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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 잃어버린 세계와 만나는 뜻밖의 시간여행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평점 :
이 책은 '고대 도시', '잊힌 땅', '사그라지는 곳', '위협받는 세계'의 네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네 장이지만, 결국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라짐'이 아닐까? 책의 여러 장소는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 이 책은 구성이 정말 좋다. 일단 판형이 커서 좋고-대중교통에서 읽기엔 부담스러운 크기이지만......-, 텍스트와 지도 및 사진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다. 텍스트만 보면 잘 이해가 안가고 지루해질 수 있는데, 지도와 함께 보니까 이해가 잘 되어 좋았다. 예를 들어 굽이치던 다뉴브강이 직강화 공사를 통해 얼마나 단조로워졌는지 확인할 수 있고, 빙하가 녹은 면적이나 강이 소실된 부분의 면적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마르코 폴로의 이야기를 읽으며 과거에는 얼마나 이야기가 다양하게 변형되면서 풍부해졌을까 생각해보니, 참 낭만적이겠다 싶었다. 요새는 정확한 사실이 중요한 시대라 허구가 주는 즐거움을 점점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나라에는 2022년에 번역되었지만, 초판은 2019년에 나와서 코로나 이야기가 없는데, 코로나를 겪으며 이 책에 나온 몇 장소는 사라지는 것을 조금 늦출 수 있지 않을까? 인파가 너무 많아서 관광객을 통제해야 했던 베네치아도 그 중 한 도시일 것 같다. 요즘 우리 동네도 많은 건물이 허물어지고 새로 생기고 있다. 불과 5년 전에 이 곳이 어떤 풍경이었는지 떠올려보고 싶지만, 너무 많이 변해서 이전 모습을 떠올릴 수 없는 장소도 많아졌다. 어떤 작가님은 동네의 특정 장소를 해마다 찍어 남겨놓는다고 하던데, 그런 취미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하니포터 3기 활동으로 서평 작성을 위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