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고 선택하고 연습하며
김영식 지음 / 문학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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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참 깊음이 느껴진다 싶었다. 작가의 이름을 보고 자연스레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작가소개란을 보니 여자란다. 그것도 단순히 아버지가 원해서~

그런데 개명하지 않고 아직 이 이름을 가지고 살아간다니 아무래도 작가는 평범한 사람을 넘어서는 것은 틀림없다.

 

정말 수필같은 책의 느낌이 좋았다. 쉽게 빨리 읽혀질거라는 기대감으로 부담이 없었다.

그런데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도저히 문자가 지나가는 빠른 독서를 할 수 없었다.

구절구절 나의 눈을 사로잡고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작가는 어린 시절 의처증과 폭력이 심한 아버지로 인해 애정결핍과 안전의 불안이 평생을 따라다닌 사람이었다. 작가의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어린시절 돌아가셨고 할머니는 외지의 부유한 남자와 사이에 어린 동생을 낳았다고 한다. 그로 인한 상처로 작가의 아버지는 아내를 평생 통제하고 구속했다고 한다.

 

그 증세는 점점 심해져 엄마는 결혼생활 59년만에 집을 나와 쉼터로 가는 결정을 한다.

이에 아버지의 언어폭력과 원망은 자식들에게로 향하고 5남매의 막내인 작가는 아버지와의 대화를 무척이나 불편해 한다.

더불어 결국 아버지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며 가족들에게 죄인의 불편함을 유산으로 남겨주고 가는 결정한다.

 

이런 상황들속에 작가는 어렵고 힘든 감정을 이겨내는 한 모습이 신체화로 여겨진다.

병명을 알수 없는 질병들로 온몸이 아프고 움직일 수도 없다고 한다. 심지어 대화를 하는것도 힘들고 거실에서 화장실까지 가는것도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양반다리가 안된다는 표현에 알수 없는 멍~함이 느껴졌다. 나는 매일 양반다리를 하고 책을 읽고 있다.

공부를 할때는 몇시간이고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자세가 누군가에게 대단한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매일 계단오르기를 하며 계단오르는 다리가 무겁다고는 생각해 보기는 했다.

그런데 집안에서 움직이는 것 조차 힘들 수 있다는건 생각해 보지 못했다.

 

심지어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 나는 누군가의 대화를 위해 말을 하면 어지러워 진다는 작가의 신체에 연민을 감정을 넘어 내 삶 전체를 뒤돌아 보는 깊은 성찰의 시간을 만났다.

 

뚜렷한 병명없이 병원에서 처방하는 진통제와 항생제를 벗어나기 위해 대체의학과 요가, 명상을 매일 실천하는 삶을 선택했다고 한다. 몸의 통증이 너무 심해지면 호흡이라는 지팡이를 통해 몸의 상태를 고요히 바라보며 그저 저항없이 받아들이기를 실천한다고 한다.

 

어떤 내용보다 작가는 삶의 의식의 하나로 잘먹고 잘 자려고 한다는 표현에서 다시 한번 숨이 멈췄다.

위대하고 자극적인 문구가 아니었다. 그저 먹고사는 모습의 표현이었다. 그런데 다시 한번 나에게 너무도 당연한 한점이 누군가에는 세상의 가장 큰 의식이 될 수 있다는 지점에서 내가 얼마나 나만의 세상에 빠져 살아왔는지 느끼게 되었다.

 

수필 중간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남편과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진심 삶에 대한 성찰과 고민을 담고 살아감이 느껴졌다. 몸이 아프고 힘드니 남편에게 기대고 위로받고 싶지만 남편은 그 어깨를 내어 주지 않아 외로움을 느끼는 작가가 애처롭다.

그럼에도 결국 남편은 남편이고 작가는 작가라는 정서적 독립을 하는 모습을 보며 알 수 없는 열렬한 응원을 보내게 된다.

 

무엇보다 평생 폭력으로 가족과 작가를 힘들게 했던 아버지에 대해서도 진심어린 용서를 보내고 늦게나마 정서적 독립을 하는 작가에게서 정말 잘 살고 싶어 하는 이면을 느끼게 된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뭉클한 감동이 밀려온다.

더불어 수도 없이 되 뇌이게 된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냥 이론적 계산없이 나는 누가 뭐래도 잘살고 있음이 느껴진다.

 

작가의 힘은 대단하다. 그저 어렵고 아픈 자신의 환경을 담담히 풀어냈을 뿐인데 글을 읽는 이에게 표현 할 수 없는 위로와 감동을 준다. 진정 이것이 필력이 아닌가 싶다.

더불어 진심 작가의 건강에 대한 축복과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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