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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질문들이 사회를 발전시킨다고? : 사회학 ㅣ 주니어 대학 16
오찬호 지음, 조원희 그림 / 비룡소 / 2024년 8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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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대학 시리즈가 있는 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진작에 알았으면 아이들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할 때 활용하는 건데. 지금이라도 각 학문에 대해 몇 가지는 갖추고 아이들과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단순히 학과나 학문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안내하는 책은 아니었다. 어쩌면 학문에서 진짜 다루어야 할 핵심적인 질문들을 책이 던져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편이 '사회학'이어서인지, 우리가 갖고 있는 사회적 편견이나 고정관념, 차별에 대해서도 지금 청소년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는 부분이 좋았다. 자칫 아이들과 이런 사회적인 문제의식이나 생각을 공유하다보면 엉뚱한 질문이나 혹은 적절하지 못한 의견을 이야기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어떤 관점으로 아이들의 생각을 정리해주어야할 지 당황하거나 고민이 될 때가 있다. 이때 이 책의 이야기를 활용하여 이야기를 더 해나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지금 아이들은 우리 사회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지만 관심도 많이 없다.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주면 신기하게 듣고 잘 따라오기는 하지만 스스로 직접 찾아 알아내려는 마음은 없으니, 직접적으로 알려주고 함께 대화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다. 그럴 때 이 책이 딱일 것 같다.
이런 생각의 차이가 왜 발생했는지, 그 답을 찾는 학문이 바로 사회학이에요. 사회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어떻게 끼치고 있는지를 분석하죠.(8쪽)
사회학은 한마디로 말한다면 '관계'를 고민하는 것이에요. 어떤 역사와 문화가 얽히고설켜서 무엇이 존재하게 되었는지를 따지는 것이죠.(22쪽)
사람이 사회에서 벗어나 살 수 없고, 관계는 그런 사회에서 사람이 반드시 만들어가야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리고 그런 관계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회와 사람, 사회와 사회를 살피고 자신만의 관점을 정립해 나가는 것이 사회학이지 않을까. 사회학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불평등이 존재하더라도 불평등의 정도는 같지 않아요. 그 격차가 큰 경우를 '양극화'라고 해요.(...) 불평등이 존재하더라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일 때,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경우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문제는 불평등이 아니라, 불평등의 격차라는 걸 잊지 마세요.(55,58쪽)
예전에 어떤 아이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다. '왜 공부를 안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공부 안 하면 결국 인생 망치는 건데, 그런 아이들은 자기 인생을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인거죠.' 공부 못 하는 아이들에 대한 무시, 더 나아가 경멸까지 느껴지는 그 아이의 말에 한동안 어떤 반응도 해주지 못했었다. '저는 뭐든 잘 할 수 있어서 아무거나 다 해도 돼요. 다른 아이들과 달라요.' 자존감이 높은 거라고 생각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이런 말을 서슴치 않는 그 아이의 말 속에 사회가 만들어 놓는 불평등과 차별, 혐오까지도 담겨 있는 것 같아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사회학자들은 욕구와 욕망을 구분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을 비판해요. 욕구는 인간이라면 가지게 되는 매우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욕망은 사회 속에서 만들어진 희망 사항이에요.(...) 사회학자들은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세상을 향해 말해요. 나라도 잘되면 좋겠지만, 실제는 모두가 '잘못되면 끝장'이라는 생각을 지닌 채 살얼음판 위에서 위태롭게 살아갈 뿐이라고요.(98쪽)
이런 이야기가 사회학에서 다루는 사회학자가 하려는 말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우리 사회가 어떤 사람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인지, 그렇게 만들어낸 사람이 과연 사회적으로 올바른 것인가를 점검하고 가장 좋은 사회적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사회학에서 대해 알게 되고 관심도 생겼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까지 내가 갖고 있는 사회와 사람에 대한 관심이 사회학에 대한 공부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사회학이에요 왜 불편한 이약만 하냐는 질문에, '불편하지 않은 이야기'도 많이 한다고 해명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불편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바로 사회학은 장점이나 매력이지요. 불편하다는 건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지 '틀렸다', '잘못되었다'는 뜻이 아니겠죠?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 누군가는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때, 고정관념은 사라질 수 있어요.(140쪽)
꼭 사회학 전공이어야만 사회학을 공부할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자연스레 우리의 삶에서 사회학적 관심과 관점을 갖고 사회와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함께 이야기나눈다면, 이것 또한 사회학이지 않을까. 이 책을 통해 다시 사회학을 이야기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