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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계절은 영원하지 ㅣ 꿈꾸는돌 47
하유지 지음 / 돌베개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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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계절은 영원하지. 하유지 장편소설. 돌베개. 2026.
뭉클했다. 할머니의 시도 그랬고, 한봄이의 결심도 그랬다. 서운해 씨인 서윤혜의 울음도. 이들의 삶을 내가 다 안다고 할 수도 없고 또 다 이해할 수 있다고도 못한다. 하지만 그들이 모두 자신의 삶을 꾸역꾸역, 살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만큼은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쉽게 포기하거나 혹은 좌절하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생에 세 사람을 만들면 된다는 할머니의 말에, 한봄이가 세 사람을 만들었구나, 아니 그 이상이구나 싶은 마음에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그럼 됐다, 한봄이가 살아가는 삶이 외롭지는 않겠다. 나아갈 힘도 생길 수 있고 말이다.
늦봄 지나면 여름
여름 지나 가을, 가을 저물어 겨울, 겨울 가고
마침내 봄, 한봄
새가 날고 꽃망울 피어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은 한봄
한봄 다음에 늦봄이라지만
나의 한봄은 늦봄 뒤에 오네(142쪽)
강만춘 할머니가 쓰신 '늦봄 지나 한봄' 시의 일부분이다.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면 당연히 그 다음은 봄이 올 수밖에 없다. 그걸 알고 있지만 나의 경우와 삶에 적용시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봄이에게 있어서, 한봄이가 엄마에게 있어서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처럼. 분명 한봄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럴 거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기까지는 분명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니까.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동물 좋아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 없다고. 서윤혜도 한봄도 모두 너무 사랑하는 마음이 큰 사람들이어서 서로 상처가 되고 서운함이 컸던 것이 아닐까. 사랑하는 마음을 감당하지 못해서 자신의 사랑이 오히려 다른 이에게 더 큰 아픔이 될까봐 겁을 먹었던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것을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는 것으로 조금씩 해소해나갔던 것이 아닐까. 너무 착하고 여린 이들에게 상처가 회복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런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용기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도.
한봄이 자신의 시간을 찾기 위한 노력이 결코 홀로서기를 하겠다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한봄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위한 힘을 만들어내려는 노력과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있다고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함께 하고싶은 이들에게 더 마음을 쏟을 수 있기 위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 자신을 먼저 들여다볼 줄 알 때 다른 이들의 마음도 다 살필 수 있게 되는 거니까. 한봄이 엄마에게 바라는 것도, 자기 자신에게 바라는 것도,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모두, 더욱 더 사랑을 크게 만들고 싶은 마음의 시작일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영원할 계절은, 당연히도 봄이겠지. 동하가 한봄에게 고백했던 것처럼, 다른 어느 계절보다도 한봄이 좋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