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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 특이사항 있음
마민지 지음 / 클 / 202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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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 특이사항 있음. 마민지. 출판사클. 2026.
왜 먹먹단이라고 하는지 글을 읽으며 알았다. 아, 이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 설명해야할까 고민이 됐다. 그리고 미처 다 읽지 못한 지점에서 또 어떤 '가족관계 특이사항'을 발견하게 될지, 벌써부터 먹먹해져온다. 과연 가족이란 어떤 사람들인 걸까, 어떤 관계이고 또 어떤 마음과, 그리고 사랑이 있어야 가능한 것일까. 과연 나는 지금껏 가족에 대해 어디까지 생각해왔을까. 가족관계에 있어서의 특이사항을 어느 만큼 감당할 수 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게 됐다.
사전을 찾아봤다. 가족.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라고 뜻풀이가 되어 있다. 가장 일반적인 정의라고 생각한다. 부부를 중심으로. 나의 가족도, 이 글 속의 가족도. 부부를 중심으로 그 자식들로 이루어지는 집단과 그 구성원. 그 구성원이 혈연으로 혹은 다른 방식으로 연결되었을 때, 가족이라는 이름에 얽히는 의무와 책임이 동반된다. 그리고 그 책임은 누가 억지로 지우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당연한 듯 갖게 된다.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일부러 그래야한다는 생각이 지배하는 순간, 가족의 관계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가 가족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이건 누가 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생기는 마음이지 때문에. 억지로 시켜도 이 정도일 수는 없을 것이다. 감히 무엇으로 이 감정과 마음을 대신할 수 있을까. 특히나 갑작스럽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맞닥뜨려지는 비극은 우리의 삶을 무척 힘들게 만든다.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슬픔이라는 것이 있기는 할까. 어느 경우에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아픔은 특히 가족으로부터 오게 되어 있다. 그러니, 섣불리 짐작할 수 있다고, 다 이해할 수 있다고도 말 못한다. 저자의 상황을 그저 숨 꾹 참고 천천히 따라가주는 수밖에. 별달리 내가 할 수 있는 방도가 없어 보인다.
2020년이 시작되던 즈음으로 기억한다. 전세계에게 닥친 전염병의 위기 상황. 그 상황을 어떻게 지나오는가는 개인이 무엇을 잘했다고 해서 혹은 잘못했다고 해서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었다. 그저 나에게 해당사항이 없기를 바라는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어 보이는, 그런 상황이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견뎌야했던, 감당해야했던 그 마음이 어떨지 다 알 수조차 없다. 어떤 황망함과 안타까움이 일어났을지, 그래서 어떻게 그 시간을 지나왔어야했을지, 감히 함부로 말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만큼, 우리의 삶이 예상 범위 내에서 일어날 수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고 무섭기도 하다.
이 모든 상황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그 흔적과 자취를 쫓는 것은 그만큼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이 글을 읽으며 강하게 느꼈다. 특히 엄마의 기록과 기억을, 그 안에서 엄마의 마음과 생각을 읽어내려는 그 자체가 의미있고 소중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모든 마음이 곧 사랑이겠구나 싶었다. 사랑의 다양한 모양과 색깔 중 가장 아름답고도 화려한 형태를 갖고 있는 사랑, 그것이 바로 가족의 사랑이겠구나.
유품을 하나씩 꺼내어 보면서 엄마를 추억하고, 내가 몰랐던 엄마의 모습을 알아가는 것은 나만의 애도 시간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나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난생처음 보는 물건을 발견하면 마치 남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것만 같았다.(69쪽)
이번 기회에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나에게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나는 어떤 상태가 될까. 어떤 마음으로 어떤 행동을 하고 또 어떤 생각들을 갖게 될까. 내가 가족에 대해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발견하기를 바라고 또 어떻게 기억하고 기록되기를 바랄까. 내가 이 모든 감정 속에서 할 수 있는 사랑의 모습은 무엇일까. 우리 모두에게 이런 상황이 오지 않을 거라고 말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모두 이런 이별을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준비한다고 더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그때 이 이야기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떻게 가족을, 사랑을 대해야하는지에 대해, 그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출력물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