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생각 2009.10
좋은생각 편집부 엮음 / 좋은생각(월간지)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10월호라 그런지 가을 냄새가 한 껏 풍긴다. 책 곳곳에 가을 꽃과 단풍, 갈대,입 열매 사진이 실렸다. 이번 호는 지는 것도 인생이다. 라는 주제의 특집으로 꾸며졌다. 꽃자리라는 구상시인의 시도 좋았다. 비록 아직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조금 더 나아지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 실패와 아픔을 딛고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소박한 삶이 담겨 있었다. 

 때로는 지는 것도 괜찮다. 라는 제목으로 보내 준 사연이 있었다.  1980년 초반, 그의 나이 삼십대 초반, 사장님 소리를 들으며 풍족하게 살고 있던 그가 사업이 실패에 집마저 날리고 말았을때 그는 사글셋방에서 고생을 하고 있었다.  창피함도 잊은 채 액세서리와 화장품이 든 가방을 들고 발품을 팔며 장사를 하지만 딸의 고등학교 조차 보내주지 못한다. 그러던 나날이 계속 되던 중 88올림픽이 개최되었던 해 그는 선물용기념품과 액세서리를 손수 제작하여 전국을 돌며 도매로 팔아 성공을 거둔 뒤 희망을 얻게 된다. 지금 두 딸은 학원장과 재무설계사로 일하며 그는 육십대 중반이 되었다. 시간이 약이다. 라는 말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 떠올랐다. 내리막길이 있으면  언젠가 오르막길도 만나게 되나 보다.

 천 원어치만 팔아요. 라는 수필은 글쓴이가  어머니와 시장에 갔을때의 일이다. 남루한 옷차림의 아저씨가 손님의 줄이 즐비한 정육점에서 천원어치만 고기를 팔라고 애원했을때, 주인은 처음에는 안된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어머니와 함께 김치찌개를 끓이려고 한다며 10분동안 기다리고 있던 아저씨가 안쓰러웠는지 그는 천원어치보다 더 많아 보이는 고기를 건네주며 돈을 안받을테니 그냥 가져가라고 건네주었다.  이 글을 읽고 있노라니 보글보글 따뜻하게 끓고 있을 구수한 김치찌개의 냄새가 이곳까지 풍겨져 오는 듯 했다.

 좋은생각에는 정말 구구절절하게 굽이굽이 인생의 고비를 넘기며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며,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며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작은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지만 손난로처럼 따뜻하게 마음을 데워주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단풍진 나무 아래 전봇대 사진과 함께 실린 함민복씨의 한 줄 문장이 기억에 나 남겨본다.



가을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함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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