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얼굴 - 얼굴로 본 인간 진화의 기원
애덤 윌킨스 지음, 김수민 옮김, 김준홍 감수 / 을유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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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진화다. 인간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과 같은 모습을 지니게 되었는지. 진화론에 대한 제대로 그것도 아주 촘촘하게 설명하고 있는 이야기다. 어찌 보면 너무도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로 보이기도 했다. 우리가 학창시절 배웠던 내용이면서, 종종 읽었던 과학 관련 도서에서도 자주 등장했던 이야기이기도 했다. '진화'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어느 정도는 설명이 가능할 정도의, 우리가 익히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한번도 얼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유전자, DNA, 혹은 유전적 성질에 따른 자연의 여러 종의 특징과 그 안에서의 생존의 법칙 등, 어느 것 하나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 읽어 나갔는데, 이런 이야기에 인간의 얼굴을 포함하여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지금껏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 책에서의 접근이 아니었다면 '인간의 얼굴'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을 것이고, 얼굴을 통해 진화를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다. 얼굴의 특징, 다른 종과의 차이점, 그리고 어떤 환경과 변이의 영향을 통해 지금의 얼굴이 자리잡기 시작했는지. 이 방대한 자료를 앞에 두고 있으니 우리 인간의 얼굴을 이제는 조금 낯설게 바라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하나, <인간 얼굴>이라고 제목을 들었을 때에는 진짜 얼굴만 따로 떨어뜨려 생각했던 것 같다. 인간의 얼굴이 그래서 어떻다는 것일까가 궁금했고, 어쩌면 지금의 인간의 얼굴이 갖고 있는 역사의 흔적이나 혹은 아주 오래 전부터 어찌할 수 없는 필연적인 조건이나 이유 등이 얼굴의 형성이나 생김새, 모습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절대 얼굴만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얼굴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이지, 결국 그 얼굴을 형성하기 위한 다양한 유기적 관계의 기관들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특징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인간과, 사회와, 세상과, 그리고 온 우주와 연결되어 움직여 나가야 하는 것처럼 얼굴도 다양한 기관, 특히 두뇌와 어떤 연결 고리를 지니고 있으며 그 서로 주고받는 영향 관계 속에서 어떻게 제 모습을 갖춰 나가게 되었는가는,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표정에 대해서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의 얼굴의 진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 나간 것인지. 진화란 생존과 필요에 따른 변화라면 인간이 최종적으로 지금과 같은 얼굴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의 이유가 어쩌면, 더 많은 감정과 생각의 전달과 소통을 위한 필요에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 사회적으로 어떤 관계와 소통이 필요한가를 생각한다면, 지극히 너무도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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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데란 미래의 문학 11
데이비드 R. 번치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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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이다. 아무리 SF라고 하지만, 인간을 이렇게까지 만들어 놓아야만 했을까 싶을 정도로 놀라운 이야기였다. 이야기의 처음 시작부터 끔찍했고 또 인상이 써지기도 했다.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고민하게 됐고, 지구라는 공간이, 모데란이, 어째서 이런 전쟁의 싸움과 폭력성만을 우위에 둔 세상이 되었을까, 생각하게 만들었다. 인간을 기계처럼 만들어 놓은 세상이라는 것이 과연 옳을까, 생각하게 만들었다.
우선, 이 이야기의 가장 기본적인 설정이 살점 인간에서 신금속 인간으로의 변신이라면, 이것이 갖는 의미가 무엇일까. 미래란 어떤 면에서는 현실의 문제나 모순을 해결하고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지향이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물론, 모든 미래가 무조건 다 진일보 혹은 발전된, 그래서 지금보다 나은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도 늘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나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이 이야기가 밝은 미래를 그려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괜찮다. 지금도 여전히, 미래에 대한 기대는 별로 없으니까. 다만, 이런 극단적인 미래의 모습이라면 과연 우리가 미래에 기대할 수 있는 바가 있기는 할까 싶은 것이다. 그러니, 이건 진짜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기 보다는 풍자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았다. 비판하기 위해, 억지로 과한 설정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하지만, 책을 계속 읽어나가면서, 진짜 풍자만을 위한 설정이 맞나 의심스러워졌다.

