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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뿌리 - 제2회 주니어김영사 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정은경 지음, 임나운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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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뿌리. 정은경 글/임나운 그림. 주니어김영사. 2026.
공기뿌리가 무슨 뜻일까 궁금했다. 어떤 맥락에서 나오는 말일까. 분명 뿌리니 나무나 식물과 관련된 내용일 것 같았는데, 이야기를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이게 식물과 관련된 게 뭐야, 하는 궁금증이 더 커지기만 했다. 그러다 알게 됐다. 아, 공기뿌리. 음, 나무에도 그리고 사람에게도 공기뿌리가 필요하겠구나. 공기뿌리 덕분에 또 살아갈 수 있겠구나. 마음이 정비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가질 수 있겠구나. 힘들어도, 지치고 어려워도 잠시 숨고르기 할 수 있겠구나. 한결 마음이 단단해질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구나. 혼자 생각하며 크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낙우송은 겉과 속이 다릅니다. 잎이 뾰족해서 소나무처럼 사계절 내내 푸를 것 같지만 가을이면 낙엽이 집니다. 또 물가에서 자라지만 물 때문에 숨을 쉬려면 뿌리를 땅 밖으로 내밀어야 합니다. 그러니 겉만 보고 괜찮을 거라 여기지 말아요. 공기뿌리가 필요해요.(82쪽)
"궁금해서 더 찾아봤는데 낙우송은 말고도 공기뿌리를 가진 식물이 있더라. 숨 쉬려고 공기뿌리를 만들기도 하고 줄기를 지탱하려고도 만든대. 맹그로브도 있고 인도고무나무랑 담쟁이덩굴도. 아, 담쟁이덩굴은 공기뿌리를 다리처럼 쓴대. 벽이나 바위에 붙어서 자라는 거지. 이것도 알았어?"(85쪽)
나는 몰랐다. 그런데 이렇게 알아보고 설명해주고, 또 대화할 줄 아는 풍경이가 대견하고 기특했다. 나도 다 하지 못하는 걸 풍경이는 이미 벌써 할 줄 아는구나, 나 자신은 부끄러우면서도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풍경이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성장 과정이 납득이 안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분명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당연하다. 다른 친구들과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되면 처음에는 이해보단 의문이 먼저 들고, 자신만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쉬우니까. 그럼에도 잘 이겨내고 견뎌왔다.
공기뿌리. 다른 면으로 생각해보면, 어떻게든 살아내기 위한 몸부림의 흔적이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으니까. 물론 이 모든 전제에는 살아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바탕에 깔려있는 것이다. 살기 위해 자신을 세우기 위한 방식, 공기뿌리. 나무나 식물이 보여주는 공기뿌리는 이렇게 뿌리니 줄기의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에게 있어서의 공기뿌리는? 겉으로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각자 자신만의 공기뿌리를 꼭 쥐고 살아낼 방도를 찾는 것이다. 풍경이도 또 낙우도.
분명 견디기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 풍경이에게는 그런 순간이 여러 번 찾아왔다. 그리고 이럴 때 이 순간들을 견디기 위해 필요한 것은? 누구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대화나눌 수 있는 존재. 할머니, 호일이, 사랑그룹홈 시설장 김쌤, 그리고 다정이 소미 해강이, 낙우까지. 어쩌면 아빠도 그런 존재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지금 풍경이 주변에 있는 모두가 풍경이에게는 매우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들이다. 그리고 그런 존재들 덕분에 풍경이가 그 다음을 살아낼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컸다.
"내가 져 준 거야. 져도 괜찮다는 걸 배우는 중이거든."(88쪽)
물론 앞으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상황에서 스스로 자신을 돌봐야하는지, 어느 누구도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분명 풍경이에게도 또 다른 어려움이 닥쳐오게 될 것이다. 그럴 때마다 웅크리고 앉아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 각자 살아내기 위한 공기뿌리를 만들어, 스스로 자신의 문제에 맞서면 된다. 늘 옳은 결정만을 내리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설 줄 아는 용기만 있다면 충분히 최선의 결정들이 될 것이고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밑바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풍경이에게서 한 수 배웠다. 나도 나의 공기뿌리를 쥐고 힘차게 그 다음으로 나아갈 준비를 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