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간, 이렇게 바꿨어요! - 미래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
권미나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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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일로 가족이 모임 자리에 코로나를 극도로 무서워하는데다가, 나처럼 대중교통 타고 다니는 사람을 경계하는 막내 동생이 부대찌개를 포장해서 잠깐 들렀다. 초등학교 3학년인 동생의 둘째 아이가 지난 해 1년간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고, 올해도 학교에 안갈 거라고 했었다. 배우는 걸 좋아하는 동생의 큰 아이는 이런 상황에서도 학원 보내달라고 조르는데, 둘째 아이는 배우는 건 싫어하고 있다. 4월이 되었는데, 두 조카 모두 학교에 다니는지 궁금해서 물었더니 "학교 가보더니, 재미있다고 계속 다닌대." 조카들이 학교에 다니는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일단 학교에 가보더니 학교가 재미있어서 계속 다닌다고 한다. 게다가 학교 도서실도 너무 좋다고 한다.

조카들이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만날 때마다 학교가 재미있는지 물어본다. 아이들은 언제부터 학교에 가기를 싫어하는 것일까? 무척 궁금하다.

"학교 공간 이렇게 바꿨어요"는 19세기 학교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21세기의 학교에 대한 변화를 다루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제일 가고 싶은 곳 1위가 학교로 꼽혔다고 한다. 무조건 가야할 때는 가기 싫지만, 맘대로 다닐 수 없으니 가고 싶은 모양이다. 학교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정립,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싶다.

학교 공간에 피아노를 설치하는 일을 이번에 전근 온 학교에서도 지난 해에 추진했다. 다른 학교에서 버리는 피아노를 가져다 수리하여 복도에 설치하는 것이다. 수업 시간 못지 않게 휴게 시간도 즐거운 곳이 되고 의미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피아노 한 대가 학생들의 표현과 감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4년째 느낀다. 지난 학교에서 복도에 설치한 피아노가 3대, 이번 학교에서는 1대만 설치하였지만 그로 인해 여러 안 좋은 소리를 들었다. 익숙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저항이 당연하지만, 그만큼 아직까지 학교는 보수적이라는 생각도 드는 지점이다.

공부로서 자신의 존재를 표현할 수 있는 학생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공부만이 아닌 다양한 재능들이 인정받는 곳이 학교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실천이 된 다양한 학교 급의 공간 창출 노력은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전문적인 학습의 공간이 되는가 하면, 놀이 공간이 되기도 한다. 교무실 공간도 소통의 공간이 되고, 학교의 일부 공간은 교사의 연구공간, 휴게 공간이 되는 점이 부럽다. 첫 걸음을 내디딘 학교가 많지는 않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많은 노력을 통해 학교가 가고 싶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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