먼 옛날에는, 모든 사람이 너희 어머니가 그 버려진 보육원의 낡은 교육용 튜브에서 들려주던 그대로의 삶을 이어가던 공포의 시대가 있었단다.(...) 붙어 살면서 서로를 왜곡시킨 나머지 걸어 다니는 모순 덩어리라는 악몽이 되어버렸단다. 심지어 식사도 함께했지.(...) 그들은 평생 연약한 살점을 두르고 매일을 버텨야 했단다!(270-271쪽)

어떤 이야기도 현실과 동떨어져 만들어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이 지금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환경의 문제나 전쟁, 그리고 심지어는 가족 관계와 사랑까지. 어느 것 하나 현실과 연결고리 없이 만들어진 이야기가 하나도 없었다. 플라스틱이나 금속성, 인간의 존재 자체도 결국 귀찮고 불편함을 없애기 위한 단순화 과정, 관리를 편리하게 하기 위한 변형의 과정일 수밖에 없었다. 뭐든 편리한 쪽으로만. 지금의 사회도 결국 인간이 편리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변형시켰고, 그 변형의 끝이 결국은 인간, 그리고 지구까지도 생존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과연 이 작품에서처럼 모든 것을 기계식으로만 받아들이고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그런 존재가 맞을까. 사랑도 기계를 끄고 켜면 되고, 심지어는 자녀까지도 그런 관계 이상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존재를 '인간'이라고 지칭해도 되는 것인가에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인간적이다'라고 할 때의 그 인간적의 의미를 되돌아봐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 작품에서와 같이 지금의 우리는 과연, 인간적인 인간으로서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런 <모데란>과 같은 미래는 절대 사절이다. 이런 미래가 진짜로 도래하게 된다면, 도래한 그 순간 이미 우리의 삶은 끝난 것이다. 어떤 희망도 사랑도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어떤 희망적인 그 다음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런 상태로의 영원의 존재라면 그것도 절대 사절이다. 존엄이 무너지게 가만 놔둘 수는 없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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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 메릴랜드 숲에서 만난 열두 달 식물 이야기
신혜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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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한창 빠져 있을 때가 있었다. 봄만 되면 화원에 매주 찾아가 우리 집으로 데려올 아이들을 고르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데려오고 싶은 아이들은 무척 많았고, 하지만 그 많은 아이들을 모두 데려올 수 없는 현실은 안타까웠고. 그러다 저자의 책 <이웃집 식물상담소>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이제 더 이상 식물들을 화분에 키우며 괴롭히지 않겠다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아이들은 어쩔 수 없지만, 더 이상 식물을 좁은 화분에 가두어 성장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그런 마음을 먹게 만들어 주었던 저자를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에서 다시 만났다.

식물학자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졌을 때의 만족감은 얼마나 클까 싶었다. 식물에 흠뻑 빠졌을 때, 하루종일 식물만 바라보며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으니까. 그런 식물을 진짜 원없이 실컷 바라보며, 식물에 대한 계속 알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흥미롭고도 가슴 떨리는 일일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에도 그랬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더 확실해졌다. 좋아하는 것을 한다고 모든 순간이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일에서도 괴롭고 힘들고 고통스러우면서도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게 되는 순간이 무척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저자의 식물을 향한 한결같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식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알아가게 되는 것이 단지 식물에 대한 과학적 지식만이 아닌 것 같아 안심이 됐다. 역시,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이렇구나, 싶어 나도 닮고 싶어지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마음이 들게 만드는 것은 대체로 자연이었던 적이 많았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그래, 역시 자연의 모습은 인간이 다 알지 못하는 신비하고도 놀라운 세계이며, 그런 세계를 조금이나마 알아내기 위한 연구자, 과학자들의 노력 또한 대단하고 존경스럽단 생각이 들었다.

식물은 이동하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식물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식물을 만나러 가는 길은 용기가 필요하고, 어렵고 위험한 순간도 많지만 나는 식물 덕분에 세상을 알아가고 있다.(236쪽)

저자는 여행이라고도 표현했다. 끊임없이 다양한 곳을 찾아 다니며 사랑하는 식물을 만나러 가는 여행. 귀찮고 힘들다고 식물을 내가 있는 곳으로 데려올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 식물이 생장하기 위한 환경과 온도, 기후와 지역은 분명하니까.

