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 안의 아이가 정말 괜찮냐고 물었다 - 내면 아이를 외면하며 어른인 척 살아가는 우리를 위한 자기 치유 심리학
슈테파니 슈탈 지음, 홍지희.오지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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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이 딱이란 생각을 했다. 어른이 되고서도 늘 아이였던 때와 다르지 않다. 얼굴도 빨간 것이 무척 기분이 나빠 보인다. 물컵의 물은 쏟아졌지만, 팔짱을 끼고 잔뜩 심통만 날 뿐 치우려는 마음은 없다. 이 감정이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달되었다. 아, 이걸 어쩌면 좋을까. 달라지지 않는, 달라질 수 없을 것 같아 늘 알게모르게 나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는 중이다. 이걸, 알아채기라도 한다면 다행이지만 순간순간 문득문득, 아무 이유 없이(사실은 이유가 있었지만, 여태껏은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화가 났다. 이럴 때 주변에 얘기한 적도 있다. '지금 화가 나는 중이니까, 나 건들지 마!'라고.

내면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들었던 의문이 있었다. '나의 어린 시절은 어땠지? 부모님의 양육 태도는 어땠지? 사랑 받고 자랐나, 아니면 미움 받고 자랐나? 누군가의 지지와 믿음 속에서 성장했나, 아니면 방치 속에서 성장했나?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억지로 나를 꾸몄을까, 아니면 내가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행동했나?' 결국, 나의 성장기와 관련하여, 부모님과의 관계에 대해 묻는 질문에, 자신있게 답할 수 없었다. 딱히 부모님으로부터 학대나 차별을 경험했던 것도 없고, 문제 상황이 크게 벌어져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던 적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부모님의 사랑과 지지를 듬뿍 받고 자랐어요, 라고 하기에는 좀 걸리는 지점이 있었다. 이 책에서 이 고민의 답을 한마디로 말해 주었다.

어린 시절이 대개 행복했고 근원적 신뢰가 잘 형성된 사람이라 해도 모두가 아무런 걱정도 문제도 없는 삶을 살아가는 건 아니에요. 이들의 내면 아이도 분명 어느 정도 상처를 받았어요. 완벽한 부모나 완벽한 어린 시절은 없으니까요.(17쪽)
부모를 지금처럼 사랑하면서 동시에 그들이 지금 어떻고 과거에 어땠는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해요. 부모가 항상 완벽하고 무결점일 필요는 없답니다. 살면서 만난 사랑하는 사람과 마찬가지예요. 완벽한 존재만 사랑할 수 있다면 그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지 않을까요.(67쪽)

이러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마치 내 안의 내면 아이를 들여다보는 것이 부모의 양육을 평가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내 부모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아직까지도 쉽지 않은 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냥 좋았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내 싫었다고 말할 것도 아니니어서 어려웠던 숙제가, 여기서 해결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나를 들여다보기만 하면 될 것 같았다.

그러므로 타인(즉 자기 자신)의 눈으로 자신을 관찰하는 것을 그만두고 세상을 직접 바라보며 뭔가 볼만한 게 있는지 찾아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107쪽)

사실, 이게 제일 못하는 부분이었다.

삶에서 겪는 모든 문제 가운데 자신과 직접 관련된 것을 살펴보면 그림자 아이에게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어요. 사실 이게 전부예요. 주제는 항상 똑같고 끊임없이 변형될 뿐이지요.(162쪽)

그리고, 이걸 모르지 않았던 것 같다. 알고 있지만 알려고 하지 않았을 뿐. 어쩌면 나는 지금껏 투사에 빠진 채 살고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에서처럼 이런 '나'가 되어야겠다.
이해심이 많아져야겠다.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마음을 열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다. 신념과 가치를 지키고 다른 사람의 말도 경청할 줄 알아야겠다. 나의 가치관을 따르되 자만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인정해야겠다. 솔직하게 나를 이끌어 나가고 성실하게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태양 아이 모드로의 삶을 잘 기억해야겠다.
책에서 제시한 모든 것이 나에게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대부분'을 담아내고 있으니 이 중 나에게 맞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건 내가 이 다양한 방법들 중 어떤 것을 취할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하면 되는 일. 혹여라도 아직도 내가 깨닫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그때 가서 다시 이 책을 찾아보면 될 일이다.

다만, 좌우명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음 문장을 오늘의 일기에 적어놓을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언젠가, 오늘 이 책의 이 문장을 읽었던 것을, 일기를 들춰보며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여러번 반복해 소리내 읽어봐도 좋겠다. 자연스레 이 문장을 다시 말할 수 있게 되도록.

"나는 나이고, 그게 내 전부야!
I am what Iam and that's all Iam!"(330쪽)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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