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 기자·PD·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글쓰기의 모든 것
김창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엇을어떻게쓸것인가 #김창석 #한겨레출판 #하니포터9기 #서평단 #서평 #책추천

예비 언론인이 되려는 마음은 없다. 근데, 글쓰기에 대해 이토록 체계적으로 잘 적은 글을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누군가 글을 쓰고 싶다고 한다면 추천해줄 만하다. 쉽고 간편하고, 책 자체가 잘 구조화되어 요점을 딱 잘 잡아주고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이 정도의 책이 나올 정도가 되어야 글쓰기에 대해 책을 낼 수 있겠구나 싶었다.
더 솔직히는 이 중 몇 가지는 나도 써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 수업을 종종 하는데 어떻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을지 고민될 때가 있다. 체계적으로 이야기해주자니 막막하고, 그렇다고 무조건 쓰라고 하고 첨삭만 해주려면 너무 고달프다. 이럴 때 이 책의 일부분을 발췌해서 인용해줘도 좋을 것 같다. 필요한 내용을 군데군데 발견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으니, 아이들에게도 자신들의 어려운 지점을 잘 찾으며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든 근본적인 생각은, 글쓰기에 대한 필요와 의지가 선행되어야 이 모든 것을 의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이 책은 분명한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쓰고 있는 글이었다. 어떻게 글을 써야 자신이 원하는 글을 완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꼭 필요한 독자라면 당연히 알아야할 내용을 조목조목 짚어주고 있었으니까. 헌데 나는 그런 목적 의식 없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글쓰기를 이야기해야 하는 위치이다보니, 나의 위치에서 과연 어떻게 이 이야기들을 전달해야할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좋은 내용도 받아들이는 상대의 태도에 따라 그 가치가 상당히 달라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글쓰기는 인류가 지닌 최고의 문화 유전자다.(...) 종으로서 인류에게 지적 발전을 가져다준 글쓰기는 개별 인간 차원에서 뇌의 결정적 발달을 돕게 된다.(23쪽)

그런 면에서, 이 글을 읽어주면 아이들이 반응하게 될까, 살짝 생각했다.

또 들었던 생각은, 그렇다면 나는 과연 이런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 하는 점이었다. 언론인의 글쓰기가 보통의 글쓰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고,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글을 읽는 독자에게 명확히 전달될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고통을 것이다. 그러니 이미 나부터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연습해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아, 결국 내가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선은 나에게 적용시켜보기.
그렇다면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까를 고민했을 때, 결국 많은 것을 이미 알고 있고 습득해야 좋은 글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력된 것이 있어야 출력도 가능한 법. 많은 것을 읽고 익혀야 그 안에서 나만의 독창성과 통찰력을 갖춘 글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내 글만 쓰려고 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남의 글도 잘 읽을 줄 알아야 하고 또 많이 읽기도 해야한다. 정리도 잘 해야 하고. 결국 기본은 독서구나, 하는 생각으로 귀결되는 지점이었다. 그리고 난 후에 비로소 다양한 작법에 대한 기술들을 쌓고 연습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설계도를 잘 그릴 줄 살아야한다는 것. 결국 기본을 갖춘 상태에서 그 다음이 쌓여 자신만의 실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이건 내가 진짜 써먹어봐야지, 했던 부분이다.

논증3: 주장+이유+근거+전제
선생님, 화장실에 보내주세요. 오줌이 마려워서 못 참겠어요. 2주 전에도 이렇게 마려웠는데 화장실에 못 갔다가 바지에 지렸어요. 긴급한 생리 현상의 해결은 제 인격권과 건강권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 때문에 꼭 해결해주셔야 해요.(129쪽)

지금껏 주장과 이유(근거)로 논증해야 한다는 것을 수없이 이야기했었지만, '전제'가 갖춰졌을 때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이번에 알게 되었다. 저렇게 이야기하는 학생이 있다면 당장에 화장실을 보내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글의 논리력이 한껏 상승하게 되는 지점이 '전제'였고, 이것의 유무가 글의 설득력의 차이를 만드는구나, 깨달았다.

이 책은 아무래도 사무실 책상에 가져다 놓아야겠다. 필요할 때마다 꺼내보며 각 부분의 내용을 활용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