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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이랑 지음 / 창비 / 2020년 8월
평점 :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하면 새로운 언어를 갖게 되고, 새로운 언어를 가지면 새로운 힘이 생긴다.
최대한 진실되게 말하는 것이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나는 잘하고 있을까. 왜 이렇게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는 걸까.
우리도 그렇게 살자고 약속했다. 빠져 있을 때는 제일 안전한 곳에서 상황을 살피고, 나서야 할 때는 누구보다 먼저 앞으로 나서서 약자를 지켜주는 그런 사람이 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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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영상 작가이자 소설가이면서 에세이스트이면서 페미니스트이면서 선생님이면서 준이치-고양이- 엄마이면서 만화가이면서 음악가'인 이랑의 에세이이다. 에세이에는 노동과 대가에 관한 이야기, 이렇게 자신에 대해 노출해도 괜찮은가 싶은 정도의 자기 이야기,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 성별 이전에 한 '존재'라는 이야기와 병에 걸린 친구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제 14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노래상 트로피를 경매에 부치는 퍼포먼스를 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얼핏 듣고 나중에 중고로 판줄 알았는데, 왠걸 수상소감을 말할 때 판 것이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을것 같은데 글을 읽다보면 '보여지는 모습'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한 것 같아 의외인 부분이 있었다.
이 사람을 규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끊임없는 사람'이 아닐까.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한다고 하지만, 그 고단함 속에서 재미를 느끼고 반짝이는 순간이 있어 읽을 때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