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 동남아 - 24가지 요리로 배우는 동남아시아의 역사와 문화
현시내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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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목차를 둘어봤다. 내가 알고 있는 음식에 뭐가 있지? 열심히 훑어보았다. 아! 난 진짜 음식을 잘 모르나보다. 혹은 동남아에 대한 관심이 잘 없었나? 싶기도 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음식이 별로 없었다. 이렇게 무지했구나, 싶어 반성했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어떤 음식들이길래, 그리고 내가 먹고 싶어질 음식, 그래서 덩달아 그 나라가 궁금해질 음식은 무엇일까 찾아보기로 했다.

우선, 그나마 친숙하게 다가오는 나라의 음식들이 있다. 바로 베트남의 음식들. 우연한 인연으로 베트남에 잠시 살있다고 베트남의 음식들은 낯이 있었다. 반갑기도 했고. 그래서인가 베트남 음식들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베트남 쌀국수 '퍼'나 쌀밥 '껌떰'은 주말 아침 자주 사 먹었던 식사였다. 집 앞에만 나가도 바로 먹을 수 있던 쌀국수 집과 껌떰 집이 있었다. 가서 먹거나 혹은 포장해와서 먹거나. 가끔 저녁으로 동료들이나 혹은 가족끼리 '반쎄오'도 종종 먹었다. 전을 쌈에 싸서 먹는다고? 싶어 신기했던 기억이. 나중에는 쌈 채소를 함께 겯들여 먹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워졌던 베트남 음식들이었다.

산업화 정책에 따라 노동자들이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몰려들었고, 이들이 간편하면서도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들이 길거리 상인들에 의해 팔리기 시작했다.(251쪽)

이 말에 동의했다. 베트남음식은 어디에서든 간편하게 길거리 음식으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베트남을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느낄 것이다. 길거리 음식들의 다양함과 간편함을. 그리고 이것이 또한 그 나라를 알아가는 재미라는 것을.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외국인이나 타지인을 혐오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문화적으로 개방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가도가도 같은 음식도 다양한 재료를 땅콩 소스로 버무리듯이 혼합성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발전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46쪽)

인도네시아는 생소하다. 가본 적도 없고 그동안 관심을 기울여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이럴 때 참, 무지했구나 싶다. 사실, 채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샐러드에 관심이 제일 먼저 갔다. 어떤 샐러디가 각종 나라의 특징에 맞춰 발달되어 있을까 싶어 궁금하기도 했고. 인도네시아의 '가도가도'. 그 나라의 말을 잘 모르니 이름이 낯설지만 재밌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음식은 결국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구나 하는 생각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결코 그 나라의 방식으로만 고집을 부리지 않는다는 것. 어떤 시간들과 과정을 겪으며 지금의 문화가 형성되었는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을.
이 책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생각했다. 다른 나라의 음식에 무엇이 있는가를 흥미롭게만 혹은 신기하게만 보고 지난칠 것은 않겠다는 생각. 우리나라의 음식도 그 나름의 사연이 모두 담겨 있듯이, 음식은 그 나라를 알아가는 좋은 시작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책을 그렇게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구나 싶었다.

그리고 신기한 발견. 팟타이, 미고랭, 빤싯 등. 이 음식들은 사실 우리의 잡채와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쩌면 사람 사는 곳의 음식이라는 것이 그리 다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재료와 어떤 향신료가 겯들여져 있는가만 다를 뿐, 각 나라의 음식 문화가 그리 동떨어져있는 것은 아닐 것 같았다. 이걸 보편성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 가끔 여행에서 돌아오면 사람들이 그 나라의 음식이 어땠는지를 물어보고, 사람들은 우리 입맛에 맞았어라는 얘기를 종종 한다. 이건, 우리에게 익숙해져있던 음식에 대한 생각이 그 나라에서도 비슷하게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결국 비슷한 사람들이 비슷한 음식을 먹으며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친숙해지는 느낌이었다.

각 나라를 여행한 기분이면서 그 음식들의 맛을 상상해본다. 다음 여행지를 떠올려보거나 길거리에 앉아 음식을 먹어보는 나를 그려보기도 한다. 여행을 즐겨하지 않아 당장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여행을 가게 되는 때 다시 이 책을 펼치고 그 나라의 음식들을 적어가고 싶어졌다. 그리고 먹어보고 함께 먹는 사람과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야지. 이제 좀 안다고 아는 척 좀 해봐도 좋겠다는, 웃음이 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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