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어디지?
파트리크 푸펠스키 지음, 유스티나 소코워프스카 그림, 김영화 옮김 / dodo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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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어떤 곳이어야 할까, 집을 갖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 집'은 왜 필요할까, 집이란 무엇일까, 진짜 집일 수 있는 조건을 무엇일까, 과연 집에 갈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의 답을 찾아보는 독서였다. 우린 흔히 힘들고 지칠 때 자주 '집에 가고 싶다'라는 말을 한다. 그만큼 집은 휴식, 안식, 편안함을 대표하는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아이들에게도 물으면 제일 가고 싶은 곳, 제일 하고 싶은 것이 집에 가는 것이라고 대답하곤 한다. 과연 '집'은 어떤 곳이길래 우린 이토록 집에 가고싶어 하는 걸까.
집은,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안전하고 편안하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만 가면 숨이 쉬어지고 몸의 긴장을 풀어낼 수 있다. 그래서 집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의식주가 기본이라고 하고 이 중 '주'의 집이 무척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집이 없어 집 밖의 생활을 해야하는 처지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겨운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자신의 집을 두고도 집 밖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조금 더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바로, 전쟁.

"맥스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 살던 한 소년이 사랑으로 돌보던 달팽이야."

이 문장을 읽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았다. 무슨 이야기일 지 너무 잘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가 났다. 왜, 아직도, 여전히, 우린 전쟁 중의 상황을 계속 보고만 있어야 하는지가 너무 답답했기 때문이다. 이건 맥스의 잘못도, 맥스를 키우던 소년의 잘못도, 그리고 이 도시와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잘못 없이 자신의 집에서 쫓겨나야 하는 상황이라니. 이보다 더 안타까울 일이 또 있을까.
집은 단순히 집이라는 물리적인 공간만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집에는 가족이 살고, 사람들이 그 공간에서 끈끈한 관계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집이 무너지면 결국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무너지게 되어 있다. 집이 아닌 다른 공간으로 길 위의 생활이 시작되면, 그 길 위에서는 어느 누구도 다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 어려워진다. 함께, 서로, 다같이와 같은 말들이 통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달팽이 맥스나 거북 게르트루다가 자신의 집 혹은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을 등에 짊어지고 다닌다고 해서 다른 이들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강아지 조시카나 도마뱀붙이 코스텍처럼 어떤 것으로부터도 보호받을 수 없는 이들은 아무런 방도가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난 도마뱀붙이라서 등껍질이 없어." 이상하게 여긴 코스텍이 말했겠지.
"그럼 있다고 생각해 봐." 게르트루다는 이렇게 답하지 않았을까."

등껍질이 문제가 아닌 것이다. 생각의 문제이고 누구와 함께 하는가의 문제인 것이다. 즉, 집이 있어서 혹은 없다고 달라질 것은 아닌 것이다. 어떤 마음으로 누구와 함께 어떤 공간을 채워나갈 것인가가 중요할 것이다.
이 책 속의 이들은 모두 누군가로부터 버려진 이들이다. 사회적 상황과 사건들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사랑하는 이들과 떨어져야 할 수밖에 없던 이들이 함께 모인 것이다. 이들은 과거 소중한 인연들과 안타까운 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 상황에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런 무서운 상황에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용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런 용기는 서로가 함께 있을 때 낼 수 있었다.

분명 보호막이 필요하다. 외부의 공포와 시련을 막아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집이 될 것이고, 특히 그 집에 함께 살고 있는 누군가가 될 것이다. 같은 상황에서 함께 마음을 나눌 때 그 상황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생겨나기 마련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누구에게라도 안전하고 편안하며,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의 '우리 집'이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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