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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이슈 한국사 - 둘만 모여도 의견이 갈리는 현대사 쟁점
박태균 지음 / 창비 / 201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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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서로 다투는 중심이 되는 점'으로, '이슈'와 비슷한 단어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꼭지들은 역사적으로 자주 다루게 될 수밖에 없는 문제의 지점이라 봐도 좋을 것 같다. 처음 '책머리에' 부분을 읽으면서는 놀랐다. 뭐, 수능에서 한국사가 필수가 될 예정이라고? 이게 언제부터 있었던 일인데, 하며 이 책의 출판연도를 확인했다. 아, 2015년 초판의 책이었다. 그러면 인정. 10여 년 전이라면, 우리 역사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족해 의무적으로 한국사를 공부하도록 만들 법한 시절이긴 했다. 시험을 치뤄야하는 아이들에게는 부담이었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더 없을 것이기에, 한국사 시험의 의무 응시는 환영할 만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차례를 훑어보니, 우리가 자주 이야기하는 지점이 맞았다. 식민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를 관통하는 문제의 지점들을 다루고 있었다. 일제강점기로부터 비롯된, 일본과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 망언 문제나 독도 문제, 식민지 근대화 문제. 625 전쟁으로 인한 분단, 정전협정, 그리고 햇볕정책까지. 그 안에서 미국과의 관계와 베트남전쟁,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향한 과정 등. 1900년대에서부터 지금까지 우리 현대사에서 다루어볼만한 주제가 쟁점별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어렵지 않았다. 다만 좀 답답하긴 했다. 역사라는 것이 각 부분별로 무언가의 답을 우리에게 제공해주는 것은 아니고, 또한 역사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지침으로 삼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면, 꼭 이 책에서 속 시원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미 이 책에 쓰인 지 10여 년이 지났음에도 왜 이 문제들은 현재까지도 여전한 쟁점의 부분인 것일까에, 답답함을 느꼈다.
특히 우리나라의 역사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로 인한 것보다는 다른 나라와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굴곡이 크다는 생각을 한다. 늘 외침에 따른 전쟁 속에 사람들은 힘든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었고, 강대국이라고 하는 나라에 약소국으로서 휘둘리며 끌려다녔던 것도 우리가 갖고 있는 역사의 한 부분일 것이다. 문제는 과거에 우리의 힘이 약했을 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도, 현재는 그 정도의 힘은 갖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 문제들에서 우리가 주체적인 힘과 주도권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아쉬운 것이다. 식민지 문제만 하더라도, 이미 올해로 광복 79주년이 되었음에도 아직도 일본과의 관계는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가 되기도 한다. 물론 미국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여전히 미국의 강한 힘이 우리는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도 이제 어느 정도의 경제 성장을 통해 오히려 개발도상국과의 관계에서 우리의 위치와 역할을 분명히 할 필요도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불안하기만 한 듯 보이기도 한다.
분명, 우리가 역사를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미래를 논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그런 면에서라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쟁점을 지금 현재, 다시 볼 의미는 충분하다고 본다. 여전히 진행 중인 우리 사회의 문제, 특히 다른 나라와의 관계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과거를 통해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유의미할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광복절을 지났다. 뭔가 차분하게 우리의 광복절을 기릴 수 있있다기 보단, 어수선하고 들썩이는 분위기가 더 주가 되었던 광복절이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분명해야한다. 이것이 어느 누구 혹은 어느 시기에 가볍게 바뀌고 달라지면 안 되는 것이다. 한 나라의 역사는 개인의 역사가 아니다. 국가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것이 우리가 방관하지 말아야 하는, 우리의 역사와 사회, 그리고 미래에 관심을 기울여야하는 이유일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