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
이명진 지음 / 크루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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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 이명진 지음. 크루. 2025.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고 끼니를 때우는 목적만이 아님을 이 책이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바로, 사람. 사람이 음식과 이어져있다는 것이 이 책이 말하고 싶은 진짜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요즘은 기계나 로봇이 음식을 만들어주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의 음식은 사람이 직접 완성품을 만들기까지의 모든 순서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되는, 생각보다 정밀하고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그 음식과 함께 기억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얘들아! 이거 친할머니께서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에 아빠한테 해 주시던 음식이래.(...) 오늘은 할머니 생각하면서 맛있게 먹자.(52쪽)
맛있니? 엄마 어릴 때 엄마 할머니가 자주 만들어 주시던 건데, 네가 잘 먹으니까 신기하다. 이런 입맛도 유전되나?(78쪽)

그런데다가 음식은 대부분 집에서 가족에 의해 만들어지고 가족을 위해 만들기 때문에, 유독 가족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 집만의 음식이, 우리 집만의 레시피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것이 또 우리 집을 하나고 이어주는 하나의 끈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음식은 문화다. 문화란 많은 시간 동안의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단단한 하나의 틀이다. 우리 집에서의 오랜 시간 동안의 추억과 기억이 쌓여 완성된 하나의 우리 집만의 문화가 되는 것이다. 그런 문화가 다음 또 그 다음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되는 것이고, 그런 문화가 서로에 대한 마음과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같은 음식을 함께 먹는 이들을 식구라고 칭하는 것도 결국 같은 음식을 함께 먹는 것에서 형성되는 유대감에 대한 또 다른 표현일 것이다. 이런 유대감이 쌓여 역사가 되는 것이겠지.

밥이 뭐 그리 대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인간사는 잘 먹고 잘 자는 게 전부다. 마음이 편치 않으면 먹고 자는 것부터 무너지니까.(169쪽)

너무 공감되는 말이다. 마음이 흔들리고 어질어질해질 때 제일 먼저 끊게 되는 것이 곡기이고 잠은 자연스레 멀어지게 된다. 입안이 까끌해지고 뭘 먹는다는 것의 의욕이 싹 사라지면 하루고 이틀이고 안 먹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 어른들이 그렇게 매일 밥 타령을 했던 건가 싶기도 하다. 물론 지금 나도 마찬가지. 특히 내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내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것을 무척이나 챙기고 성화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웃기기도 씁쓸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인데 어쩌겠나. 계속 성화하고 또 챙길 수밖에.

살다보면 이런 저런 굴곡이 생긴다. 그런 굴곡을 맞닥뜨렸을 때 인생이 한순간 무너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 다음을 생각하기 어렵고 일어설 용기와 힘이 금방 생기지 않아 주저앉게 된다. 이럴 때 딱, <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아무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따끈하고 고마운 한 입을 가득 머금고 우물우물할 수 있게, 말도 표정도 다 필요없는 그런 순간을 만들어버릴 수 있는 음식이면 다 된 것이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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