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 붕괴
해도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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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프로필을 안 볼 수가 없었다. 이런 전문적인 과학적 지식을 듬뿍 담아 쓰고 있는 소설이라니, 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 소설들이었기 때문이다. '소설을 쓰며 우주과학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가 작가에 대한 설명 첫 문장이다. 아! 한방에 납득이 가는 설명이었다. 그리고 또 한번 생각했다. 우주과학 연구원이면서 소설을 쓰고 있다고 하지 않았다는 것. 괜히 마음에 들면서도 소설을 더 잘 읽어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소설가의 소설을 처음 읽었지만, 앞으로 계속 이 소설가의 소설을 찾아 읽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챙겨 읽어야 할 소설가 목록에 추가다.

과학을 잘 모른다. 하지만 요즘 들어 과학을 잘 알고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특히 이런 소설을 읽다보면, 우리가 살아갈 세상이 결국 과학에 의해 좌우되지 않을까 싶어서 더욱 그렇다. 이 소설집의 소설들이 그랬다. 앞으로 우린 어떤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인가,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서 과연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우리의 다음 세상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것인가, 이런 세상을 향한 과학의 발전은 어디까지 이루어지게 될 것인가. 소설을 읽었지만 자꾸만 우리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분명 지금의 지구는 달라질 것이다. 달과 우주, 천체의 움직임에 따라 우리의 삶의 패턴과 양식은 달라질 것이다. 인간에 대한 많은 과학적 실험도 늘어날 것이고 심지어 복제까지도 가능한 시대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과학적 현상 안에서 신비하면서도 무서운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마지막까지도 잃지 말아야할 것이 인간다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유토피아, 결국은 어디에도 없는 공간에 대한 환상은, 진짜 환상이기만 할 뿐이어서 더 이상 진정한 삶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의미심장한 부분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가짜의 세상이 붕괴되고 진짜의 세상이 다시 오기를 바라게 되는, 지금의 세상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듯해 섬뜩하기도 했다. 기계는 발전할 것이고 요즘 흔히 많이 언급하게 되는 AI의 시대는 상상 그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 변화가 어떤 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인가는 어쩌면 인간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되는 지점이 있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의 중심에는 분명 인간이 있다는 것. 인간의 마음이 있고 인간의 사고와 가치관이 있으며, 얼마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잃지 않고 있는 것인가가 중요해 보였다. 결국 최후의 상황에서 인간은 자신을 위한 잔인함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것.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남을 해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인간의 추한 속성이 여지없이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모두 그렇지는 않다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할 지점이기도 했다. 마지막까지도 그 존재를 소중히 하기 위한 선택을 했던 이들의 이야기 또한 의미있게 다가오기도 했다.

소설을 읽은 게 맞다. 무척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내용만 보면 재밌다고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빠져들어 읽었다. 우리의 미래 사회를 다루는 소설이나 SF소설들을 지금껏 많이 읽어왔지만 이 소설들은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가만히 아무것도 모른 채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만 솔깃해서 살아가다가는 나의 진짜 삶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더욱, 우리 사회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과학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세상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 중 큰 힘을 갖고 있는 것이 과학의 발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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