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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페이버릿 앨리스 - 전 세계 61가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초판본을 찾아서
앨리스설탕 지음 / 난다 / 2021년 11월
평점 :
처음 책 표지를 넘기면서부터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던 책이다. 얼마나 많은 수고와 노력이 있어야 이런 책이 탄생할 수 있을지, 감도 오지 않을 정도였다. 이미 두꺼운 책 두께와 묵직한 하드커버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었지만, 안의 내용을 한 장 한 장 넘기면, 외부적인 모습 못지 않은 대단함이 책 안을 가득 채우고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나의 세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르고는 도저히 어린 시절을 잘 보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리고 이미 성인이 된 이후에도 종종 우리의 '앨리스'로부터 위로를 받기도 했다. 그런 앨리스의 이야기가 이렇게 모여 한 번에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나로서는 마냥 떨리고 설레는 경험일 수밖에 없었다.
책을 여러 번 다양한 방법으로 읽었다. 처음에는 정말 신기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러스트에 집중해 책장을 넘기며 끝까지 읽었다. 그 다음은 각 일러스트 작가의 이야기와 초판본에 대한 설명을 꼼꼼하게 읽으며 읽어나갔다. 마지막에는 다시 그림을 찾으며 읽었다. 이 중 나만의 '마이 패이버릿 앨리스'는 무엇일지, 그리고 이미도 나의 앨리스로서 익숙한 이미지는 무엇일지를 찾으며 읽었다. 뭔가 책을 제대로 읽어낸 것 같은 뿌듯함이 느껴지면서, 책을 다 읽고 다시 앞표지를 보며 생각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다 읽고 나서는 이 '마이 페이버릿 앨리스'를 다시 봐야지. 그리고 또 다른 나만의 '앨리스'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각 시대와 나라마다 각자 '앨리스'를 떠올리는 방식은 달랐다. 일러스트 작가들만다 '앨리스'를 통해 표현하고 싶은 느낌은 모두 달랐다. 하나의 이야기에서 이렇게나 많은 수십 가지의 이미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지만, 작가들마다의 자기식대로의 해석이 고스란히 그림으로 드러나는 것도 재미있었다. 어찌보면 그저 어린 아이들에게 읽히기 위한 작은 이야기에 불과할 수도 있다. 뭐 이렇게까지 진지할 필요가 있는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앨리스'라면 기꺼이, 반드시 그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앨리스'를 통해 어른으로 성장했고, 또한 그 어른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우리같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결과다. 오히려 이 오랜 시간동안 우리 곁에, 이리도 진지하면서도 낭만적으로 지켜주고 있는 '앨리스'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 이런 고마운 책을 통해 오랜만에 눈이 반짝이는 경험을 할 수 있었지.
이 책을 읽고 기분이 좋아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