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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고구마와 주먹밥 미래그림책 160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황진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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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제이그림책포럼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군고구마와 주먹밥> 표지에 나오는 돼지와 늑대를 보고 그 동안 재밌게 보았던 작가님의 다른 책들이 생각나면서 단연 아이들이 좋아할 재미있는 책일거란 생각을 했어요. 작가님의 '고녀석맛있겠다' 시리즈는 좀 슬프기도 해서인지 재밌게만 볼 수는 없었지만  <신기한 씨앗가게>, <신기한 우산 가게>, <엉뚱한 시리즈> 등은 정말 재미있게 봐서 보고 또 봤었어요.


근데 <군고구마와 주먹밥> 그림체가 기존의 작가님 스타일과 달라서 좀 의아했어요.




그동안 굵은 테두리선이 강조된 그림을 그리셨는데, 이번 책에서는 테두리선이 사라지고 색으로만 형태를 표현했어요.  아무래도 이전의 작가님의 늑대와 돼지 그림이 강하게 남아있어서인지 이번 책에서도 똑같은 늑대와 돼지일거라고 예상하게 되었지만 그림체가 다르니 이건 같은 시리즈 느낌을 주지 않으려는 거였을지, 아니면 또 다른 시리즈로 진행하시려는 건지.. 작가님의 그림체가 달라진 데에 어떤 사연이 있을지 궁금해졌어요. 최신간 <또또 찬성>도 이전 그림체인데 <군고구마와 주먹밥>만 다른 건 왜 그럴까요?


내용을 보면 돼지가 늑대에게 군고구마를 뺏겨서 슬퍼하는 데 생쥐가 다가와 무슨 일이냐고 물어요. 돼지의 이야기를 들은 생쥐는 누굴 불러오겠다며 사라집니다. 생쥐는 토끼에게 돼지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다른 이야기가 되어요. 그 이야기를 들은 토끼도 다른 동물에게 전달하게 되고 그렇게 계속 다른 동물에게 돼지의 이야기가 전달됩니다. 내용은 완전히 달라지는 데 반응은 같아요. 큰일났다!! ㅎㅎ 



이야기가 계속 변하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있고, 변하는 이야기가 많아질 수록 진짜 이야기가 뭐였는지 헷갈리게 되니 정신 바짝 차리고 책을 보게됩니다. 이야기마다 그림으로 명쾌하게 그려져있어서 이해도 잘 되었어요. 



이야기에 등장하는 동물들을 가만히 보면 처음엔 생쥐예요.



생쥐는 돼지의 이야기를 듣고 도와주고 싶은데 자신은 늑대를 상대할 수 없다는 걸 알았겠죠. 그래서 자신보다 좀 크면서도 친근한 토끼에게 이야기를 전하고요. 그러나 토끼도 늑대를 상대할 수 없죠.. 그렇게해서 하마에게까지 전달이 되고 하마는 늑대를 상대하러 갑니다. 사실 이 책에서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재미와 이야기를 전할 때는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해야한다는 교훈적인 이야기도 볼 수 있고, 아이들과도 말놀이하며 즐겁게 볼 수 있겠지만 전 늑대를 상대하기 위해 덩치 큰 하마까지 가야한다는 게 좀 슬펐어요. 생쥐가 돼지에게 충분히 위로가 되어 줄 수 있을 건데 왠지 급히 강자를 찾아나서는 모습 같아서요. 그럼에도 맘씨 착한 하마가 약자 편에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옛이야기에서도 토끼가 호랑이를 골려주는 모습을 좋아하고 통쾌해하는지라 왠지 동물에서 표현되는 현실(?)이 좀 안타깝네요.


이 책을 보면서 저의 사랑 맥바넷의 <말말말> 도 생각났어요.


이 책도 말이 전달되면서 말이 산으로 갑니다. 원서가 원작이다보니 번역이 과연 잘 살릴 수 있을까 싶겠지만 <말말말>은 번역도 훌륭한 책이예요. <말말말>에는 같은 새들이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에 온전히 말에 집중하며 볼 수 있어요.


저에게는 말이 전달되는 과정에서나 작가 특유의 그림표현들의 재미는 좋았으나 그림체나 동물 선택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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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바두르 오스카르손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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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본 도서는 제이그림책포럼 서평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았습니다.


사실... 당첨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던 책이다.
작가의 이전 책들도 다 봤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책이어서 과연 내가 생각하는 게 맞다고 할 수 있을지.. ?라는 자기 검열로 인해 쉽게 글이 써지지 않았고, 이번 책도 그렇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책이 있지 않은가.
서점에서 제공하는 미리보기나 소개글을 보면 너무 궁금하고 관심이 가서 실제로 책을 봤는데 기대했던 것과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는 책.
다른 이야기가 좋을 수도 있고 실망시킬 수도 있는데
<나무>는 좋은 것도 아니고 실망시킨 것도 아니었다.


