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어른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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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른. 김소영 에세이. 사계절출판사. 2024.

어른은 또 어떤 어른이어야 하는 걸까.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들었던 질문이다. 나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동일하게 던지고 싶은 질문이기도 하다. 과연, 이 세상의 어린이를 위해 어른은, 어떤 어른이어야 하는 걸까?

인류가 존재한 이래 어린이는 언제나 '있었습니다'. 누구나 한때 어린이였고, 누군가는 지금 어린이이니까요. 저는 과감하게, 인류의 역사를 어린이의 역사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127쪽)

그러니까 말이다. 어린이는 늘 있었고, 우리도 모두 어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 세상의 어린이를 싹 지워놓고 생각하는 듯한 어른들의 행태에 인상을 쓰게 되는 것이다. 요즘 자주하는 생각 중 하나다. 어른은 모두 어린이를 경험하고 어른이 된 것인데도, 왜 어린이의 시기를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어린이의 생각을 왜 모르는 걸까. 어린이의 존재와 그 가치를 왜 인지하지 못하는 걸까.
가장 솔직하고 가장 지혜로우며 가장 맑은 생각이 어린이의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어린이의 이야기에 답이 들어 있고 그 답을 따라가다보면 어른이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결과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어린이는 알지만 어른은 모르는, 그런 생각의 길을 어린이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면, 어린이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 어른들은 여전히 지금도 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시간이 지나면 크고 생각이 달라진다. 어린이의 생각과 청소년의 생각, 그리고 어른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누군가의 생각이 꼭 맞는 것이니 그 생각을 따라야한다고 한다면, 결코 어른의 생각이 정답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어린이의 낮은 시선과 솔직한 판단이 가장 정직한 답을 향해 갈 수 있는 지름길일 수 있겠다는 생각. 하지만 이런 생각을 너무 많은 사람들은 잊고 지내는 것이다.

"그런데 슬픔을 왜 나눠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이상했어요. 슬픔을 나누면 슬픈 사람이 많아지잖아요."(217쪽)

그러니까 말이다. 슬픔을 왜 나눠야 한다고 하는지를 어린이는 궁금해 한다. 그리고 묻는다. 혹시 어른들은 이런 궁금증을 언제 가져봤을까. 그리고 언제 이 궁금증의 답을 생각해봤을까. 어쩌면, 어른은 이런 질문조차, 궁금증조차 품어보지 못하고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런 고민 없이 마치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남들 앞에 서 있기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 어린이의 마음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그런 어른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아이들과 '노 키즈 존'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종종 나눈다. 과연 청소년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궁금해서, 그리고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까 이야기나누고 싶어서. 일부는 어린이의 편에 그리고 또 일부는 어른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 과정에서 결국, 어른의 잘못이 제일 크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곧 어른이 될 이 아이들의 이 생각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나도 그런 생각에 어울리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한 번 더 하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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