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비밀 레시피
박새한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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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비밀 레시피. 박새한 그림책. 문학동네. 2026.

우선, 이 아이 참 기특하다. 혼자 집에 와서 뚝딱뚝딱 비빔밥을 한 그릇 챙겨 먹을 줄 안다는 것이, 참 대견하고 예쁘다. 어른의 마음이어서 그렇겠지, 싶으면서도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보더라도 흐믓하고 웃음이 나오는 행동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시금치! 아마도 싫어할 법하고 또 원하는 재료가 아닐 게 분명한데도, 그래서 어른이 옆에서 억지로 넣어주는 것이 아닌데도 굳이 넣어서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는 것에서 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얀 애벌레를 닮은 무나물
나뭇가지같이 생긴 당근볶음
잡초를 닮은 애호박나물
자기들까리 잔뜩 뒤엉켜 있는 콩나물무침
버스 정류장으로 달리는 아저씨들 같은 표고버섯볶음
뒷산처럼 의젓하게 앉아 보고 있는 시금치
폭신한 달걀 이불
그리고, 고추장과 참기름

이쯤에서 누구나 입가에 미소가, 그리고 침을 꿀꺽 삼킬 것이다. 그리고 생각하겠지, 아, 비빔밥 맛있겠다, 먹고싶다! 이 그림책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익히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맛과 풍미를 자연스럽게 떠올리도록 만들어 주었다는 것. 그래서 이 아이의 행복이 이 그림책을 읽는 모두에게 전파가 되었다는 것, 당장 냉장고를 열어 비빔밥을 재료가 될 법한 것들을 하나둘 꺼내게 될 거라는 것, 뜨끈한 밥과 고추장만으로도 충분히 그 맛을 즐길 수 있다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아이 참 재밌다. 비빔밥 재료들을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다루지 않는다. 특히 각 재료의 비유가 무척 흥미롭다. 제일 웃겼던 건, 정류장으로 달려가는 아저씨들! 훈훈한 미소를 띄고 있던 중 한순간 빵 터지게 만들어버렸다. 완전 무장해제시켜버린 순간이 되었다. 마치 배에 잔뜩 힘 주고 있다가 툭 바지 단추 터지는 순간이라고나할까.
그림도 한몫 했다. 이 아이의 행복한 표정도 있는 그대로 전해졌고, 각 재료들의 향연도 마치 눈 앞에서 춤추고 있는 듯 생생하게 그려져있었다. 한마디로, 매력적이지 않은 구석이 하나도 없는 그림책이었다. 절로 나도 함께 몸을 흔들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냉장고로 슬금슬금 가줘야할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리고 이런 매력 하나하나가 표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초록색 표지 곳곳에 있는 재료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에, 하얀색 표지에서 입을 한껏 벌리고 맛있게 비빔밥을 먹는 아이의 행복한 모습까지!

내일 또 먹어야지.

하나 더, 아이가 마지막에 한 말. 이 말에 엄마는 얼마나 안심이 되었을까. 다행이라는 마음에 흐뭇해진다.

배고프다. 커다란 양푼을 꺼내고, 뭐든 넣어 쓱쓱 비비고 싶어진다.
맛있을 것 같다. 군침이 도는 그림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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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라! 퀴어 청소년
퀴어 청소년 당사자 모임 짱똘 지음 / 사계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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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라! 퀴어 청소년. 퀴어 청소년 당사자 모임 짱똘. 사계절출판사. 2026.

이런 다양한 움직임이 학교라는 장에서 시도된다면 퀴어 정체성을 가진 청소년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연대할 수 있을 것이다.(215쪽)

이 책이 특별한 이유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퀴어를 이야기했고 할 수 있었다는 것.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것이 나의 입장에서는 무척 특별하단 생각을 했다. 학교를 잘 아는 입장에서, 이건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지금의 많은 학교에서 이와 유사한 움직임이 벌어진다면, 과연 학교는 이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아마 긍정적인 기대보다는 부정적인 우려가 더 커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분명, 또 다수의 아이들은 상처를 받을 것이고.
아직도 여전히 우리 학교는 많은 청소년들이 숨어지낼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가감없이 차별적 언어가 난무하는 교실, 함부로 자신의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말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일부 교사들, 사회의 축소판으로서 사회가 안고 있는 편견과 혐오를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학교 분위기 등. 그 안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갖고 있는 특별함이 무척 반갑다.

