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되기에는 아직
사사하라 치나미 지음, 유태선 옮김 / 요다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람이되기에는아직 #사사하라치나미 #요다 #서평 #가제본서평단

바람이 되기에는 아직. 사사하라치나미 치나미 지음/유태선 옮김. 요다. 2026.

낯설면서도 이젠 낯설지 않아질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다. 분명 아직은 시기상조일 수 있겠지만 지금의 속도라면 언젠가는 이런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상황과 아주 이질적인 상상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는 아니겠다는 마음으로 소설을 읽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이 현실에서 도래한다면 과연 나는 어떤 방식의 삶을 살아내야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누구나 이 소설들을 읽으며 그런 마음일 것이다. 과연 나라면, 나의 가족이라면 '정보 인격'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아픈 몸을 지탱하기 위한 노력을 내내 쏟을 것인가. 부모의 경우, 자신의 경우, 혹은 자식의 경우가 다를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인간은 이기적이고 또 자본주의 사회가 앞으로도 살아남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분명 선택의 지점이 생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그렇다면 다시 어떤 가치를 더 우위에 둘 것인가의 문제가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간성이라는 것을 어느 지점까지로 두고 정의 내릴 것인가의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사람이라는 것을, 인간으로서의 존중을 어디까지로 둘 것인가의 문제.

소설이 무척 촘촘하게 쓰여졌다는 생각을 했다. SF라고 해서 허무맹랑한 상상으로 그치는 흥미로운 이야기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있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정보 인격이라고 한다면 기술적으로 영원한 삶이 보장되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당연히 자유로운 삶이 가능한 것으로도 느껴진다. 하지만 '소멸'이 찾아온다. '죽음'과도 같은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인간의 유한함은 어떤 기술적 발달이 이루어지다라도 인간이 함부로 바꾸어선 안 되는 정해진 룰이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신체를 포기하는 여러 이유들 중에서는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얻게 된 충격과 슬픔에서 벗어날 수 없어 선택하게도 된다면, 어쩌면 신체를 경시하고 오히려 그런 선택을 쉽게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몸에 대한 가치를 덩달아 상실하게 되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 악순환의 시작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유카'가 할머니와의 만남을 지속하면서 가졌던 감정들을 따라가며 살짝, 그런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니, 이 소설들이 단순히 이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감상으로만 그칠 수가 없었다. 이 소설들은 분명 정보 인격을 다루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 인간의 인격, 삶, 가치 등을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정보 인격의 삶이 과연 인간으로서의 삶으로서 옳은 것일까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고 생각했다. 어디까지를 우리는 허용하고 받아들이고 또 추구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이와 같은 질문들이 우리에게는 무척 중요한 화두가 될 것 같다. 지금도 많은 부분에서 AI에게 의존하거나 혹은 AI를 인격화하여 대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여러 사건이나 문제도 종종 발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격'이란 단어에 대해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다. 인격화되었다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과 동일어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소설들도 모두 읽어보고 싶어졌다.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더 많은 질문들이 담겨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