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산책 수업 : 가을·겨울 - 시인 같은 생물학자 김성호 선생님이 들려주는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김성호 지음, 안경자 그림 / 우리학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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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이제야 딱 가을이 되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찬 기운이 들고 한낮의 햇살은 따스하다. 참 가을이다. 이런 가을이 김성호 선생님과 산책하면 참 좋겠다. 내가 초롱이가 되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 들으며 걷는 산 산책길은 힘들지만 상쾌하고 유쾌할 것 같다. 더러 감동적이기도 하고. 산을 오르느라 살짝 땀이 나도 좋겠고, 그 땀이 다시 살랑거리는 바람에 말라도 기분 좋겠다. 책을 들고 산을 가야하나, 혼자 고민하며 읽다 마지막에 답을 찾았다. 아, 간편하게 검색해보는 방법도 있었구나. 하지만, 이 책의 미니버전이 있으면 좋겠다. 걸쳐입은 외투 주머니에 살짝 넣고 때때로 산속에서 펼쳐봐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들고 가기에는 아직 산행이 익숙하지 않으니까.
산책 수업이란 말이 딱 어울렸다. 어쩌면 수업이라고 해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전혀. 말 그대로 산책이었다. 이런저런 것들에 걷다 멈추기를 반복하며 천천히 자연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충분했던 산책. 올해 봄, 학교 아이들과 숲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해설가 선생님들이 이끌어주시는대로 따라가며 신기한 것들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은 자연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어쩌면 아이들이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 숲 해설가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다 내린 결론이었다. 그런 면에서 아이들이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가을은 풍성하기만 할 것 같았다. 우리가 알고 있듯 온갖 곡식과 과일들을 수확하게 되는 계절이니까. 과연 안에서도 그럴까? 산에서도 각종 식물과 동물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계절이었다. 물론 계절 앞에 장사는 없었다. 마냥 가을을 만끽하기만 할 수는 없던 것이, 곧 겨울이 다가오니까. 겨울을 준비하기 위한 분주함도 한몫 하는구나 싶었다.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건 어떤 경우라도 마찬가지구나. 사람도 그러하니, 이 세상의 생명은 모두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다면 겨울에는? 역시, 동물들의 이야기가 가득했다. 겨울엔 식물도 동물도 몸을 움츠리는 계절이라고만 생각했다. 사람도 동면하는 동물처럼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은 것이 사실이니, 바깥의 동식물들은 더할 거라는 생각만 했다. 하지만, 그런 동식물들도 겨울을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각자의 방식과 습성을 통해 어떻게 이 계절을 지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체득하여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발걸음(발자국)을 따라가며 신기하면서도 뭉클함이 느껴졌다. 어떤 면에서는 살아있는 생명이란 것 자체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발자국이 깊이 패인 그곳에서 하늘의 별과 달을 봤을 동물의 그 오롯함이 나에게도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우리가 무엇을 보고, 볼 줄 알아야 하는가를 생각해본다. 사람 눈에 그저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와 도시의 삶만이 보인다면, 너무 삭막할 것 같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잠시 눈을 돌려 각 계절에 따라 제 생명을 알맞게 살아내고 있는 식물과 동물들을 바라볼 줄 아는 눈이 생기면 좋겠다. 보는 눈은 자주 볼 때 만들어질테니, 자주 (책을) 보고 또 (자연을) 보면 좋겠다.
오늘은 따스한 가을 햇살을 등에 맞으며 가을산책을 나가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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