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클레어 풀리 지음, 이미영 옮김 / 책깃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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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클레어 풀리 장편소설/이미영 옮김. 창비교육. 2025.

이 정도라면 진짜, 웬만해선 죽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최고령의 삶인지 않을까. 처음의 그 긴장이나 걱정은 온데간데 없고, 이제는 무엇이든 제대로 해보지 않고는 못 버틸 것 같은 열의만 남았다. 분명 문제 투성이인데, 이 문제 투성이를 이들은 최고령답게 척척 해결해 나간다. 거침도 없다. 그러니 계속 이렇게 나아가는 수밖에. 이런 클럽이라면 나도 끼고 싶다.

맙소사. 대체 이 사람들은 지금까지 그녀 없이 어떻게 지내왔을까? 그리고 그녀는 어쩌다 사람들이 비상시에 도움을 청하는 부류의 여자가 된 걸까?(312쪽)

대프니만 있다면 뭐든 다 해결해줄 것 같다. 여기저기서 대프니를 찾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니까. 헌데 가만히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속이거나 감추려들지 않는다. 뒤를 돌아보기보다는 앞을 향해 나가는 쪽이다. 그리고 이미 대프니는 이 사교 클럽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이 분명했다. 지기와의 나름의 거래도 그랬고, 아트와의 에피소드도 마찬가지였다. 리디아를 변신시키는 과정에서도 조금의 걱정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생각대고 해 나가면 그 뿐. 어떤 것에도 다른 목적을 끼워넣지 않았다. 그러니, 대프니만 있다면 무엇이든 문제 해결! 지금까지의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는 것처럼 대프니는 이제 계속 바빠질 예정인 거다.

대프니는 생각했다.(...) 친구 사귀기, 이건 다섯 살짜리 아이도 할 수 있다고!(26쪽)
이건 전부 시간 낭비였다. 현재도 즐기지 못하고 과거도 인정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69쪽)

하지만 이미 대프니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했다. 애초에 시작부터 이미 결심이 서 있었다. 다 알고 있었고, 대프니의 생각 안에서 이미 결론이 나 있었다. 현재를 즐겨야 하고, 과거도 인정해야 하고, 그래야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이 문장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지금이 아니고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그러니 대프니는 이 생각을 그대로 실천으로 옮기기만 했을 뿐이다. 아주 충실하게. 그랬더니, '지금'이 된 것이다!

솔직히, 소설의 처음 시작이 죽음이어서 충격이었다. 이렇게 금방 사람이 죽다니. 결국 이 사고가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그 시작이었고, 이 시작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죽음이 오히려 사람들을 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는 것. 관계로 이어져 내일의 삶이 달라지기 시작한다는 것이 아이러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 죽음과 사고를 이용하려는 사람들과 그 안에서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돌파하려는 이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도 느껴졌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그 동안 어떤 마음과 생각을 꼭꼭 숨겨놓고 살아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 가 아니고 그 안에 남들에게 보이지 않으려는 비밀스런 이야기가 잔뜩 감춰져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씁쓸하게도 여겨졌다. 누구나 겉으로는 다른 이의 삶이 더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실제 그 안을 들여다보면 나와 다른 식의 문제를 안고 있을 뿐 더 낫거나 모자란 것 조차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것을 확인하기 위한 사교 클럽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함께 모임으로써 자신을 조금 더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는 클럽.

저렇게 나이 많은 사람이 저토록 가볍게 중앙분리대를 뛰어넘을 수 있을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18쪽)

이렇게 되니, 중앙분리대를 뛰어넘은 나이 많은 사람이 누구인지 너무 궁금해졌다. 이 이후에 또 어떤 일들이 벌어졌길래 저 나이 많은 사람은 훌쩍 뛰어넘어 도만친 것일까. <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이니 더 이상 누군가가 죽을 수는 없을 것 같고, 이들 중 어떤 누가 지금의 이 상황을 또 다시 돌파하려는 것일지, 이후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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