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 171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작
사카사키 가오루 지음, 원선미 옮김 / 달로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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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 사카사키 가오루 지음/원선미 옮김. 달로와. 2026.

진짜와 가짜. 이 둘 사이에는 어떤 차이와 경계가 있는 것일까. 이 책에서 이야기하려는 것이 진짜에 대한 것일까, 가짜에 대한 것일까. 가짜라고 다 허상에 쓸데없고 무가치한 것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우린 어떤 진짜를 향한 삶을 살고 있으며, 어떤 가짜를 등한시하고 있는 것일까. 가짜라고 하면 무조건 말도 안 되는 것이기만 한 것일까. 우리가 살면서 마주치게 되는 수많은 상황 속, 가짜인 것이 얼마나 많을까. 우린 그 가짜들 중 진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없을까. 가짜이지만 가치있고 의미있는 가짜, 진짜라고 여기고 싶은 가짜, 가짜인 줄도 모르고 믿고 있는 가짜는 없을까.
책을 다 읽고도 생각을 정리하는 데 한참 시간이 걸렸다. 아, 다 읽었다, 하고 개운하게 책을 덮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궁금증이 늘어났고 생각에 또 생각을 거듭하게 됐다. 단순하지 않다는 뜻이다. 내용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생각하라고 뜻이다. 생각하면서 살라고.
어쩌면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진짜라 여기고, 그렇지 않은 것을 모두 가짜라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그 반대일 수도 있고.) 그리고 가짜를 거짓과 동의어로 보고, 사람들에게 속임수를 써서 눈을 가리게 하고 그 상황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무조건 가짜는 나쁜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고 가짜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다. 신경조차 쓰지 않고, 의미조차 부여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을 모두, 자신의 관점으로만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내 식대로, 내 마음대로.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화두와 문제를 생각해보게 된다. 돌봄, 여성, 이주민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하고도 무거운 주제들이다. 그리고 이들 주제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동반되어 있다. 그리고 가짜라는 프레임을 씌워 그 의미를 제대로 다루지 않고 중심에서 소외시킨다. 끊임없이 주변으로, 바깥으로 밀어내며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고만 한다. 사토 씨가 내내 버스를 기다리는 가짜 버스정류장, 구즈미 씨를 받아들여준 '커뮤니티' 등 분명 존재하고 있으나 그 존재의 의미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안다. 나는 계속해서 소리친다. 나는 옳지 않아, 당신도 옳지 않아. 이 세상에 옳은 사람 같은 건 없어. 아마, 절대로.
"당신들이 보고 있는 마리아는, 가짜야."(...)
음폴라 음폴라. 나는 계속 춤을 춘다. 땀이 난다. 겨드랑이에서, 손바닥에서, 냄새와 함께.(146-147쪽)
사토 씨가 퇴소하는 날, 나는 버스정류장에 있었다. 진짜인 쪽의.(148쪽)

마리아처럼 춤을 추고, 사토 씨와 진짜 버스를 타는 구즈미 씨가 진짜일까?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구즈미 씨는 가짜? 가짜였기 때문에 의미도 가치도 없는 걸까? 아니, 그렇지 않을 것이다. 구즈미 씨는 이미 알고 있었다. '가짜에는 가짜의 의미가 있고, 긍지가 있다.'(13쪽)는 것을. 가짜라고 구분하고 경계를 나누려는 것 자체가 착각인 것이고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라는 것을. 가짜가 존재하는 그 의미와 긍지가 분명 이 사회에 필요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그 가짜를 향한 마음과 행동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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