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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평점 :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요나스 요나슨의 새 책이 출판되었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라는 흥미로운 제목과 함께.
책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주된 복수의 대상자이자 네오 나치이자 악역인 빅토르 알데르헤임, 그들의 피해자 케빈과 옌뉘,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후고 함린, 케빈의 양아버지인 마사이족 소 올레 음바티안(아, 애증의 치유사님), 그리고 책 전반을 작품으로 관통하는 이르마 스턴.
미술에 대해 크게 잘 아는 편이 아니어서 그런지 이 책을 통해 이르마 스턴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처음 소설에 이르마 스턴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책속에 등장하는 또다른 인물인가 하면서 별 생각없이 읽어가고 있었는데, 이르마 스턴의 작품 사진이 세쪽 같이 나오는 것을 보고서야 실제 표현주의 화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렇게 작품 사진까지 실어주는 자상함이 너무 좋아서 약간 감동)
책 초반부에는 후고가 너무 돈만 밝히는게 아닌가, 복수 주식회사라니 아무리 돈이 좋지만 너무 막나가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지나치게 천진난만하고 거짓말도 하지 않는 소 올레 움바티움을 보고있자니, 후고가 화가 나면서도 그를 이끌어서 도와주려고 하고 있다는게 너무 대단해보이기까지했다. 치유사님 귀엽고 다 좋은데, 너무 상황파악을 못해서 고구마 백개먹은 듯한 느낌이 들었달까. 심지어 나중에 올레가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거짓말이 나쁜 일이고 그들이 해서는 안되는 짓을 저지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반갑기까지 했다. 캐릭터들이 다채롭고 속도감이 있어서, 한동안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게 되었다. 물론 고답이 느낌이 중간에 조금 있긴 한데,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흥미진진하고 즐거웠다.
마지막에 수록되어 있는 옮긴이의 말을 보고서야, 나는 작가가 소설 전반에 대해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그가 바라보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가닥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책을 덮으며 맨 앞부분에 오스카 와일드의 '애국심은 악인의 미덕이다.'가 세겨져 있던 이유를 약간이나마 추측해볼 수 있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