난초가 사라져 내가 낙담하고 있었을 때 친구는 혹시 난초가 먹히는 걸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철망을 씌우거나 울타리를 치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그건 자연 속에서 내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숲속에 철망과 울타리가 있다면 얼마나 이상한 풍경이겠는가.(166쪽)

그리고, 자연은 그저 자연일 뿐, 인간의 인위적인 욕심으로 자연을 이렇게 저렇게 만들고 구획하면 안 된다는 것. 관찰하고 연구하겠다는 욕심으로 자연을 개인의 소유로 만들어 보호하려는 것은 오히려 그 식물을 가두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생각은 여전하구나, 싶었다. 관찰의 대상이 사라진 것은 안타까우나,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 역시나 자연의 일인 것이다. 그런 자연의 일에 초연해질 수 있는 것 또한 식물학자가 가져야 할 마음이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리고 식물학자가 아닌 우리도 가지고 있어야 할 마음이겠구나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며 식물, 나무, 꽃, 열매, 그리고 그 식물이나 곰팡이, 그 외의 자연 안의 생명들이 자라나는 이야기를 알게 된 것보다, 식물을 대하며 가지게 되는 식물학자로서의 마음과 생각, 3년의 연구 기간 동안 저자가 얼마나 깊은 지혜를 얻게 되었는가를 확인하게 되는 지점이 더 좋았다. 이건 어쩌면 자연이, 식물이 알려주는 교훈이며 가치이지 않을까. 한층 자연에 더 가깝게 와 있을 때 실컷 그리고 제대로 알려주려 했던, 자연의 가르침이지 않을까. 그리고 저자는 그 안에서 제대로 배울 수 있었던 것이지 않을까.

그래서, 저자는 이 이후 또 어떤 이야기를 마음에 품게 될 지가 궁금해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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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의 국정 노트 - DJ 친필 메모로 읽는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
박찬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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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김대중 대통령의 대단함에 감탄하게 된다. 5년 간 27권의 노트라니. 1년에 5권 이상의 노트를 채워야만 가능한 숫자다. 빼곡하게 채워 쓰고 또 지우고 쓰면서, 메모를 쓰는 시간 그 이상의 생각을 거듭했을 것이다. 절대 단편적인 사고와 판단으로는 도저히 작성된 수 없는 내용들이다. 그러니, 이 메모를 채워나가며 김대중 대통령은 어떤 마음이었을지, 얼마나 꼼꼼하게 챙기고 따지며 판단했을지, 감히 짐작도 할 수 없을 정도다.
또, 이 정도의 메모를 직접, 그것도 누군가가 대신 해주는 판단에 기대어 작성해나간 글이 아니다. 이 얘기는 매사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정리하고 어떤 맥락과 과정을 거쳐 자신의 의사를 전달해야할 지를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결정했다는 뜻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소신과 신념을 가지고 나라 운영을 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지점이다. 누군가의 생각이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흉내만 내려하지 않고, 밀고 나가야 하는 지점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부분들에 대해 강력한 주장과 힘을 만들기 위해 어떤 과정이 필요한 지를, 꼼꼼하게 따지고 챙겨 나갔다는 것이다.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어떤 부분을 챙기고 또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준비했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특히 남북 관계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렇다. 어떻게 보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단하고도 어마어마한 사건이었다. 그런 과정을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철저히 챙기고 또 어떤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단단한 신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대단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이런 여타의 과정에서 불편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 왜 없었을까. 하지만 그런 모든 과정을 어쩌면, 단 하나의 이유로 포기하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바로, 대통령이라는 이유.

이 책을 읽으며 이 모든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다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가능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대통령이라는 건, 남달 위에 군림하고 또 자신의 권위와 권력만을 앞장세우는, 그런 의미의 대통령을 말하는 게 아니다. 나라를 대표하고 또 나라의 운명이 어떻게 나아가게 될 것인가에 대한 강한 책임감과 의무를 가득 안은 채, 어떻게 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바람직한 태도와 모습일 수 있을까에 대해 국민들의 눈치를 볼 줄 아는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거라는 뜻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의 눈치를 볼 줄 아는 대통령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든 국민들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기 싫었을 것이고, 자신의 책임지고 있는 5년의 기간이 이 나라의 운명이 기우는 기간이 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지 발전될 수 있는 미래를 그려나가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하고 제단하며 철저하게 관리해나갔던 것이지 않을까. 그러지 않고서는 이런 기록이 나올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한 나라의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리더는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갖고 있는 의미가 크다는 느낌이다. 물론, 김대중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최고의 대통령이었고 가장 이상적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 수 있게 해 준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고 알아야한다는 것과 비슷할 것 같다.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역대 대통령의 이야기를 통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 사명감을 갖고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포용하고 수용하려는 태도를 바탕으로 미래 나라의 경제와 전망을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을 갖출 수 있어야겠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진심의 태도, 책임을 다 하기 위한 자기 관리와 노력은 필수. 그리고, 국민을 향해 고개 숙이고 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흔들림 없는 마음까지.

