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 어느 30대 캥거루족의 가족과 나 사이 길 찾기
구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립하지않아도괜찮을까 #구희 #한겨레출판 #한겨레엔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서평단 #서평 #책추천

이미 30살을 훌쩍 넘겼다. 40도 훌쩍 넘겨 50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에 자꾸 마음이 쏠리고 공감이 가는 건 무슨 이유일까. 나의 30대를 떠올려봤다. 나의 독립은 언제였나 생각해봤다. 이 책대로라면 나는 30대에 독립을 한 경우이지만, 이게 진짜 독립이 맞나 싶은 생각도 든다. 젊을 때는 혼자의 삶에 대한 로망으로 독립을 꿈꾸기도 했지만, 지나와 생각해보면 독립은 최대한 미루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가끔, 엄마 밥과 잔소리가 그리울 때가 있으니까.

이 책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책에서는 '온실 속 화초'라고 표현했지만, 그런 사랑 안에서 지금에 이르게 된 작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캥거루족이라고 했지만,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이 무조건 부모에게 자식이 의지하고 살아가는 형태로만 생각하는 것도 한쪽 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가족의 삶인 것이지, 마치 성인이 되고 어른이 되었다면 반드시 독립을 이루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부모와의 시간을 더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꼭 독립해야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야하지 않나 싶다. 독립이라는 것을 경제적인 자립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면 더욱, 자립까지 해야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캥거루족이라고 했지만 부모의 품 안에서 마냥 보호만을 받고자 하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게 함께 모여 아웅다웅거리며 지냈던 시절이 언제였나 싶은 아른함도 함께 느껴진다. 나의 가족이라는 개념이 지금은 나를 부모로 두고 이루어지는 가족의 개념이 되어 버렸고, 이젠 나의 자녀가 독립을 하거나 혹은 안 하거나의 시기가 되어 버렸으니 더욱 책 속에 그려지는 가족의 삶이 그리워지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30대의 삶이 어떤 고민과 갈등을 안고 있는지도 짐작이 간다. 막 사회에 발을 내딛게 되고, 어느 정도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답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야 할 시기. 얼마나 발빠르게 이 사회의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혼자 정체되어 뒤로 밀린다는 불안감을 늘 안고 살게 되고, 어느 것 하나 확실하게 이루어놓은 것이 없어 갈팡질팡하면서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듯한 마음에 혼자 우울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때야말로 지지와 응원이 필요할 때.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에 '그래라.'라고 선뜻 말해줄 수 있는 든든한 가족이 있다면 이보다 더 독립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또 있을까. 소중한 '수호천사들'.

제목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독립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책을 다 읽고 답을 알았다. 답은, 독립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미 작가는 이 답을 처음부터 알고 이 책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 글과 그림이라고 했고 이 역시도 작가는 이미 독립하지 않아도 된다는 전제를 만들어 놓고 가족을 소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독립을 시기가 정해져 있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 등떠밀려 해야하는 숙제같은 것으로 정의할 필요가 없다. 만약 작가와 같은 마음이라면, 평생을 독립하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때의 독립은 꼭 몸만이 아니라 마음까지를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