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은 가게에서 어른이 되는 중입니다 - 조금 일찍 세상에 나와 일하며 성장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박진숙 지음 / 사계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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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선택하면서 선택의 이유는 부제에 달려 있던 '조금 일찍 세상에 나'온 우리 아이들이었다. 학교에 있다보면 조금 일찍 사회에 나가겠다고 학교 밖을 선택하는 아이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소풍가는 고양이'를 거쳐간 많은 아이들만큼 다양한 이유를 접하며, 나는 여전히 옛날 어른의 생각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늘 고민하곤 했다. 여기서 옛날 어른이라함은 요즘 젊은 세대들의 말로라면 '꼰대' 정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불려지기 싫고, 그러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때론 그런 모습을 보일 때도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늘 안고 있다.
아이들이 개인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경제적 활동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에 대한 물음표를 안고 책을 읽어 나갔다. 저자의 의문점과 유사하게, 과연 아이들을 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하는 어른의 책임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경제적 돈벌이를 위한 가게를 책임져주고 유지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마지막 '자치'라는 과정 속에서 얻은 결론이 그 답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이를 키우는 어른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기다림'이다. 참고 기다리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다 해낼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내 아이를 키워본 부모의 입장이라면 더욱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어른의 손길이 보태지는 순간 일이 순조롭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를 기다려주고 끈기있게 지켜봐주는 것이 매 순간 얼마나 힘든 싸움인지를.
하지만 '소풍가는 고양이'의 구성원은 이 모든 것을 꿋꿋하게 경험으로 이겨냈다는 생각이 든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은 많지만 그렇게 쉽게 가지 않으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결국 '사람'이 남았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버티는 자선사업은 아니지 않았나. 이 점이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닐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어른의 세계, 어른들의 기업 세계는 아마도 사람보다는 이익과 경제 능력에 있을 것이다. 그것이 곧 직업이나 일, 노동의 이유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사람'을 놓치고는 진정한 '일'의 의미는 없지 않을까.
어느 날 학교의 학생이 이런 질문을 했다. 선생님은 선생님이란 직업이 좋으세요? 나는 이 말이 대답했다. 그럼! 난 이 직업이 참 좋아. 그리고 이렇게 수업 시간 교실에 들어와 너희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참 행복해. 그 다음 아이의 반응은 어이없다, 오글거린다, 그래서 말도 안 된다 였지만, 그 옆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다른 아이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여주고 있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직업, 일, 노동에 대한 생각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아이들은 과연 바람직한 직업관에 대해, 자신의 사회 생활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일을 선택하고 실행에 옮길 것인지, 과연 이것이 아이들의 '꿈'이라는 것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것이기는 맞는지 등.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마치 지금부터 꿈을 찾고 키우고 성장시켜야만 하는 것처럼 대답을 강요할 필요가 없지 않나를 생각했다. 아이들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밑바탕이 주어지고 기회가 마련되어 있기만 하다면, 그 안에서 충분히 자신만의 시간을 들여 길을 찾아 나갈 수 있을 테니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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