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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J ㅣ 달달 옛글 조림 1
유준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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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J. 유준재. 웅진주니어. 2025.
연달아 두 번을 읽었다. 읽고 또 읽으면서도 내내 마음이 먹먹해졌다. 괜히 울컥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쓸쓸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작게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그런 뒤, 이 그림책을 다 읽은 후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가 있었다. 바로 '쓸모'였다.
쓸모를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막말로 하자면, 쓰임이나 필요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의미나 가치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쓸모는 사전적으로 '쓸 만한 가치'의 뜻을 갖고 있으니까. 어쨌든, 루돌프J의 쓸모가 어디까지인가를 거듭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과연, 쓸모라는 것은, 그 존재의 가치라는 것은 무엇으로 매겨질 수 있는 것일까.
루돌프의 역할이 산타의 썰매는 끄는 일이라고 한다면, 썰매를 끌 수 없게 되는 것은 존재의 가치가 사라지는, 즉 쓸모가 없어지는 일이 될 것이다. 매우 중요하고 커다란 쓸모가 사라진다면 더 이상 존재의 가치가 없어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치 이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는 듯이, 누군가 찾지도 혹은 함께하지도 않는 외로운 존재가 되는 쓸쓸함을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른 이들의 모습과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며 자신이 남들과 같아질 수 없음에 모든 힘을 잃게 될 것이다.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모든 존중감을 상실하고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된 상태로 자신을 놔두려고 할 것이다. 더더욱 빛을 잃게 되는 것이다.
제발 한 번만... 희미한 빛이라도...
자신의 빛은 어떻게 해야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일까. 두 번째 질문을 하게 됐다. 또한 자신의 빛을 잃는다는 것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되는 것과 어떻게 같고 다를 것인지,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누군가는 분명 앞서 말했던 것처럼 쓸모가 있음에 따른 인정이 곧 빛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의 방향성을 살펴보면, 그 생각의 시작이 나 자신이 아닌 타인으로부터 비롯된 생각이라 할 수 있다. 그럴 때 이 생각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이다.
루돌프J는 타인으로부터 정의되는 쓸모는 잃었을지 모르지만, 자신의 의지로 만들어내는 마지막 빛은 스스로 만들어냈다. 기적같이 쓸모가 다시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제힘으로 잃었던 빛을 다시 단 한 번 제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마음이 늘 지금까지의 쓸모가 하던, 다른 이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에 더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렇다면, 겉으로 확인할 수 있는 빛은 진짜 중요할까. 그 빛을 잃고 상심하고 또 외롭고 쓸쓸했던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이다.
네 빛은 사라지지 않아.
네 안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지.
누구나 자신의 쓸모가 다 하는 날이 올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쓸모를 잃고 빛이 꺼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런 순간에 우린 어떤 마음이여야 할 것인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런 순간에 쓸모의 빛은 사라질지 모르나 존재의 빛은 사라지지 않고 늘 우리의 존재 안에서 빛나고 있을 것이다. 이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