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엉망진창 행성 조사반, 북극곰의 파업을 막아라 - 기후 붕괴 현장에서 마주친 인간과 비인간동물들
남종영 지음, 불키드 그림 / 한겨레출판 / 2026년 2월
평점 :
#엉망진창행성조사반북극곰의파업을막아라 #남종영 #하니포터 #하니포터12기 #서평
엉망진창 행성 조사반, 북극곰의 파업을 막아라. 남종영 글/불키드 그림. 한겨레출판. 2026.
우아! 우선 이 책 한 권에 담긴 방대한 내용과 상상력에 감탄했다. 그동안 기후, 환경과 관련한 내용이라면 많이 찾아 읽고 확인했었지만, 이 정도로 한 권 안에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책은 오랜만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재밌다. 단순히 사실과 내용을 전달하는 데에만 목적을 두지 않고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큰 장점이다. 특히 각 꼭지의 소재들이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내용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특히, 동양하루살이 이야기나 바나나 멸종설 같은 경우가 그랬다. 아무래도 들어본 이야기에 쉽게 그 이야기를 믿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좀 억울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생각보다 사람들 속이는 건 참 쉽구나, 싶었다.
기본적으로 동물들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잔뜩이었다. 각 동물들과 자연스레 소통하며 그들의 힘겨운 상황과 문제를 직접 듣고 진위여부를 판단하고 이유를 통해 적절한 생각의 방향을 찾아나갈 수 있다는 것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흔히 동물들과 관련한 지점에서 가장 크게 봉착하게 되는 문제가 바로 동물의 처지를 직접 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 봤던 다큐에서도 수의사의 가장 안타까운 지점이, 동물은 아파도 아프다고 하지 못하고, 오히려 야생 동물의 습성상 자신의 약점을 다른 이들에게 들키면 살아남을 수 없어 숨기고 감추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다. 그래서 더욱 병이 악화되고 이후에는 치료하지 못할 지경까지 가게 된다고. 지금 우리가 동물들을 함부로 대하고 또 생명으로조차 인식하지 않은 채 그저 흔한 먹거리, 혹은 식재료로만 생각하는 현상이 어쩌면 동물들과 쉽게 소통할 수 없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했다. 과연 이 책에서처럼 동물들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시위에 참여하고, 진짜 현실의 문제점과 위기 상황을 스스로 지적해 알려줄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상상의 사회를 덩달아 그려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지점은, 결국 권력을 쥐고 있는 인간들의 이기심과 욕심이 우리의 지구와 미래를 담보로 끊임없이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흔한 말로, 내일이 없는 사람들처럼 앞도 보지 않고 그저 막무가내의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비판적인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는 세상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거라고! 줍깅이나 텀블러 쓰기보다 더 중요한 건 자본주의 체제와 정부와 기업 정책을 바꾸는 거야. 개인의 실천을 강조하는 건 자신의 책임을 가리기 위한 신자유주의의 술수라고..."(167쪽) 하는 부분에서, 정곡을 찔렀다는 생각을 했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여러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은 감추고 개인의 몫을 더욱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그린워싱도 무척 다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이마저도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에 화가 나기도 한다. 그러니, 얼마나 눈 똑바로 뜨고 주변을 잘 살피며 살아야 하는지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잘 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우선은 동물들이 그렇고, 투발루 사람들도 그렇다. 언젠가 투발루와 관련한 그림책과 뉴스 기사를 갖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 했고, 지금의 상황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는 현상과 변화를 맞닥뜨려야만 그제서야 인식할 수 있는 것이 어쩌면 이런 환경, 기후 문제이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자주 접하고 알아서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에 대해 꾸준히 대화나누지 않으면 인식에서 멀어지는 것이 또한 이 문제들이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자주 엄청 강조하며 다루고 말하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다.
툰베리는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세계를 끝내야 한다면서도,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원주민의 권리를 희생하면서 이뤄져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툰베리의 '변심'이 아니라 '진화'였던 거죠!(232-233쪽)
결국 우리는 함께 공존하는 삶을 추구해야하지 않을까. 그러면서도 누구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향해 공존해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조건이라는 건 없는 것 같다. 다만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일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꾸준히 지금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노력을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개인의 노력만이 아닌 모두가 한 마음으로 노력하는 것 말이다. 그래야 그나마, 1.5도를 지킬 수 있을 테니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