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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옷장 -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고민
박진영.신하나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평점 :
요즘 들어 비건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물론 당당하고 자신있게 비건을 외칠만큼 단단한 신념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으로 늘 동물, 동물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이와 관련한 책('아무튼 비건'이나 '나의 비거니즘 만화' 등)이나 관련 인물들의 인터뷰 등을 보다보면 자꾸 더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게 된다.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먹는 것부터 최소화하기 위해 '지향'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그 외 물건, 상품, 특히 옷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예전에 읽은 '아무튼 양말'을 통해 알게 된 '그린블리스' 양말, 옷은 믿고 입는다. 다만 그 외의 소비 품목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막막하다. 나의 옷, 소지품, 생활품목 등을 둘러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이걸 다 어찌하면 좋을지. 의식 없이 소비한 물건들, 여전히 소비하고 있는 물건들, 앞으로 나의 소비의 방향을 다시 점검해봐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
클럽창비 활동을 하며 2021년 1년 동안 기후, 환경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2022년 창비 봄을 맞으며, 이제는 '옷'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그동안 미처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것을 순간 깨달았다!). 그리고 2022년의 목표를 세웠다. 올해는 새로 옷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사지 않으면 그만큼 쓰레기가 될 옷들이 줄어들 것이고, 내가 갖고 있는 물건의 사용 수명을 늘릴 수 있겠지. 그것만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실천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완벽하지 않다. 나의 의지와 고민이 나혼자의 싸움이라는 느낌에 늘 흔들리는 순간들이 온다. 그럴 때마다 흔들리고 둔감해졌다고 스스로를 자책하고 지레 포기하는 어리석은 짓은 이제 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말하듯, '지속가능'할 수 있는 꾸준한 마음이 더 중요하니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완벽한 실천을 하는 소수보다 작은 실천을 하는 다수가 세상을 바꾸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실천은 특별히 훌륭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155쪽)
또 노력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무력감이 느껴질 때는 이미 내가 변했다는 사실, 세상 속에서 나만큼의 변화를 내가 이루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내가 나의 세계이고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157쪽)
죄책감과 순간순간 무너지는 결심에 좌절하는 나의 심정을 어찌 이리도 콕 집어내고 있는지. 그렇다면 이런 마음을 누구나 한 번, 한 번 이상은 느껴봤다는 것일테니, 이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만들어진 변화의 신호를 기꺼이 긍정적인 가치로 받아들이고, 이를 최대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단단히 먹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덮을며 생각했다. 이런 책들이 꾸준히 출판되었으면 좋겠다는. 책 한 권 한 권을 지속적으로 읽어나가며, 나의 결심이 흔들리게 되는 순간에 나를 다시 꽉 잡아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의 결심이 내내 이어지려면, 최소한 분기별로는 나 스스로에게 각성을 시킬 목적으로라도, 같은 주제의 다른 책들을 계속 읽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도 도전!(실패하지 않기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