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AI 시대를 산다면 - 2500년을 초월하는 논어 속 빛나는 가르침
김준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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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오래 가는 문장들이 또 있을까. 언젠가 논어 필사를 하던 때가 있었다. 짧은 문장이지만 그 문장 안에 담긴 깊은 뜻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던 기억이 있다. 여전히 높이는 그런 울림을 남겨주고 있다. 어쩌면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더 그럴 수도 있다. 지금의 시대가 참, 다채롭고 화려하면서도 가장 근본적인 것을 점점 잃어가는 시대인 것 같다. 사람이라면 무엇을 잃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 없이, 시간에 쫓기고 상황에 따라가다보니 정작 갖추고 간직해야 하는 것들 죄다 잃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치, 그런 삶이 당연한 것인 듯, 발빠르게 지금의 시대에 발맞추는 것이 정답인 것처럼 사회는 사람들을 몰아가는 듯하다. 그러니, 이럴 때 다시 근본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건 그만큼의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이다. 지금이 어느 때보다도 딱, 논어를 읽어야 할 때인 것이다.
언젠가부터 인공지능, AI 없이는 가벼운 대화조차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무엇이든 쉽게 문제를 해결하고 답을 알려주고, 인간의 수고를 한층 덜어주는, 그래서 무척 고마운 존재가 된 듯한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AI를 잘 활용하는 것이 지금의 시대를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뭐든 척척 해주니 그만큼의 노력이나 시간을 들이지 않게 되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AI의 활용이 점점 잦아지면서 점점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줄어들게 된다. 몇 가지의 키워드만으로도 충분히 내가 원하는 것 그 이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데, 굳이, 애써가면서 시간을 들여가면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전전긍긍해야할 이유가 없어지는 듯도 한 것이다.(심지어, 이런 서평을 경우에도 과연, AI가 아닌 인간이 직접 쓰는 시대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일지, 하는 생각도 든다.)

사람, 올바른, 관계, 배움, 삶.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키워드 5가지다. 이 키워드들만 보더라도 지금의 AI 시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어떻게 보면 고리타분한 이야기라고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시대가 이전과 다르다고 해서 사람이 아닌 기계나 로봇으로 우리가 사는 것이 아닐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결국 사람으로 시작해 삶으로 가는 과정에서의 필요한 덕목들이 아닐까.

공자가 '인'을 다양한 의미로 사용하기 합니다만, 공통으로 '사람다움'을 가리킵니다.(...) AI로 인해 사람이 소외되거나 피해를 보는 일은 없는가, 사람의 존엄성이 침해당하지는 않는가를 감시해야 합니다.(31쪽)

'인'에 대해 공자가 거듭 강조하고 있는 이유가 '사람'에 있을 것이다. 사람일 수 있는 필수 덕목이면서 동시에 사람으로서 대우받는 최소한의 가치일 것이다. 그럼에도 오히려 사람이 AI에 밀리거나 소외되고 또 버려지게 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어떤 경우라도 사람의 존엄이 훼손되지 않을 수 있는 AI와의 협업이 필요할 것이다.

이 '신뢰'는 AI와의 관계에서도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이른바 'AI 에이전트'가 인간과 협업하는 팀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AI가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할 때 그 과정이 낯설더라도 일단 믿어 봐야 합니다. AI가 인간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신뢰하는 '디지털 마인드셋'을 길러야 합니다.(157-8쪽)

결국 우리의 삶에서 AI를 빼고 생활한다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AI와 함께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해야할 것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신뢰. 신뢰받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세종대왕 맥북프로 던짐 사건' 같이 황당한 할루시네이션은 극복되었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학습했을 경우 편향되거나 거짓 해석을 내놓을 위험은 여전합니다. 따라서 AI가 알려 준 정보가 할지라도 무작정 수용하지 말고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259쪽)

어떻게 우리가 AI 시대를 살아가야 할까에 대해서는 우리 각자가 답을 내려야 할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만 쫓아갈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과거의 생각만을 고수해서도 안 된다. AI가 우리의 삶 중 많은 부분을 바꾸어놓고 있으며 바뀐 삶의 환경 안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쥐고 놓을 것인가를 잘 고민하고 판단해야 한다. 어떤 것도 주어지는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결국, 이 시대는 어떤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태도로 사람의 삶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에 주안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오래도록 사람을 살피고 보듬어왔던 문장들을 만나는 것은 중요하다. 아차 하는 순간 놓치게 될 수 있는 생각들을 차근히 되짚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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