' 나무 저편, 미지의 세상이 궁금한 두 친구의 순수한 호기심과 엉뚱한 상상을 담은 이야기'라는 소개에 사실 나의 초점은 두 친구보다도 나무와 그 너머 미지의 세상에 있었다.

난 갈지 말지가 아닌 궁금하면 가서 그 세상을 봐야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에선 끝내 미지의 세상은 미지의 세상으로 남는다. 만약 두 친구가 미지의 세상으로 나갔다면 그건 모험이야기가 되었겠지..;;;

미지의 세상은 미지의 세상으로 남겨두고, 두 인물들을 다시 살펴보았다.

밥은 나무 너머에 대한 호기심은 있으나 개가 쫓아왔던 무서운 경험으로 인해 더이상 가지 못하고 여전히 궁금하기만 하다. 호기심에 비해 겁이 많고 커다란 당근을 가질 수 있을만큼 현실도 만족스러워보인다.

그에 반해 힐버트는 두려움이 없어 경계를 넘나든다.

힐버트는 나무 너머에 다녀왔었고 나무 너머가 궁금한 밥에게 특별한 건 없다고 얘기한다. 난 이 말에 멈칫했다.

다녀왔기 때문에 나무 너머는 특별한 게 없다고 단정짓는 말을... 나도 누군가에게 하지 않았을까.

밥은 힐버트가 허풍을 떤 모든 말을 믿진 않겠지만 나무너머에는 끝내 가지 못할거다. 힐버트가 했던 특별한 건 없다는 말이 밥의 마음에 남아 나무 너머에 가지 않아도 될 변명이 되었을테니까. 처음과 똑같은 마지막 '...' 이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꼭 미지의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궁금하다면 가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힐버트를 보며 가보았든 안 가보았든 누군가 가보고 싶어하는 곳을 특별하지 않다고 못 박지 말고 손 잡고 같이 가보자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겐 특별하지 않아졌을지언정 누군가에겐 특별한 곳이 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책의 마지막 나무는 밥이 가보고 싶어하던 그 나무일까? 아니면 밥은 그 나무에 대한 마음을 접고 다른 나무를 찾았을까? 이 또한 알 수 없다.

삶이 다양하듯 누군가 가 본 길이 궁금할 수도 있고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이 가보고 싶을 수도 있고. 저마다 가보고 싶은 미지의 세계가 다를 것이다. 또한 미지의 세계를 가지 않고 현실에 만족하는 것도 자신의 선택 중 하나이다. 가고 싶지 않으면 안 가도 된다. 남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마음에 귀기울이고 선택해야 할 문제이고 어떻게 사는지가 중요한 문제이다. 난 가고 싶은 곳이 많아 왔다갔다 정신없이 돌아다녀서 문제고......;;;

바두르 오스카르손 특유의 유머코드는 여전했다.
날 수 있다고 허풍떠는 모습이 장난 같아 웃기면서도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게 하는 작가의 유머.

또한 이번 책에서는 전작들이 떠오르게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어디 있니, 윌버트?>가 생각나는 나무와
<풀밭 뺏기 전쟁>에서 개가 토끼를 쫓아냈던 장면이 생각나는 밥의 말. "개가 한마리 쫓아오는 바람에 도망치고 말았거든요"
<납작한 토끼>가 연상되는 힐버트의 말. "하늘에서는 오랫동안 몸을 납작하게 하고 있어야 하거든"
이후 나올 책들도 연관성을 가질지 궁금해진다.

이 책은 아이와 재밌게 읽고 상상놀이를 할 수 있다면 어른들과는 비어있는 공간마다 질문으로 채워져 수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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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 양복점 웅진 우리그림책 50
안재선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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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수트를 멋지게 차려 입은 <삼거리 양복점>, 
넥타이핀처럼 반짝이는 제목과
수트를 만드는 세 명의 재단사들의 집중한 모습이
보는 이도 진지해지게 합니다.

조심스럽게 
표지를 넘기고..
면지를 넘기고서..



와...
타임머신을 탄 것 마냥
순식간에 과거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낯선 풍경, 낯선 물건들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낯익은 풍경, 낯익은 물건들은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재밌게도 이 책의 모든 인물들은 강아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그림이 따뜻해지고 
인물들을 선입견이나 편견없이 바라 볼 수 있었습니다.

닮은 듯 달라 보이는 모습이며,
당시의 트렌드를 입고 있는 듯한 양복마저
 작가님의 엄청난 고민의 산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뭇 진지한 스토리 안에서 깨알 재미들도 발견됩니다.
실제 사진들이 쓰이기도 하고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안 가는
패러디 된 모습도 있습니다.

양복입은 포스 넘치는 언니의 등장도 반갑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성장한 딸과 양복점의 앞날이 궁금해집니다.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와
한 땀 한 땀 장인정신으로 그려내신 그림이
삼대가 만들어 낸 듯한
맞춤 양복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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