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맹순과 오수아 작은책마을 58
은영 지음, 최민지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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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가 무척 유쾌하고 재밌는 책이다. 시소의 양끝에 앉아 균형을 맞춰 타고 있는 두 친구, 맹순과 수아. 관심이 가고 재미있는 것이라면 뭐든 공유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두 친구이지만, 자기 것에 대한 확고한 소신은 분명하다. 비밀도 없고 척하지도 않는다. 솔직하게 말하고 있는 그대로 믿는다. 좋아하는 마음과 감정엔 누구보다 솔직하다. 그 솔직함에는 자기 것을 빼앗기기 싫어하는 마음까지 포함이다. 그래서 이 두 친구의 대화가 흥미롭다.

"미안해, 나 때문에."
"그럼 내가 좋아해도 돼? 강한별."
"그건 안 돼!"
"후유, 나는 죽을지도 몰라."
"그게 무슨 말이야?"
"의사 선생님이 그랬어. 수술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뼈가 부러진 거 같대. 수술을 하다가 죽을지도 몰라."
"정말?"
"그러니까 내가 강한별 좋아해도 되지?"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양보하면 되는 거지? 그럼 되는 거지?"
맹순이 코끝이 빨개졌어.(21-23쪽)

헌데 이렇게 쉽게 맹순이가 한별이 좋아하기를 수아에게 허락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별이에 대한 마음이 부족해서도, 자신 때문에 수아가 다쳤다는 미안함 때문도 아니다. 바로, 친구니까. 수아는 맹순이에게 제일 소중한 친구니까. 그건 수아에게도 마찬가지다. 가장 소중한 친구가 아픈 건, 우는 건 싫으니까.

수아는 맹순이의 친구야. 그것도 가장 친한 친구. 가끔 짜증나게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수아는......(23쪽)
"네가 울려고 했잖아! 그것도 생일에 말이야. 생일날 우는 건 너무하잖아? 그러니 우리 집으로 데리고 갈 수밖에. 아무튼, 너 때문에 애들이 다 알아 버렸어. 내가 할머니랑 단둘이 사는 거 말이야!"(62쪽)

물론, 둘은 이내 다시 한별이를 사이에 두고 티격태격한다. 이 사실을 한별이는 알까. 한별이 모르는 데서 둘이 이러쿵저러쿵 시소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 웃음이 나온다.

시소는 둘 중 누구 하나라도 균형이 맞지 않으면 제대로 놀 수가 없다. 함께 있어도 안 되고, 누군가 더 가까이 와도 안 된다. 딱 양쪽 끝에 같은 무게와 힘으로 중심을 잡고 앉아 발을 굴러야만 위아래로 리듬감 있게 움직일 수 있다. 그게 시소다. 이 두 친구가 시소의 양쪽에 앉아 있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둘은 서로에게 맞춰주고 있는 중. 친구란 이렇게 서로에게 맞춰가며, 주거니 받거니 해야하는 관계라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균형만 맞춰서는 시소에서 재밌게 놀 수 없다. 누군가는 위로 올라올 때 아래로 내려갈 사람이 있어야 하고, 또 다시 위로 올라오게 하기 위해 자신은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시소를 탄 둘이 모두 위에 혹은 아래에 있을 수는 없다. 그럼 시소 놀이를 할 수 없다. 그러니 차례에 맞춰 서로가 힘을 적절히 주었다 빼는 연습이 필요하다. 자칫 내 욕심만 채워서는 둘 다 다칠 수 있다. 그러니 시소에서만큼은 둘의 마음이 잘 맞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둘은 마음이 참 잘 맞는다.

둘은 푸른빛이 도는 어스름 속에서 시소를 탔어.
어느새 거칠었던 시소 소리는 점점 잦아들고 맹순이가 수아의 이야기 소리가 놀이터 곳곳에 울려 퍼졌지.(...)
시소는 두 아이를 태우고 콩닥콩닥 바닥을 간지럽히고 있었지.(71쪽)

맹순이와 수아의 쿵쿵쿵쿵 시소타기가 앞으로도 내내 이어지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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