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 포스트 AI 시대, 문화물리학자의 창의성 특강
박주용 지음 / 동아시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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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과학 책일 거라는 편견을 안고 책을 펼쳤다. 과학책은 둘 중 하나, 어렵거나 혹은 재미없거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있었다. 어렵지도 않았다. 술술 잘 읽히는 문장들 안에, 이게 뭐야 싶은 비과학자가 보기에 숨이 막혀오는 내용이 조금 포함된 책이었다.

그 결과 나는 과학과 문화의 진정한 연결고리는 그것들의 의미를 깊이 탐구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깨닫고, 이로부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 즉 우리가 살아가는 이 한 조각의 시공간을 끊임없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7쪽)

프롤로그에서 이미 저자가 말했다. 결국 '사람'의 이야기여야 한다는 것.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지만, 읽어나가면서 알았다. 결국 과학은, 과학의 창의성과 미래는 사람들이 단순히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서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꾸역꾸역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더 발전시키고 이어나가려는 과정에서 또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게 된다는 것을. 허투루 과학을 이야기하다 우연히 발견되는 게 아니라, 깊이 있게 다루고 되새기다 알아지게 되는 것이 곧 과학이었다.

현대과학의 아버지 가운데 하나인 사람에게서 순차보다는 즉흥, 의식보다는 무의식, 이성보다는 꿈, 현실보다는 상상을 보았다는 것. 그리고 모터사이클 정비를 위해서는 반드시 낭만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논리만을 이용하려다가 세계의 복잡성으로부터 못 빠져나오고 허우적거리는 우리 생활인들 모두가 한번 생각해 볼 만하다.(71쪽)

그리고 우리가 과학에 갖고 있던 편견에서 벗어나 좀 더 환상적인 사고를 할 줄 알아야 진정한 과학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었다. 당연히 과학은 딱 짜여진 규칙과 질서 안에서 정답을 갖고 있는 정형화된 세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틀을 깨야만 그 틀 안에서 자유롭게 더 많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었다.

우리가 베토벤, 미켈란제로 같은 창의적인 인물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그들의 뛰어난 창의성 자체가 아니라, 과거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려는 삶의 자세다.(320쪽)

결국, 사람의 이야기가 맞았다. 어떤 태도와 자세, 어떤 마음가짐에 열의를 지니고 있는가, 얼마나 깊이 그 한가지에 빠져들 수 있는가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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