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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교실 밖 경제학 - 경제 교과서를 뒤집는 7가지 질문 ㅣ 생각하는 돌 27
서재민 지음 / 돌베개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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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교실 밖 경제학. 서재민 지음. 돌베개. 2025.
학창시절 경제 과목을 배웠었다. 할만하다는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는, 빼곡하게 쌓이는 어려운 개념과 경제 관념, 그래프들에 어질어질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경제는 내 인생에 없다는 생각을 이때부터 조금씩 했던 것 같다. 어른이 되었고 경제활동을 한다는 직장인이지만, 여전히 내 통장에 얼마가 들어오고 또 얼마만큼의 소비와 저축, 투자 등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념이 부족하다. 남들은 혀를 끌끌 찰 정도이지만, 그렇다고 사는 데 지장을 줄 정도로 불편하지가 않다. 만약 삶이 너무 힘들었다면 기필코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달려들었을 것 같다. 물론, 지금까지의 이 생각은 저축이나 돈을 모은다는 개념의 경제를 이야기할 때에 해당된다.
하지만 경제란 돈을 벌고 모으고 관리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당연히 버는 것 말고 쓰는 것이 경제에 해당하는 것이고, 그 외에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모두 경제와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다. 그러니, 경제를 단순히 내 자산 정도로만 생각하는 건 큰 오산이다. 또 지금 우리 사회는 단순히 나 하나, 즉 개인의 삶을 가지고만 판단할 수 없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사회를 형성해서 살아가고 있고 또 운이 좋아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 세상 어딘가의 누군가는 그 먹고사는 것이 삶의 가장 큰 문제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역시도, 경제적으로 접근해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환경 문제. 이 또한 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이슈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십 대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줘야 할 경제는 무엇일까. 무조건 이 세상은 돈의 흐름에 따라 움직여나가는 곳이란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많은 학생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제일 필요한 것을 돈으로 꼽는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많이 가는 것이 인생의 최종목표가 되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돈보다 더 소중한 것으로 있고, 그 소중한 것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것을 내어놓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다른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 더 소중히 여기게 된다.
가성비와 효율보단 더 가치있는 소비가 무엇인가, 단순히 수요와 공급이란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진정한 노동의 가치가 무엇이고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는 어때야 하는가, 자본주의 안의 사회주의의 의미와 국가 정책의 의의는 무엇인가, 사회보장제도의 필요성과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환경 파괴로 인한 자연의 위기에서 과연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하나, 금융시장의 발달로 인해 나타날 이면의 사회적 모습은 어떤가 등. 우리 사회는 촘촘한 그물망처럼 갖가지의 현상들이 서로 맞물리고 얽히고 어리접게 혼재되어 있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사회를 바라보는 우리는, 그런 사회를 어떤 시선과 관점으로 바라보고 평가 및 판단해야 할 것인가를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해야한다. 즉, 경제라는 것이 단순히 경제라는 학문적 분야에서만 다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삶과 생활 전체에서 두루 살피고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는 뜻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 책의 각 부분들을 학생들과 논제로 삼아 토론을 해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꼭 사회 교과에서가 아니어도 세상을 향한 학생들의 자신만의 관점을 바로 세워볼 수 있는 생각의 시간은 어느 때라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7가지 질문은 한번씩은 다루어보고 더 넓은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학교에서 준비해줄 수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 이렇게 덧붙여 말해도 좋을 것 같다. <십 대를 위한 (교실 안에서 살펴보는) 교실 밖 경제학>이라고 말이다. 교실 안이란 공간은 학교라는 사회에 국한되어 있는, 특히 물리적으로 무척 폐쇄적인 공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다양한 생각을 자유롭게 펼쳐내고 자기 스스로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자신만의 관점을 세우는 연습을 하기에 딱 알맞는 공간의 역할을 한다. 그러니 이런 기회를 잘 써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생각을 나 혼자만 하는 건 아닐 테고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