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말했다 ㅣ 상상 동시집 40
장철문 지음, 최정인 그림 / 상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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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말했다. 장철문 시/최정인 그림. 상상. 2026.
_상상 동시집40

동시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 웃게 된다. 괜히 동시와 함께 나도 예뻐진다. 마음이 예뻐지고 생각이 예뻐지고 기분이 이어진다. 동시는 그렇게 사람을 자연스레 예쁘게 만든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진다. 예쁜 사람이 되는 가장 쉬운 방법, 동시를 읽는 것이다.
이 동시집을 읽으면서도 내내 기분이 예뻐졌다. 다른 말로 나쁜 마음을 먹지 않게 된다고나 할까. 동시의 내용을 따라가며 나도 그 세계로, 그 마음으로 덩달아 함께해야할 것 같은 마음이 생긴다. 이런 아름다운 단어와 글을 읽으면서 어찌 다른 나쁜 생각을 갖게 될까. 아마 어느 누구도 쉽게 마음을 바꾸기 힘들 것이다. 그저 동시가 전해주는대로 나의 마음과 생각을 동시에 맡기는 수밖에. 동시 앞에서 모든 때묻은 생각과 어른의 속된 마음이 무장해제된다. 그래서 동시를 읽으면 웃게 되고 기분이 맑아진다. 동시와 더불어 나도 그 동시 속 아이의 심정을 따라하게 된다. 같이 깜짝 놀라기도 하고 또 궁금해하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고 슬퍼하기도 한다. 마음이 움직이고 속이 울렁거리고, 기분좋은 감정의 기복이 생긴다. 이러니 동시를 안 읽을 수가 없다.

하나 마나 한 말이지만,/내가/나라고 부르는 얘야,/
너한테 분명히 해 둘게//
아무 때나 웃지 마,/어색할 때는 그냥 있어도 돼
_'거꾸로 말했다' 중

그러니까 말이다. 그냥 있어도 되는데 우리는 그냥 있는 걸 부담스러워하고 또 불안해한다. 그냥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빠진다. 내가 제일 잘 안다. 괜찮은지 아닌지, 됐는지 안 됐는지... 그러니 내가 나에게 당부하게 되는 것이다. 그냥 있어도 되니까, 그냥 있으라고. 나한테 해주는 말 같았다.

어두컴컴해서 무서웠지만/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컸어//(...)
나는 다 볼 수 있지만/아무도 날 볼 수 없었어
_'안 가르쳐 줘' 중

숨고싶어질 때가 있다. 다들 모여있는 곳에서 내 의자의 높이를 한껏 낮추고 남들 눈에 띄지 않도록 깊숙하게 내 몸을 웅크리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귀도 닫고 입도 닫고, 나의 감각과 존재도 닫고, 그저 나를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도록 만들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어딘가에 혼자 나를 덩그러니 던져두고 싶어진다. 한숨 돌리도록, 쉴 수 있도록, 가만히 나 자신만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그런 시간을 지나고나면 좀 낫다. 나를 혼자 둘 곳, 그곳은 나만 알면 된다. 쉿! 비밀이다. 다른 이 누구라도 알게 하지 않겠다.

준기가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부리로 가슴깃을 다듬었다/
목을 꺾어/슬쩍/준기 날개깃을 다듬어 주었다//(...)
준기가 옆으로 두 발짝/통통 갔다//
나도 그렇게 했다/
준기가 한 발짝 통 갔다/나도 그렇게 했다//
준기가 멀뚱하게 있는 척/아닌 척, 슬쩍/
내 목깃을 다듬어 주었다
_'전깃줄에 놀러 갔다' 중

아무렇지 않게 서로가 서로에게 통통 다가갈 수 있다는 것, 은근슬쩍 목깃을, 날개깃을 다듬어준다는 것, 말하지 않아도 아는 마음이지 않을까. 무심하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하지만 그러는 행동의 마음은 이미 충분히 서로에게 가 닿아 있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기꺼이 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어찌 내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있을까. 나도 누군가의 옆에 통통 다가가, 깃을 다듬어줘야지. 마음이 들썩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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