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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는 억울해! 1 -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ㅣ 작은책마을 65
노수미 지음, 한연진 그림 / 웅진주니어 / 202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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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는 억울해. 노수미 글/한연진 그림. 웅진주니어. 2026.
_1.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아, 호랭이 눈에서 눈물이 찔끔 나온다. 손에 마늘과 쑥을 잔뜩 들고 있고. 옆에서 박박이가 유지를 뽑아 호랭이에게 건네주고 있다. 그리고 꼬미가 그런 호랭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표지 그림이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제목을 읽었고, 호랭이가 표지 그림이구나 하고 바로 책장을 넘겨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으니까. 표지를 눈여겨 볼 생각을 못 했던 것 같다. 오히려 책을 다 읽고나니 표지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그것도 아주 잘!
예전에 드라마 '도깨비'에그런 장면이 있었다. 저승사자가 도깨비를 놀린다고 도깨비 빤쓰 이야기를 했던. 그때 도깨비가 어찌나 억울하고 기분 나빠하던지. 그 장면이 연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는 모두들 다 억울하고 속상하고 또 그게 아니라고 꼭 얘기해주고싶어질 것이다. 이건 꼭 도깨비나 호랭이여서만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당연하다, 그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나였어도 그랬을 것 같다. 호랭이만큼 용감하지 않으니 그저 속으로만 끙끙 앓고 지나갔겠지.
그런 면에서 호랭이가 참 대단하다. 감히 엄두를 못 낼 것 같다. 내가 억울한 일이 있다고 직접 찾아가는 용기는 쉽게 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꼭 꼬미를 찾아내야겠다는 마음이라기보단, 자신과 관련한 억울한 소문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해명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추궁하거나 또 복수하려는 마음이 아닌, 순수하게 자신에 대한,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오래 사람들에게 진짜인 것처럼 남아있는 것에 대한 억울함의 마음인 거니까. 이걸 풀어줄 수 있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줄 수 있는 누군가만 있다면 이 모든 억울함을 풀고 속이 시워해질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과연 호랭이의 계획은 제대로 실행되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미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생각을 잘 바꾸려 하지 않으니까.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생각, 특히 오래된 생각일수록 그 힘은 남다르다고 생각하고는 진위여부 따위에는 관심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아마 지금같이, 검증 없이 남아 사람들 사이에 진실인양 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랭이가 대단한 것이다. 진실이 왜곡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니까.
솔직히 굳이, 호랭이가 나서서 자신과 관련한 이야기를 바로잡으려하지 않아도 된다. 진실이 아니라고해서 크게 그 이야기로인해 직접적으로 손해보거나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니, 그러려니해도 된다. 굳이 힘든 길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호랭이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서 잘못된 이야기가 정정되기를 바랐다.
그냥 재밌다고만 생각하며 이 책을 읽을 수도 있다. 물론, 재미가 있기는 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뒤집어 생각해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이야기가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발상은 모든 생각에 의문을 만들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근데 진짜일까? 하고 한번 더 생각해보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이야기와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 점이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수 있는 시작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이 재밌다. 헌데 재미만이 이 책의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어떻게 해야하지? 어떻게 하긴, 호랭이처럼 정면돌파! 당장에 찾아가 억울한 부분을 해결하고 가벼운 마음이 되면 된다. 물론, 일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하거나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될 때까지 노력하면 된다. 누군가의 의도대로 되게 가만히 있기만 하면 안 될 거 같다.
앞으로 호랭이가 어떤 일들을 만나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지 기대된다. 특히 호랭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함께 해줄 친구가 생겼으니,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