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업(生業) - 그 징하고도 찡한 노동의 표정들
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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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 은유 인터뷰집. 한겨레출판. 2026.
_그 징하고도 찡한 노동의 표정들

생업(生業) 살아가기 위해 하는 일.
생업의 사전적 뜻이다. 사전을 찾지 않아도 자연스레 '생'과 '업'의 조합만으로도 그 의미가 짐작이 가는 단어다. 한자를 보면 단박에 그 의미를 알 수 있기도 하다. 산다는 게, 살아야 한다는 게, 결국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무엇이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밑바탕이 되는 것이고 말이다. 그리고 당연히도, 여기서 말하는 것은 단지 경제적인 조건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 인터뷰집에서 그려내고 있는 노동은 돈만을 쫓는 일이 아니니까. 그리고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당장 나도 그렇지만, 마냥 돈만을 향하는 노동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노동은 어느 곳을 향하고 있을까. 이 책 한 권을 읽고 그 답이 뚝딱 찾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오히려 이 책은 이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며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노동이 무엇이고 또 어떤 일을 향해 우린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나가기 위한 시작을 하라고 안내해준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당신의 인생에서의 일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과연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의 삶으로서의 노동을 온전히 다 해내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하는 일이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지금 우리 사회는 그런 일에 대한 인정과 합의가 이루어져있는 사회가 맞는가...

얼마 전 긴 연휴를 지났다. 5월 1일부터 5일까지 연속 5일 간의 휴식. 그리고 그 시작은 5월 1일, 노동절이었다. 노동절. 대학 시절 자주 사용하던 용어가 어느 순간 근로자로 바뀌었고 그 위상이나 가치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노동절이란 익숙한 단어가 어느 순간 서서히 잊혀져갔고, 특히 나의 직업적 특성상 늘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노동과 거리가 먼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다 올해, 노동절의 휴일을 맞이하며 다시금 노동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더욱 인식의 변화를 위한 계기가 분명히 있어야 할 이유를 느끼게 됐다. 그런 노동절에 읽은 책이 <생업>이었다. 얼마나 찰떡같은 책이었는지. 그래서 감회가 더 깊었다.

이 책은 먹이는 사람, 짓는 사람, 아우르는 사람, 총 3부로 구성하여 각 노동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과연 나는 이 중 어디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일까. 혹은, 이 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 나의 노동은 곧 나의 삶이고 인생이며, 그 인생을 어떤 철학과 가치관을 갖고 만들어 나갈 것인가가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 노동이라는 것이 얼마나 찐 사람의 냄새를 갖고 있는가를 알았다. 단순히 자기 자신의 개인의 목표와 성취를 향해서만 움직이는 삶이 아닌 더 많은 가치와 의미 부여, 그리고 소신을 향한 삶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해주었다.
더 솔직히 말하면, 이런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놀랍고 대단하다는, 감탄의 연속이었다. 물론 이런 삶을 살아낼 자신이 없어서 더욱 그럴 수도 있다. 그리고 더 정확히는, 감히 이 분들의 누적되어온 삶의 감각과 시간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한 마디 말로 정리되어 설명할 수 있는 지점은 당연히 아니었고, 그러다보니 나의 삶과 책 속의 삶이 마치 다른 공간에 놓여있는 동떨어진 삶의 궤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 정도였다. 그러면서 나의 삶이 조금이라도 그 궤도 가까이 근접할 수 있어야, 진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요즘 나의 일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개인적인 여러 일들이 혼합되며, 과연 나의 지금의 삶과 노동은 나의 의지와 신념에 따라 나아가고 있는 것이 맞는가, 스스로를 의심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를 더 의심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고, 우선은 조금 더 치열해져도 괜찮겠다는 단순한 답을 얻었다. 지금부터라도 나의 노동에 대한 답을 찾아보아야겠다. 그리고 또, 열심히 실천으로 옮겨도 봐야겠다. 그래야 덜 부끄러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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