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20대에 읽은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이라는 책이 지금까지도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작품과 작가를 지식인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 이론에만 치우쳐진 지식전문가가 아닌 실천과 행동의 큰 의미까지 담고 있는 지식인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고 쓰여진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기철론 아름다운 사람과의 낱말추적이었다. 이기철 시인과 맹문재 시인과의 대담형식으로 쓰여 졌는데 이 중에 실린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라는 시가 참 싱그럽고 따뜻하게 와닿았다. 저자와의 대화 중에 이기철 시인은 남의 눈에 번쩍 띄는 시보다 삶의 진정성을 담은 시를 쓰고 싶다고 했다. 또한 좋은 시란 이해되기 전에 먼저 전달되는 것이며 머리로 구상하고 말을 쥐어짜고 억지로 이어 붙여 기운 자리가 누덕누덕 보이는 시는 좋은 시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읽는 순간 마음에 와닿는 시야 말로 머리로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움직이는 시라는 시인의 말에 나도 동감했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의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르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중략)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시어 하나하나가 참 싱그럽게 다가온다. 삶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으로 하루의 시작과 끝을 참 아름답게 그려놓은 것 같다.이처럼 다른 것들을 소중히 여길 때 나와 내 주변의 것들이 푸른 잎사귀처럼 생기 있고 아름답게 변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위 시는 지식인 시의 대상에 p336에 나온 시를 일부 발췌하였으며,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