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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경매 수첩 - 37년 투자의 대가가 공개하는 금맥을 거머쥐는 부동산 경매 비기
심완보(태양바람)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7월
평점 :
경매 물건 들여다보는 게 취미라서 경매 유튜브도 자주 본다.
굿프렌드 경매학원이라는 곳의 부원장님. 경매대마왕이라는 채널을 즐겨 봤는데, 이 분이 아들이었고 아버지가 태양바람이라는 닉네임 쓰는 이 책의 저자 심완보 님이다. 부자가 부자 만들어 주는 학원으로 유명하다. 개인적으로는 채널 2개를 모두 즐겨 보는 편이었는데 부원장님보다는 원장님 채널이 조금 더 스케일 있고 더 스펙타클한 느낌이다. 주로 사이즈가 크고 아무나 못 덤비는 물건들을 주로 상대하시는 편이다.

심완보 원장님이 새로 책을 내셨다고 해서 서평단 이벤트에 신청했다. 굿프렌드 경매학원은 집이 가깝고 조금 여유가 되면 오프라인으로 다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였는데 멀기도 하고 시간이 없어서 도저히 다닐 수가 없었다. 지금은 온라인 강의도 하는 것으로 알지만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으로 하는 편이 더 많이 배울 것 같아 동영상 강의는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무튼 37년 경력의 부동산 경매 전문가로 활동해 온 경험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책이라 생각해 바로 집어 들었다. 책에는 경매의 기술. 그러니까 방법적인 얘기들로만 접근하지는 않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조금 특수물건에 대한 얘기들을 해주실 줄 알았는데 그런 책은 아니었다. 평이한 물건들보다는 조금 더 난이도 있는 물건들을 다루어주지 않을까 했는데 차라리 그보다는 경매 물건을 접하면서 원장님의 지난 과거 시절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늘어놓는 책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유튜브를 자주 보면서 특수물건 그 자체에만 몰두하지 말고, 물건 그 자체가 좋은지 여부를 먼저 따져보라는 얘기를 많이 하셨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많이 공감이 된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난 다음에는 경매 사이트에서 특수물건만 필터링해서 고급 물건들만 발라내서 구경하곤 했는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고. ㅋ 개인적으로는 간이 작아서 일정 난이도를 뛰어넘는 특수물건은 결국 입찰 못 할 것 같다. 그래도 꾸준히 공부하고 좋은 물건을 계속 살피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경매 인생 37년을 뒤바꾼 경매의 맛'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데 뭐 당연한 얘기지만 경매 고수라고 해도 생짜 초보였을 때가 존재한다. 나는 유튜브에서 대부분 들어본 적이 있는 얘기긴 하지만 먼저 과거의 실수와 깨달음을 털어놓아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기도 하는 부분이었다. 사실 저자가 실수라고 털어놓은 부분은 농취증. 농지자격취득증명에 대한 부분인데, 음... 농취증은 그 취지는 이해가 되지만 아니 사실 취지도 별로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농취증의 과도한 규제로 인하여 재촌자경이 오히려 더 위협받는 느낌이다. 규제가 적당히 완화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 2번째 장은 '타의 주종을 불허하는 경매꾼으로 거듭나기'라는 제목이다. 사실은 제목과는 다르게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긴 하는데 한 번씩 생각을 해볼 만한 내용이다. 주식과 부동산 양쪽으로 조금씩 관심을 갖고 있는데 부동산이 주식보다 조금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그래도 조금 더 공부하고 조금 더 발로 뛰면 그만큼 수익이 잘 나오기 때문이다. 사실 주식도 그렇지만 부동산이야말로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남들과 다르게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 떠나서 어디 이상한 시골에 갭투자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상상력을 동원해서 토지가 어떻게 개발될 수 있을지, 이 지역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인구가 다닐지 다방면으로 생각하며 고민하면 그만큼 수익도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2장에서 유치권에 대한 설명도 해주는데 간단하고 시원 명료해서 좋다. 유치권은 이만큼만 공부하면 충분한 것 같다. 물론 실무에서 직접 해결하려면 시간이 더 들어가기는 하겠지만.

3번째 장의 제목은 '경매의 뜨거운 현장에서 인생의 진리를 배우다'이다. 2장과 내용이 조금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왜냐하면 저자인 심완보 원장님의 인생에서 가장 큰 낙찰 건들에 대한 내용이 주로 이 장에 실려있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들어설 땅이라 시행사가 결국 비싼 값에 되사가거나, 역이 들어서기 때문에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뛰었던 사례를 소개해 준다. 경매라는 것도 어차피 결국 부동산 투자라서 많이 안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과감한 결단력도 필요한데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도 참 대단하다. 이 책은 특수물건에 대해 따로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는 않지만, 지나가는 말로 조금씩 설명하는 내용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앞서 유치권에 대해 설명한 바와 같이 3장에서는 법정지상권이나 도로에 관한 힌트들을 얻을 수 있는데 3장에서도 저자의 설명은 참 간단하다. 결론적으로 지상권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수십 년씩 경매를 한 저자도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는 물건은 거의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지상권이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는지를 돌이켜 생각해 보면 더욱 자명한 일이다.
마지막 제4장은 '잃지 않는 투자자는 관점을 바꿔 새로운 본질을 꿰뚫는다.'이다. 여기서는 경매의 기본적인 내용들을 다룬다. 경매가 어떻게 구분이 되고, 또 어떠한 절차를 거치고.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세금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와 같은 기본적인 내용들 말이다. 이 장에서는 저자의 경험이나 성공담은 그다지 소개되지 않고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이론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부동산 투자자라면 필히 알아야 할 내용들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필요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인 내용을 정리하기에는 괜찮은 내용이다.

오늘은 이렇게 또 경매에 관한 책인 '거장의 경매 수첩'에 대해 훑어 보았다. 개인적으로 향후 몇 년 간 경매로 뭘 낙찰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경매 신건을 꼬박꼬박 확인하고 있다. 다양한 물건들을 살펴보고 적정한 낙찰가를 체크하는 일에서부터 투자의 감각이 깨어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또 경매를 공부해 두면 각종 서류와 권리관계에 대해서도 지식이 늘게 된다. 굳이 경매로 무언가를 도전하지 않아도 경매를 공부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장점이 많으니 이 책을 통해서든. 유튜브를 통해서든, 아니면 혼자 따로 공부를 해도 좋으니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 꾸준히 좋은 물건을 찾는 연습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요즘은 물건도 많이 나오고, 매수세가 너무 뜨겁지도 않아서 공부하기에 괜찮은 것 같다. 이상으로 오늘의 리뷰를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