나의 커밍아웃 이후 학교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학교 구성원들이 우리 학교에도 퀴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36쪽)
누구든 차별적인 상황에 놓여 있을 때 거기에 함께 대응해 줄 친구와 동료, 즉 앨라이가 필요하다. 그 누구도 차별과 폭력을 중단하지 못할 때, 혹은 그것이 차별과 폭력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때, 나서서 막아 주고 알려 줄 친구, 교사, 양육자가 필요하다.(146쪽)

용기가 필요하다. 변화의 시작은 누군가의 용기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고, 그런 용기에 동참하고 함께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존재할 때 그 빛은 커질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그 모든 것에 다른 시선을 내비치지 않을 수 있는 마음도 중요하고 말이다. 그런 면에서 나의 생각과 말, 행동을 돌아보곤 한다. 그리고 나의 영향이 아이들에게 어디까지 미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어떨 때는 나도 모르는 사이 아이들의 말을 교정하려 들 때도 있다. 그것은 차별적 발언이 될 수 있고, 지금도 우리 교실 안 누군가는 상처를 받고 있을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런 말을 하면서도 어느 순간, 나 스스로도 겁을 먹을 때도 많다. 요즘은 이런 생각 자체가 또 다른 공격의 시작이 되기도 하는, 차별과 혐오가 일상화된 사회이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나의 말 한 마디로 힘을 얻고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될 누군가가 교실 어딘가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앨라이가 되어 나서서 막아주고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용기를 잃지 않으려는 마음을 단단하게 다져오는 것이다.

자신이 일상에서 누리는 특권과 편리함은 인식하지 못한 채 이른바 '역차별' 논리를 꺼내는 사람들이 너무나 편협하고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89쪽)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지만, 왜이렇게 사람들은 이기적일까. 자신의 논리와 자신의 주장과, 그리고 단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남들을 무시하고 깎아내리는 것이 너무나 일상이 되어가는 것이, 한편으로는 씁쓸하면서도 화가 난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편의와 안전은 모두 누군가의 노력과 희생을 바탕에 두고 있는 것인데, 그런 인식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권리와 자유, 일상을 빼앗으면서도 그런 줄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한번 더 해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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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묻는 사회 - 한국형 연령차별주의와 멸칭 문화
정회옥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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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묻는사회 #정회옥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2기

나이 묻는 사회. 정회옥 지음. 한겨레출판. 2026.
_한국형 연령차별주의와 멸칭 문화

나이가 뭐라고, 라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다. 그 말이 맞다. 누군가를 만나면 궁금해한다. 저 사람은 몇 살일까. 이건 그 사람의 나이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저 사람의 내 나이와 비교했을 때 누구 더 나이가 많은가가 더 궁금한 것이다. 나보다 나이가 어리면 어쩌려고 그러는 건지, 나이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것이 너무 비이성적인 판단이란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든 생각은 그로 인해 발생한 혐오와 차별의 문제다. 정말 말 그대로, 우리 사회는 모든 연령대에 대한 혐오가 심각했다. 나이가 적으면 적어서 문제, 나이가 많으면 많아서 문제. 그냥 한 마디로 내 나이 아닌 모든 나이를 싫어하는 거구나 싶었고, 이런 감정이 이젠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 더욱 끔찍한 일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한전이 나이 제한을 없었다는 것이 반갑게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지인과 나누다 또 다른 문제를 발견하게 되었다. 건강 여부로 판단한다는 것은 또 다른 차별을 형성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오히려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 또한 차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결국, 이 사회는 어떠한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해결할 힘을 잃은 것이 아닐까. 오해와 불신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씁쓸한 지점이기도 했다.
그리고 언어,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결국 사람들 사이에서 더 많은 차별을 만들어내는 시작점이 된다는 것이 세 번째 생각이었다. 그러라고 사용하는 언어가 아닌데 말이다. 언어가 얼마나 소중하고 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인지는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언어를 함부로 다루고 있다. 부제에도 언급되고 있는 것처럼, 멸칭이라는 것. 멸칭인지도 모르고 함부로 사용하는 말들이, 때론 재미삼아, 내지는 그런 멸칭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걸 알면서 일부러 사용하고 있는 경우들을 보면, 한결같이 언어를 가볍게 다루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은 힘이 세다. 어떤 말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와 파장은 무척 커질 수 있다. 말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하지만 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너무 부족하다. 그게 안타깝다.
결국 이 모든 것의 이유는 무엇일까. 차별을 하고 멸칭을 사용하고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것의 모든 이유가 자기 자신만을 세상의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그래서 다른 사람의 처지나 상황, 생각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게 네 번째 생각이다.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이기적인 판단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공감할 마음의 자세마저 부족한 것이다. 언젠가부터 생각했다. 이 사회의 문제는 모두 공감하지 못하는 문제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이 역시도 마찬가지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결론이 참 슬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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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生業) - 그 징하고도 찡한 노동의 표정들
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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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 #은유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2기

