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 키우기
클로이 달튼 지음, 이진 옮김 / 바람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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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끼 키우기. 클로이 달튼 지음/이진 옮김. 바람북스. 2026.
_평화로운 산토끼의 삶이라는 것은
햇볕을 쬐고, 뒹굴고, 쉬고, 졸거나 꿈꾸며,
매 순간 충실한 삶이다.

토끼와 산토끼가 다른 줄도 몰랐다. 그저 토끼면 토끼지, 하는 생각으로 지금껏 토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었던 것 같다. 특히 토끼라는 존재가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흔하게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더욱 토끼가 생소했다. 물론 옛 이야기 속에서는 자주 접하는 동물이지만. 별주부전이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라든지, 달에서 떡방아 찧는 토끼라든지. 하지만 산토끼, 야생에서의 동물을 키운다는 것에 대해 조금은 의아했다. 인간은 정말 뭐든, 인간 중심적으로 동물을 키우려고 드는 건가 하는 살짝 삐딱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 든 생각은, 토끼든 산토끼든 그 구분이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이 모든 동물들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해 수 있어야 한다는 그 생각과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 저자의 경우도 산토끼를 오래 키우며 당연히 산토끼에게 향하는 마음이 생기다보니 모든 동물을 공평하게 대할 수 없었음을 인정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오랜 시간이 쌓여 형성된 관계는 쉽게 다른 관계에서 밀릴 수 없으니까. 특히 산토끼를 사냥할 수 있는 족제비라면 더더욱 그런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어쨌든 저자도 나도 관계 속에서 존재적 의미를 찾게 되는 인간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으니까.
그럼에도 끊임없이 산토끼의 삶과 야생의 생태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흔히 '키우기'라고 하면 응당 인간의 손과 힘이 동물에게 가해질 수밖에 없고 또한 그것으로 인한 동물의 삶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모든 경우가 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하는가에 달려있고 또 얼마나 그 대상에 대해 알고 공부하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느꼈다. 언젠가 지인들과 이야기하며 왜 인간들은 아직도 여전히 그들 중심으로 이 지구가 움직여야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러면서 지구에 해를 가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긴 이야기 끝에, 몰라서, 알려고 하는 마음조차 없어서 그런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 이와 같은 마음인 것이다.

솔직히, 정말 저자가 산토끼를 키운 것이 맞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오히려 산토끼가 저자를 키운 것은 아닐까. 우리가 키운다는 의미를 양육의 의미로만 말하지 않는다면 분명 저자는 산토끼로부터 성장했고 성숙했고 시야가 넓어진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자연을 어떻게 대하고 또 인간이 어떤 마음을 갖고 주변을 바라볼 줄 알아야하는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을 함께 하고 있었다. 동물들이 인간의 이기심 내지는 경제적 논리에 따라 수많은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다며 감정적으로만 말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 세계가 무엇을 중심으로 돌아가야 하며 그 안에서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들은 각각 어떤 위치에서 움직여나가야할 것인가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산토끼로부터 비롯된 관심이 처음 보는 아주 작은 풀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나아가는 그 과정이 진짜 저자가 커나가는 모습인 게 아닐까.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간이 아닌 동물을 공부할 이유가 생겼고, 그들에게 길을 내어준다고 해서 결코 우리의 삶이 축소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공생은 우리 삶에 더 깊은 통찰을 주고 어쩌면 우리 삶을 더 근사하게 만든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은 산토끼와 이 땅의 생명들이 어디에서든 더욱 안전하게 살아가는 것이다.(216쪽)

사실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결론일 수도 있다.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말이다. 너무 뻔한 이야기라서 식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 사회는 늘, 그 뻔한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문제가 되곤 하니까. 이런 두말이 필요 없는 이야기가 그래서 더 감동이 있고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런 이야기가 소중한 이유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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