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 - 폐 끼치는 게 두려운 사람을 위한 자기 허용 심리학
이지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격좋다는말에가려진것들 #이지안 #한겨레출판 #하니포터9기 #서평단 #서평 #책추천

다 내 얘기인 줄 알았다. 한 장 한 장 읽으며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관찰해서 쓴 글 같았다. 내가 이렇게 살고 있었구나, 싶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안심도 됐다. 이 정도라면, 나와 같은 사람들이 세상에 무척 많다는 것일 테니까. 어쩌면 이런 마음과 생각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을 것이고, 그렇다면 오히려 이런 마음이 더 일반적인 거라고 우길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런 마음이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헌데, 이렇게 괜찮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거라는 걸 책에서 읽었다. 읽었으면서도 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나를 생각하며 혼자 웃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구나. 책에서 방법을 알려줬다고 해서 당장에 이랬던 사람이 저렇게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안다. 아마 이 책의 저자도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책을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이런 모습을 이해해주는 것 같아서, 이해받는 느낌 때문이었다. 그럴 수 있다는, 우리가 다 그런 사람들이라는 공감의 메시지로 읽혀 책 속에 빠져들 수 있었다.

지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마음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 몸은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감정을 느낄만한 상황이 아니라서, 그런 감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틀어막지 않으면 좋겠다.(27쪽)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화가 나지 않으면 상대가 우리를 계속 함부로 대하도록 두게 될 수 있다. 무심결에 끓어오른 냄비 손잡이를 잡았을 때 강렬한 통증을 느낄 수 있어야 곧바로 손을 뗄 수 있다. 그래야 피부가 보호되는 것처럼, 우리 마음 역시 누군가의 심리적 침범에 분노라는 통증을 느껴야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다.(39쪽)
숨은 무용한 시간이 아니라, 산만하게 흩어졌던 마음을 모으고 재정비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이 시간을 통해 내면을 성찰하고 과거의 경험에서 배우고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게 된다.(184쪽)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딱하다. 자기 눈에 부족하고 창피해 보이는 부분은 스스로에게조차 감추려고 한다. 그리고 자기에게는 그런 면이 아예 없는 것처럼 무시하며 지낸다. 그러나 이는 마치 호주머니 속에 날카로운 송곳이 있는데 없다고 부인하는 것과 같아서, 언제든 자신이나 가까이 다가오는 타인이 찔리게 마련이다. 당장 송곳을 빼낼 순 없다 하더라도 송곳을 존재를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265쪽)
공명의 경험은 전염이 된다. 누군가가 내 마음 속 일렁이는 우물을 가만가만 들여다봐 주고 길어 올려줬을 때 안도했던 경험은 몸 어딘가에 각인되어 있다. 그리하여 나 역시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내가 경험했던 눈길로 바라봐 주고 또 공명하려는 태도로 고쳐 앉게 만든다. 그 선순환의 고리를 따라갈수록 공명의 파장은 더 깊고 더 넓어질 것이다.(361쪽)

끝도 없이 책의 귀퉁이를 접고 글을 옮겨 적을 수 있다. 모든 마음이 다 내 마음과 닮아있어서,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소중한 공감이고 위로이며 조언이었다. 가만히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나의 생각과 행동과 태도를 대입하여 그 다음 어떤 마음이 되어야 하는지를 스스로 생각하게 됐다. 이게 이 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읽더라도 자신의 이야기와 같이 내용을 흡수하고 자신에게 투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절대, 잘못된 생각이니 고치라고 다그치지 않았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토닥여주는 느낌이었다. 자연스레 내가 나를 들여다보게 다시 나를 찾을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책.

지시적 마음책김, 내사, 감정지도, 참자기, 의식의 흐름 글쓰기,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진실한 공감자, 자기자비, 삶에 틈입할 기회, 정향반사

몇 가지 꼭 기억해둬야지 싶은 말들이다. 그리고, 이 중 세 페이지 글쓰기는 당장 해봐야겠다. 과연 나는 나의 감정에 거짓없이 솔직한 수 있는지, 그런 솔직한 속에서는 어떤 말과 생각들이 쏟아져 나올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