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생존 - 위기와 불확실성의 시대, 투자자의 길을 묻다
김동환.박세익.김한진 지음 / 페이지2(page2)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나도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드디어 리뷰를 쓴다.

우리나라에서 주식으로 유명한 분들을 뽑으라 하면 이 세분이 꼭 들어갈 것 같다.

김동환, 박세익, 김한진. 이 세분이 모여 책을 썼다고 하니 참으로 기대가 됐다.

원래 책을 읽으면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 쓴 책이라 하더라도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편이다.

주식 시장에는 절대 고수가 없고, 늘 자만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왔다. 특히 기술적인 분석은 믿을만한 것이 못 되고, 단편적인 지식으로 시장 전체를 판단하려 하는 행위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투자는 쉽고 마음 편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과도한 욕심을 내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이런 성격 탓에 책을 읽을 때도 무엇으로 얼마를 벌었다든지, 급등주에 올라타는 방법 등으로 소개하는 책은 어지간해서는 공짜로 준다고 하더라도 읽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편이다.

 

이 책을 읽을 때는 솔직히 '냉정하게', 또는 '객관적으로' 책을 읽지 않았다.

세 저자가 하는 말을 하나라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고 따라 가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그게 세 저자의 이력이나 명성 때문이 아니라 가감없이 솔직한 본인의 경험담. 자랑보다는 젊었을 때의 실패담. 그렇다고 또 인위적인 깎아내림도 아니고 누구나 한번씩은 겪어 보았을 법한 투자 스토리인데 그걸 또 한편의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부분이 참 흥미로웠다.

 

참 세 저자에 대한 소개를 잊었다. 김동환 님은 경제 부문 1위 유튜브 채널 "삼프로 TV"의 진행자이며, 이브로드캐스팅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박세익 님은 11년간 최고투자책임자로 근무했던 인피니티투자자문을 그만두고, 2021년 6월 체슬리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김한진 님은 한국 증권가에서 36년간 활동해온 이코노미스트다. 최근까지 KTB 투자증권의 수석연구위원으로 글로벌 자산 전략을 담당했으며 지난해 증권사를 은퇴하고 '삼프로 TV'의 이코노미스트로 인생 2막을 열었다. 뭐 책 표지에 있는 내용을 일부 그대로 적었는데 사실 이 세분이야 말로 거의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분들이 아닐까 싶다. 모르면 간첩 아닌가?

책은 세 분이서 3~4장씩 나누어서 썼다. 김동환 님이 먼저 앞의 제1장 ~3장을 쓰고, 박세익 님과 김한진 님이 4개의 장씩 나누어서 썼다. 김동환 님이 제일 먼저 포문을 여는데 나는 솔직히 지금까지 읽었던 투자에 대한 책들 중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나 싶다. 복잡한 차트와 추세, 매도 타이밍에 대해 알려주는 책을 읽었는데 나는 아직도 그것들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책에서 배운대로 행동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김동환 님의 설명은 아주 쉽고도 이해가 빠르게 되었다.

 

제1장에서는 의미있는 부자가 된다는 것에 대해 설명해 준다. 나 또한 부자가 되고 싶다. 언젠가부터 맹목적으로 '부자가 되자'라는 생각을 가슴 속에 그리고 살게 되었다. 그런데 어떻게든 투자를 잘 해서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만 남고, 왜 부자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은 점점 희미해진 느낌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부자란 어떤 사람이고, 왜 부자가 되어야 하며,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이켜 보았다. 그 와중에 김동환 님의 이야기는 내게 많은 가르침이 되었다. 그저 솔직하게 본인의 어렸을 적, 젊었을 적 이야기를 꺼냈을 뿐인데, 나는 내 얘기는 절대로 아닌데, 어쩐지 남 일 같지도 않은 것이 이해는 참 잘 되었다.

 

제2장에서는 시드머니 제대로 키우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물론, 시드머니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몇억이 갑자기 생기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이 장에서도 저자의 이야기에 여러모로 공감했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은데 원리금을 동시에 상환하는 주택담보대출과 이자만 상환하는 신용대출 중 어느 것을 먼저 갚을지 고민했던 부분, 어렵사리 시드머니를 모아서 내 집을 마련했던 부분. 이런 부분들이 참 많이 와닿았다. 또 돈을 벌기 위해서는 투자에만 신경쓰지 말고 직업도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한번도 신경써 본 적이 없었는데 이 부분도 저자의 말이 맞는것 같았다. 걱정 없이 돈을 벌고 인정 받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부자가 될 만한 직업을 가지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이다. 물론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3장에서는 나답게 투자하는 법을 주제로 설명한다. 여기서 가장 공감된 부분은 소음이 될 확률이 높은 콘텐츠들의 공통점은 자극적이고 명령조라는 것이다. 극도로 부정적이거나 극도로 낙관적이기도 하고. 그렇다. 나도 이런 콘텐츠를 되게 즐겨 보고 읽었다. 지금은 나 역시 '무엇을 통해 얼마를 벌었다' 식의 콘텐츠는 멀리 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쉽게 돈을 벌었다면 지금 한가로이 책이나 강의로 돈을 벌고 있을 시간이 없지 않겠는가? 이런 책을 읽기 보다는 훌륭한 투자 자세를 가진 지인들과 건전한 교류를 통해 서로의 투자를 점검받는 방식이 훨씬 나을 것이다. 또 수익의 일정 부분을 적립식으로 투자하며 리스크를 줄이고, 조금씩 불어나는 자산을 종종 확인하며 즐기는 것이 작은 기쁨이라 생각한다.

