다는 더더욱 없는 그 현장의 모든 분들께, 저절로 고개 숙이게 된다.

시인의 시에 그림을 입힌 그림책이다. 사이의 시가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마음을 쿵쿵 때리는 무게가 있었다. 또한 매 순간과 그 순간들 사이를 메우고 있는 지금의 모습이 그림으로 표현되면서 더욱 그 감동이 배가 되었다. 이 그림책을 천천히 읽어나가며 뭉클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괜히 코를 훌쩍이게 되고 먼산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고르게 되는 순간들을 경험하게 되는 그런 그림책이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대현 씨를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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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소행성 - 제1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ㅣ 사계절 1318 문고 153
오영민 외 지음 / 사계절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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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소행성 #사계절 #사뿐사뿐 #제12회한낙원과학소설상작품집 #서평

사라질 소행성. 오영민 조은오 남지민 노고유. 사계절출판사. 2026.
_제1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언제부턴가 SF소설을 읽으면서 달라진 생각이, 이제 이런 세상이 곧 우리의 진짜 삶이 되겠구나 하는 거에, 조만간 기계가 기계이기만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에도 이미 많은 부분이 현실화 되어있기도 한데다가, 이런 소설이 그냥 소설이란 생각만 들지는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나 가끔 우리 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하게 될 때면 주로 이런 결론을 맺게 되기도 한다. 지금의 문제는 어른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이제 곧 사회에 나가야 하는 청소년, 어린 아이들에게 직결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을 늘 염두에 두고 신경써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봐야 하는 대상이 누군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아직 자신의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런 이야기가 썩 유쾌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도 느낌으로는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이런 소설을 읽으면 아이들은 더욱 느끼는 바가 커질 거라는 생각도 들고.

지구는 우주보다 더 쓰레기가 쌓이고 있는 듯하다. 이 먼 거리까지 생활 폐기물들을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지미에게 얘기해 볼까? 생활 폐기물은 분리하기 힘들다고. 이렇게 똑같은 걸 수없이 찍어 내고, 다 버리면서 왜 또 만드는 거야?"(15쪽)
"인간만 살자고 만들어 놓은 게, 다른 생물들한테는 더 나쁜 환경을 수도 있는 거지."(73쪽)

미래가 현실과 연결되지 않을 수는 없다. 미래의 모습은 결국 지금의 현실이 만들어 낸 결과일 테니까. 그리고 그런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이는 누구일지. 잘못은 다른 사람이 책임은 또 엉뚱한 누군가가 져야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지구와 그 지구를 망치는 인간들은 별반 달라지지 않는구나. 더 심해지기만 할뿐 별반 반성하거나 개선되지 않는 미래일 뿐이구나 싶다. 그러면서 해결할 수 없는 지점을 외부로 돌리고, 파괴하거나 혹은 책임을 전가하는 식으로 대처하려고만 하는 것이구나 싶기도 했다. 썩 마땅치 않다.

우주에서 누구도 가 보지 못한 길로 떠난다. 이 기분은...... 뭐랄까......? 최고다!(41쪽)
그날부터 연구소에는 비는 부품이 자주 생겼다. 그때마다 라이카의 손이 손가락 한 마디 만큼씩 더 기계가 되었고, 어느덧 손 전부가 기계로 바뀌었으나 라이카의 손을 잡는 사람은 그곳에 없었기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이듬해에는 팔 한쪽이, 그다음 해에는 양발이 단단해졌다. 북극까지 걸어갈 수 있을 만큼.(181쪽)

그럼에도 나아가려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그 누군가를 향하는 인간적인 마음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 이 모든 이야기에서 썩 마음이 드는 부분이다. 가만히 있기만 할 수는 없고, 또한 그럴 수조차 없도록 세상은 계속 달음질을 치고 있으니, 단단히 마음을 붙들고 나아갈 방향을 향해 최선을 다하는 선택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할 수밖에. 그러기 위해서 결코 잃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고민 끝에 선택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저기, 잠깐만."(146쪽)
인간에 가까운 기계가 자아를 가진 현상을 치명적 오류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기계에 가까운 인간에게 생긴 자아도 같은 이름을 붙일 수 있지 않을까.(182쪽)

지금 우린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그 선택이 과연 최선이 맞는지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혹여라도 나 하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근시안적인 착각은 아닌지도 점검해야 한다. 우린 종종 꽤 많이 착각 속에 빠져있기도 하다. 정신차려야한다. 더 심각한 착각에서 헤어나오지도 못할 정도가 되면 진짜 답이 없어지니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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