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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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장편소설. 북로망스. 2026.

궁금했다. 과연, 완벽한 장례식이 되려면 어떤 장례식이어야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제일 첫 번째 든 생각이었다. 한 번도 나의 장례식이 어땠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간혹 읽었던 책에서 장례식을 미리 열어 지인들을 초대해본다거나 혹은 검은색의 장례식 복장이 아닌 무지개색의 옷을 입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접한 적은 있었지만, 정작 '나'의 장례식을 떠올려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제목이 주는 궁금증이 있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더 궁금했다. 장례식에 대한 얘기는 언제 나오는 거지? 내가 잘못 읽고 있나? 싶어 계속 표지를 다시 보고 또 보면서 이야기를 읽어 나갔다. 그러면서도 내용이 재밌어서 또 금방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좀 무서웠다. 나희가 느꼈던 감정을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공교롭게도 소설을 밤에 혼자 읽어 더욱 살짝 주변의 어둠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간에는 나도 자꾸만 벽시계 쪽으로 시선을 두기 부담스러워지기까지 했다. 오싹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었다.

"너무 무서우면 딴 데 보지 말고 그 할머니 눈을 봐. 조금 덜 무서워질 거야."(217쪽)
나희는 이제 밤 근무가 특별히 무섭지 않았다. 수영의 충고대로 할머니의 눈을 바라보면 두려움보다 연민이 커진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259-60쪽)

어쩌면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의 변화가, '두려움보다 연민'으로 가던 나희의 감정과 비슷하지 않았나 싶었다. 나희가 가졌던 공포와 무서움이 결국은 연민으로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나 역시도 두려움은 어느새 사라지고 연민, 안타까움, 슬픔 혹은 안도 등의 감정에 더 휩싸이게 되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결국, 누군가의 마음을 읽어주고 또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하고 말이다. 나희나 수영의 태도가 사실은 그런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오지랖이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이런 오지랖이라면 기꺼이 그리고 너무나 감사한 오지랖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런 오지랖을 부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인물들이 갖고 있는 타인에 대한 애정과 배려, 존중의 마음을 제대로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눈 감고 귀 닫고, 보고 듣지 않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어린 시절 엄마가 나희에게 당부했던 것처럼 그렇게 지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 쪽을 택했다. 그럴 수 있었다는, 이와 같은 선택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참 대단하고 용기있다고 생각했다.
가만히 생각해봤다. 왜 이 소설이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점점 무섭기는커녕 오히려 따뜻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그건 바로 나희나 수영이 갖고 있는 마음에 있었다. 이 인물들이 보여준 마음이 덩달아 나의 마음에 영향을 준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다시 제목을 봤다. '완벽한'이란 수식어를 붙일 수 있었던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해보았다. 내가 생각하는 장례식이란 죽은 이를 기억하고 떠올리며 평안하기를 비는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평안. 그렇다면 나희가 그들에게 해준 것은 어떤 장례식보다도 훨씬 더 '완벽한 장례식'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장례지도사와 함께 가는 모습을 나희 역시도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덧-
왠지 <나의 완벽한 장례식 2>가 빨리 나와야할 것 같다. 그냥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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