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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속이지 않는 공부 - 공자부터 정약용까지, 위대한 스승들의 공부법
박희병 엮음 / 창비 / 202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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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하며 한 문장 한 문장 읽다보니, 이분들 참 공부에 진짜 진심이셨구나, 싶었다. 요즘들어 부쩍 주변에서 자꾸 공부하라는 소리를 하는데,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렇게 답했었다. 저 공부하는 거 진짜 싫어해요. 이 세상에 공부하는 게 좋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만은, 나는 어렸을 때부터도 나 스스로 내가 공부로 성공할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공부를 참 못하기도 했지만, 공부 머리가 없다는 나는 공부하면서 늘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딱, 지금까지한 것만큼의 공부가 나에게 적합하다. 근데, 이 책을 읽으며 사실은, 내가 그동안 공부 공부 하고 말했던 그 공부가, 진짜 공부의 전부가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공부의 세계는 참 심오하고도 어렵구나 싶었다.
그리고나서 다시 이 책의 제목을 눈여겨 보게 됐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 공부>라. 결국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남들이야 뭐라하든, 내 안에서 나 스스로 만족스런 공부여야 하는 거였다. 다른 사람에 휘둘려서도 안 되고, 나만 잘났다고 유세 떨어서도 안 된다. 견강부회하지 말라는 말도 여러 번 읽었다. 그만큼 겉으로만 보이려는 생각과 행동을 경계해야함을 이야기하는 듯싶었다. 어쩌면 이런 경계의 행동들은 모두 공부가 부족해서 만들어진 결과일 것이다.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고 무르익지 못한 상태에서 남들에게 으스대려고만 하는 사람들에게 교훈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내가 추천받은 공부가 자칫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바로 세우는 데 쓰인다기보다 누군가에게 나의 공부와 유식함이 이 정도임을 입증받아야 하는 공부. 그렇다면, 과연 나에게 이 공부는 옳은 것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공부. 이 나이 먹어서도 공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걸 보면, 평생교육의 시대는 이미 시작된 것 같다. 물론, 이때 공부가 어떤 공부여야 하는가는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하지만 말이다. 정말 밤낮으로 책상에 앉아 엉덩이에 진물이 날 정도로 공부해야 하는 공부도 있겠지만, 이 세상을 살피고 나와 주변을 아우르며 생각의 깊이와 무게를 깊고 무겁게 하기 위한 공부도 있으니, 평생 공부의 자세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된다.
물론, 위대한 스승들의 공부법이 모두 완벽히 받아들일 이야기들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지금과는 사뭇 다른 시대적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으며, 그 상황에 어울리는 문장들도 꽤 눈에 띄었다. 물론 그런 문장들도 나에게 적합한 내용으로 달리 읽을 수 있을 정도의 공부는 되어 있으니,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 책이 가진 장점은 옛 성현들의 이야기 중 일부가 발췌되어 있는 것이어서, 유독 모든 문장에 시선이 멈추고 생각이 확장되는 인물들이 있었다. 그런 인물들의 글귀는 제대로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 주었다. 이게 바로 이런 책이 갖고 있는 매우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공부라는 흔히 말하지만, 진정한 공부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만들어준 책. 몇 인물들의 좋은 책들을 검색해 다시 찾아 읽어보는 수고를 해도 좋겠다는 마음을 갖게 만들어준 책. 좋은 글귀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도와준 책. 이 책에 대한 정리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