생업. 은유 인터뷰집. 한겨레출판. 2026.
_그 징하고도 찡한 노동의 표정들

생업(生業) 살아가기 위해 하는 일.
생업의 사전적 뜻이다. 사전을 찾지 않아도 자연스레 '생'과 '업'의 조합만으로도 그 의미가 짐작이 가는 단어다. 한자를 보면 단박에 그 의미를 알 수 있기도 하다. 산다는 게, 살아야 한다는 게, 결국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무엇이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밑바탕이 되는 것이고 말이다. 그리고 당연히도, 여기서 말하는 것은 단지 경제적인 조건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 인터뷰집에서 그려내고 있는 노동은 돈만을 쫓는 일이 아니니까. 그리고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당장 나도 그렇지만, 마냥 돈만을 향하는 노동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노동은 어느 곳을 향하고 있을까. 이 책 한 권을 읽고 그 답이 뚝딱 찾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오히려 이 책은 이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며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노동이 무엇이고 또 어떤 일을 향해 우린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나가기 위한 시작을 하라고 안내해준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당신의 인생에서의 일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과연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의 삶으로서의 노동을 온전히 다 해내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하는 일이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지금 우리 사회는 그런 일에 대한 인정과 합의가 이루어져있는 사회가 맞는가...

얼마 전 긴 연휴를 지났다. 5월 1일부터 5일까지 연속 5일 간의 휴식. 그리고 그 시작은 5월 1일, 노동절이었다. 노동절. 대학 시절 자주 사용하던 용어가 어느 순간 근로자로 바뀌었고 그 위상이나 가치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노동절이란 익숙한 단어가 어느 순간 서서히 잊혀져갔고, 특히 나의 직업적 특성상 늘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노동과 거리가 먼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다 올해, 노동절의 휴일을 맞이하며 다시금 노동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더욱 인식의 변화를 위한 계기가 분명히 있어야 할 이유를 느끼게 됐다. 그런 노동절에 읽은 책이 <생업>이었다. 얼마나 찰떡같은 책이었는지. 그래서 감회가 더 깊었다.