 

김동환 님의 파트를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만 박세익 님과 김한진 님의 파트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박세익 님은 바쁜 스케쥴로 조직관리에까지 신경쓸 여유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책을 통해 조직관리 노하우에 대해 많은 부분을 배웠다. 박세익 님은 조직관리에 대해 크게 2가지의 대원칙을 가지고 있다. 첫째, 다른 사람의 돈을 관리하는 펀드매니저는 자기관리가 철저해야 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자신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모르거나 또는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은 고객의 소중한 자금을 관리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뜨끔했다. 암환자인 나는 할 말이 없네... 그래도 뭐 굳이 핑계를 대자면 술,담배를 가까이 한 것도 아니고, 운동도 꾸준히 해왔으니까. ㅠ.ㅠ

둘째, 박세익 님은 회사에 입사한 직원이나 교육생에게는 존 고든의 '에너지 버스' 라는 책을 선물한다. 이를 통해 팀의 리더가 어떤 원칙을 갖고 조직을 관리해여 하는지, 팀 구성원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가정, 일터, 동호회, 단체 등에서 어떤 자세로 행동해야 하는지 등 중요 원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박세익 님이 28년간 펀드매니저로 일하면서 깨닫게 된 여러 가지 투자 원칙과 철학, 생존 전략 등이 많은데 회의를 진행하는 방법, 일을 효과적으로 이끄는 법,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시스템 등에 대해 설명한다. 이런 것들은 대단한 방법은 아닌데, 저자가 경험담과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같이 곁들이며 설명하니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편하고, 그렇게 따라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이해 역시 쉬운건 당연한 얘기다.

 

마지막으로 맏형인 김한진 님께서 쓰신 파트다. 첫 장부터 의미심장하다. "내가 틀렸다고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아뇨. 전 없는데요... 아니 이거 웃을 일이 아니다. 예측은 언제나 빗나갈 수 있다. 앞서 내가 틀렸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는 말 같다. 기본적으로 시장을 맞출 수 있다는 생각을 잘 안 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말이다. 불과 몇 주 뒤의 상황이 어찌될지 모른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장은 계속 우상향해왔고, 기간이 길어지면 주가가 상승할 확률은 더 높았다. 따라서 시간과 확률이 나의 편이기 때문에 이를 믿고 베팅할 수 있었다. 또 중간중간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점검해야 할 것들이 있었다. 바로 투자기업의 재무제표이다. 투자가 퀴즈라면 재무제표는 힌트다. 그런 기분으로 꾸준히 재무제표를 확인하며 나의 투자방향이 맞는지 점검을 해야 한다. 김한진 님이 쓴 파트를 읽으면서 나는 다시 한번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나는 쉽고 편한 투자를 지향한다는 핑계 아래, 제대로 재무제표 분석도 안한지 오래다. 분기별로 그저 영업이익과 매출액 정도만 확인하는 수준이랄까. 이럴 것이 아니라 적지 않은 시간을 리서치와 분석에 쏟으며 근거와 가정, 데이터를 준비해야 겠다.

 

이상으로 '변화와 생존'에 대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는 맨 앞의 김동환 님이 쓴 글들이 읽기도 편하고 재미도 있어서 퍽 좋았다.

투자 성향도 나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지에서 서울로 출퇴근 할 때는 종종 '삼프로'를 들었는데, 서울로 이사 오면서 출퇴근 시간이 짧아지기도 했고, 무선 이어폰을 새로 사기 귀찮아서 그냥 안듣고 다녔다.

방송에서는 김동환 님이 이따금씩 용어에 대한 설명 정도 하신것 같았는데 내용이 좋아 다른 책도 조금 더 사서 읽어볼 예정이다. 그리고 삼프로TV도 더 챙겨볼 예정이다.

 

* 이 글은 페이지2북스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느낀 점을 정리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