생각 많아지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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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게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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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게 #안녕달 #안녕달그림책 #창비 #서평단 #서평 #그림책추천

울컥했다.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게 맞겠지. 혹시 나만 그런가. 하지만 나만 그래도 할 수 없다. 코가 찡해지고 심장이 들썩했으니까. 나도 모르게 뭉클해지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이 꽉 차오르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허전하고 아쉽고 또 한편으로는 슬프고 서운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벅차오르는 감정인 것이다.

아무리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여도, 생명이 있고 유한한 존재는 언젠가는 그 끝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영원히일 수는 없으니까. 붙잡고 싶다고 붙잡아지는 것도 아니고, 싫다고 발버둥쳐도 정해진 한계는 다가오는 법이니까. 그렇다면, 그 끝을 우린 어떻게 받아들이고 지나야 할까. 어쩌면 이 그림책이 더 마음을 들썩이게 하면서도 꽉 채울 수 있었던 것은 그 마지막을 대하는 자세에 있지 않았나 싶다. 분명 사랑을 듬뿍 주고 또 인생의 많은 시간을 함께 해온 존재다. 소중하게 여기고 가꾸며, 늘 손을 놓지 않고 매 순간 정성을 다한 존재다. 그런 존재를 향한 마음이란 어떤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있는 존재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런 존재를 손 놓아주고 보내줘야 하는 순간이 오면, 그 순간 어떤 마음으로 떠나보낼 것인가.

안녕.
잘 가.

뻔한 인삿말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 더 간명하면서도 진심인 표현이 또 있을까 싶다. 더 긴 말이 필요 없어 보인다. 하고 싶은 말 가득, 알려주고 싶은 마음 잔뜩이지만, 이런저런 구구절절의 사연을 모두 입밖에 내놓을 필요도 없다. 이미, 그 마음은 지금껏 존재와 함께 하면서 다 전달되었을 테니까.

다 자라면 달만큼 커져.

그 마음이 전달되었으니 이렇게 커다랗고 환한 빛의, 달만큼 커진 별이 됐을 테니까 말이다. 이미 마지막 순간에 전하고 싶은 마음은 그 동안 함께 한 모든 순간에 잘 자라나는 별의 모습으로 확인이 되었다. 조금의 서운함이나 소홀함 없이 매 순간 마음을 다했던 그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떠날 순간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러니, 그 순간을 슬퍼하기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떠난 이후에도 늘 함께 한다는 마음은 달라지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이렇게 별을 키우며 아이도 함께 컸다. 누가 누굴 키웠다가 무색할 정도로 함께 컸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통과해 서로 성장하며 커나간 것이다. 그리고 함께 성장하며 몸을 키운 것 그 이상으로 마음이 풍성해졌을 것이다. 쉽게 무너지지 않고 좌절하지 않는, 강하고 단단하게 지탱할 줄 아는 힘을 갖춘,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더 밝은 빛을 만들어낼 줄 아는, 그런 별과 같은 힘을 쌓아온 것이다. 서로가 곁을 지키지 않아도 의연하게 혼자서도 충분히 그 빛을 발할 수 있을 정도로, 어느 곳에서도 서로의 마음이 가 닿을 수 있을 정도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로, 서로를 키운 것이다. 그렇게 키워낸 힘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벅찬 마음으로, 별을 하늘로 떠나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별아, 우리 집에 온 첫날 기억나?
네가 와서 집이 참 환해졌지.
우리한테 와 줘서 고마워.

환한 빛을 선사해 준 고마운 존재에게, 과연 나는 어떤 마지막 인사를 건네면 좋을까, 어떤 마음으로 떠나보내면 좋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벅차고 소중한 마음을 어떻게 전하고 또 어떻게 오래도록 간직해야 할지, 천천히 생각해보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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