이 책은 먹이는 사람, 짓는 사람, 아우르는 사람, 총 3부로 구성하여 각 노동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과연 나는 이 중 어디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일까. 혹은, 이 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 나의 노동은 곧 나의 삶이고 인생이며, 그 인생을 어떤 철학과 가치관을 갖고 만들어 나갈 것인가가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 노동이라는 것이 얼마나 찐 사람의 냄새를 갖고 있는가를 알았다. 단순히 자기 자신의 개인의 목표와 성취를 향해서만 움직이는 삶이 아닌 더 많은 가치와 의미 부여, 그리고 소신을 향한 삶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해주었다.
더 솔직히 말하면, 이런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놀랍고 대단하다는, 감탄의 연속이었다. 물론 이런 삶을 살아낼 자신이 없어서 더욱 그럴 수도 있다. 그리고 더 정확히는, 감히 이 분들의 누적되어온 삶의 감각과 시간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한 마디 말로 정리되어 설명할 수 있는 지점은 당연히 아니었고, 그러다보니 나의 삶과 책 속의 삶이 마치 다른 공간에 놓여있는 동떨어진 삶의 궤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 정도였다. 그러면서 나의 삶이 조금이라도 그 궤도 가까이 근접할 수 있어야, 진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요즘 나의 일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개인적인 여러 일들이 혼합되며, 과연 나의 지금의 삶과 노동은 나의 의지와 신념에 따라 나아가고 있는 것이 맞는가, 스스로를 의심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를 더 의심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고, 우선은 조금 더 치열해져도 괜찮겠다는 단순한 답을 얻었다. 지금부터라도 나의 노동에 대한 답을 찾아보아야겠다. 그리고 또, 열심히 실천으로 옮겨도 봐야겠다. 그래야 덜 부끄러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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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 씨는 지금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김성은 지음, 양양 그림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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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씨는지금미래에대해생각하지않는다 #김성은_글 #양양_그림 #문학동네 #뭉끄6기

대현 씨는 지금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김성은 글/양양 그림. 문학동네. 2026.

읽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혹여라도 상상하고 싶지 않은 결말이 나오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불안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책을 읽어 나갔다. 다행히, 내 마음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다.
미래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누구나 지금의 현재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가능하며 현재를 살아간다. 지금 내가 이렇게 했을 때 그 다음 미래는 달라질 거라고, 미래를 걸고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고, 언젠가 더 나은 미래가 올 수 있도록 현재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대현 씨는 그런 미래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지금 당장, 일분 일초를 다투는 현실에 모든 것을 걸고 살고 있다. 그 일초의 시간을 망설였을 때, 일분이라도 늦었을 때를 생각하지 않으려 몸을 움직인다. 그것만이 대현 씨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빤 왜 소방관이 됐어?
불이 무섭지 않아?

물론 무섭지. 하지만 나보다 더
위험에 빠진 사람을 위해 용기를 내는 거야.

우리가 알고 있는 '용기'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감히, 대현 씨 앞에서 용기를 낸다고 섣불리 큰소리로 말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내가 낼 줄 아는 용기는 어쩌면 아주 소심하고도 작은 마음일 뿐일 것이다.대현 씨의 용기에 비할 바가 못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많은 대현 씨의 용기 덕분에 살아가고 있는 건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 얼마나 많은 대현 씨의 희생과 봉사, 그리고 용기가 우리 사회를 지탱해 주었을까. 미처 깨닫고 감사해할 틈도 없이 무수히 많은 현장 속으로, 고민과 갈등조차 허락하지 않은 채 뛰어 들어갔을 그들을 떠올리니 저절로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대현 씨는 지금,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시커멓게 그을린 채 불 속에서 막 빠져나왔지만
2층에 아이가 있다는 외침을 듣는 순간,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검은 연기 속으로 뛰어 들어갈 뿐이다.

이런 책을 읽으면 저절로 눈이 번쩍 떠진다.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되고 몸을 반듯하게 세워 앉게 된다. 마음을 가지런히 먹으려고 노력하고 또한 허투루 생각을 어지럽게 굴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나의 매 순간순간을 감사하게 되고 또한 내가 감당하지 못할 많은 순간들에 대신 감당해주는 이들에 대한 경건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다. 한순간도 쉽고 가벼울 수 없는 그 찰나에도 언제나 뛰어들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어떤 다른 군더더기 표현도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한다. 무엇을 위한다는 것도 없고 또한 나 자신을 챙긴다는 더더욱 없는 그 현장의 모든 분들께, 저절로 고개 숙이게 된다.

시인의 시에 그림을 입힌 그림책이다. 사이의 시가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마음을 쿵쿵 때리는 무게가 있었다. 또한 매 순간과 그 순간들 사이를 메우고 있는 지금의 모습이 그림으로 표현되면서 더욱 그 감동이 배가 되었다. 이 그림책을 천천히 읽어나가며 뭉클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괜히 코를 훌쩍이게 되고 먼산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고르게 되는 순간들을 경험하게 되는 그런 그림책이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대현 씨를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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