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의 국정 노트 - DJ 친필 메모로 읽는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
박찬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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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김대중 대통령의 대단함에 감탄하게 된다. 5년 간 27권의 노트라니. 1년에 5권 이상의 노트를 채워야만 가능한 숫자다. 빼곡하게 채워 쓰고 또 지우고 쓰면서, 메모를 쓰는 시간 그 이상의 생각을 거듭했을 것이다. 절대 단편적인 사고와 판단으로는 도저히 작성된 수 없는 내용들이다. 그러니, 이 메모를 채워나가며 김대중 대통령은 어떤 마음이었을지, 얼마나 꼼꼼하게 챙기고 따지며 판단했을지, 감히 짐작도 할 수 없을 정도다.
또, 이 정도의 메모를 직접, 그것도 누군가가 대신 해주는 판단에 기대어 작성해나간 글이 아니다. 이 얘기는 매사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정리하고 어떤 맥락과 과정을 거쳐 자신의 의사를 전달해야할 지를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결정했다는 뜻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소신과 신념을 가지고 나라 운영을 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지점이다. 누군가의 생각이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흉내만 내려하지 않고, 밀고 나가야 하는 지점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부분들에 대해 강력한 주장과 힘을 만들기 위해 어떤 과정이 필요한 지를, 꼼꼼하게 따지고 챙겨 나갔다는 것이다.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어떤 부분을 챙기고 또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준비했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특히 남북 관계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렇다. 어떻게 보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단하고도 어마어마한 사건이었다. 그런 과정을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철저히 챙기고 또 어떤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단단한 신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대단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이런 여타의 과정에서 불편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 왜 없었을까. 하지만 그런 모든 과정을 어쩌면, 단 하나의 이유로 포기하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바로, 대통령이라는 이유.

이 책을 읽으며 이 모든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다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가능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대통령이라는 건, 남달 위에 군림하고 또 자신의 권위와 권력만을 앞장세우는, 그런 의미의 대통령을 말하는 게 아니다. 나라를 대표하고 또 나라의 운명이 어떻게 나아가게 될 것인가에 대한 강한 책임감과 의무를 가득 안은 채, 어떻게 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바람직한 태도와 모습일 수 있을까에 대해 국민들의 눈치를 볼 줄 아는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거라는 뜻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의 눈치를 볼 줄 아는 대통령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든 국민들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기 싫었을 것이고, 자신의 책임지고 있는 5년의 기간이 이 나라의 운명이 기우는 기간이 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지 발전될 수 있는 미래를 그려나가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하고 제단하며 철저하게 관리해나갔던 것이지 않을까. 그러지 않고서는 이런 기록이 나올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한 나라의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리더는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갖고 있는 의미가 크다는 느낌이다. 물론, 김대중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최고의 대통령이었고 가장 이상적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 수 있게 해 준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고 알아야한다는 것과 비슷할 것 같다.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역대 대통령의 이야기를 통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 사명감을 갖고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포용하고 수용하려는 태도를 바탕으로 미래 나라의 경제와 전망을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을 갖출 수 있어야겠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진심의 태도, 책임을 다 하기 위한 자기 관리와 노력은 필수. 그리고, 국민을 향해 고개 숙이고 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흔들림 없는 마음까지.

생각 많아지게 하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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