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재발견 - 기본만 지켜도 사람을 얻는다
김만기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가 로빈슨 크루소가 아닌 이상 늘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때론 사람 때문에 기뻐하기도 하고, 때론 사람 때문에 큰 상처를 받기도 하죠. 직장생활 하시는 분이라면 특히 인간관계에 대한 책을 한번쯤 읽어보셨을 겁니다. 책에 담긴 노하우를 생활에 잘 적용해야 하는데 사실 쉽지 않습니다.


최근 한 취업정보 사이트에서 20대 이상 직장인 53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스트레스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http://goo.gl/cj7ed0) 직장인 48.2%가 업무 시 가장 스트레스 받는 요인으로 '사람 상대'를 응답했다고 합니다. 직장인 둘 중 한 명은 직장 상사 및 동료와의 관계로부터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표본이 530명으로 적긴 하지만 조사대상을 넓혀도 1위가 바뀔 것 같진 않습니다.


저자가 던지는 인간관계의 핵심 키워드는 기본입니다. 표지에 적힌 기본만 지켜도 사람을 얻는다”, “소중한 관계의 99%는 기본을 지키지 않을 때 깨진다!”라는 말이 눈길을 끕니다. 저자는 한국인 최초로 베이징대학교 유학생이자 중국 투자 전문가로 <중국 천재가 된 홍대리>라는 책을 쓰기도 했는데요, 그간의 경험 속에서 관계는 기술이 아니라 기본에서 만들어진다는 철학을 세웠습니다.



책은 총 다섯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27개의 인간관계 노하우를 전해줍니다. 오랜 기간 사업체를 운영하며 맺은 인간관계와 중국유학시절 맺은 인연까지 저자의 경험에 기반한 인간관계의 원칙이 담겨 있어 읽기에도 수월하고 지금까지 제가 경험해 온 것과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일단 모든 관계의 기본인 부터 돌아봐야 한다.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면 관계를 회복하기도 어렵고, 서로 좋은 관계를 맺기도 힘들다며 책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한 관계를 만드는 시작은 나를 알고 기본을 지키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그럼 나를 알고 기본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저자가 전하는 많은 메시지 중 핵심 키워드 세가지로 진심’, ‘역지사지’, ‘배려와 존중을 꼽았습니다.



관계의 기본 언어는 진심이라고 합니다. 물론 사회생활 속 인간관계는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와 달리 필요에 의해 만나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하지만 이해관계나 이익만을 생각한 만남이 길게 갈 리가 없습니다. 상대방이 바보가 아닌 이상 필요할 때만 찾아보고 뭔가를 요청하는 사람에게 신뢰를 주진 않겠죠. 이해관계가 신뢰보다 앞선 관계는 사상누각(沙上樓閣)에 불과합니다.


저자가 전하는 인간관계의 기본 중 하나는 관계는 양보다 질이라는 겁니다. 통신수단의 발달로 각종 SNS가 인기를 끌면서 물리적 거리를 극복한 인간관계도 형성됩니다. 실제로 만나본 적도 없는데 알수도 있는 친구로 추천된 누군가와 SNS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모임에 참여하면서 명함을 주고받고 인맥을 넓히려 노력합니다.


새로운 관계를 확장하느라 이미 맺어놓은 소중한 관계가 깨지면 아무 의미가 없다. 새로 관계를 맺는 사람이 느는 만큼 관계에서 떨어져나가는 사람도 많아져 관계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확대되기 어렵다.” (160p)


저자는 양적인 관계 확대를 계속하다 보면 십중팔구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이 온다고 지적하는데요, 이 부분에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휴대폰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번호는 많지만 툭 터놓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한두해 지나다보면 이 사람이 누구였나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사람은 없는지. 그리고 반대로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도 바로 진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순히 숫자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진심을 담기 위한 노력이 좋은 인간관계의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제가 꼽은 키워드는 역지사지입니다. 흔히 소통의 기술에서 반드시 거론되는 게 경청입니다. 어쩌면 경청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가능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있어야 상대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생각하며 집중해서 듣게 되니까요.


경청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공감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경청을 할 수 없다.” (58p)


저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갈등은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데서 생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합니다. 제 생각엔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갑질논란도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일을 하다보면 때로는 갑의 위치에, 때로는 을의 위치에 서게 됩니다. 그런데 갑이냐 을이냐를 구분하기보다는 같은 목표달성을 위해 협력하는 동반자라는 생각만 가져도 갈등의 상당부분이 저절로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꼽은 세 번째 키워드는 배려와 존중입니다. 배려와 존중은 관계를 끌고 가는 쌍두마차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당연한 얘기죠.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클수록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관계가 만들어지고, 관계의 깊이도 훨씬 깊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할 때 저 또한 배려와 존중을 받을 수 있고, 갈등과 스트레스 또한 줄어들겠죠.


어떤 상황에서도 생각의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 먼저다. 서로의 다른 생각을 존중하고 고민하면 생각의 차이를 좁힐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189p)


이 외에도 아래와 같이 다 알고 있는 얘기지만 막상 인간관계에서는 잘 적용하지 못하는 내용이 알차게 담겨 있어, 제가 정말 기본을 잊고 살았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우선 제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좋은 관계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힘은 약속에 있다... 약속은 중요한 약속과 덜 중요한 약속이 따로 없다. (18p & 19p)

멀리서 관계의 기술을 찾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를 자주 입에 달아보자. 기적처럼 관계가 좋아질 것이다. (37p)

멀리 있는 사람을 얻으려 애쓰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게에 충실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부터라도 가까운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연습을 해보자. (42p)

좋은 관계에서는 주는 입장과 받는 입장의 마음가짐이 달라야 한다. 준 사람은 당연히 잊어버려야 한다. 하지만 받은 사람은 절대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꼭 기억하고 어떤 형태로든 갚으려고 노력할 때 관계는 더욱 좋아지게 마련이다. (54p)

귀인은 멀리 있지 않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귀인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평소 내가 관계를 맺고 있던 사람들 중에서 귀인이 나타나는 법이다. (68p)

잠시 마음이 상하는 것이 싫어 쓴소리를 멀리한다면 그만큼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좋듯이 듣기 거북한 쓴소리가 사람을 성장시킨다. (168p)

신뢰는 신용이라는 객관적인 요소와 믿음이라는 주관적 요소의 결합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약속을 잘 지키면서 신용을 쌓고, 거기에 누가 봐도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평가가 더해졌을 때 우리는 신회할 수 있는 관게로 발전한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는 오랜 기간을 함께 겪어봐야만 알 수 있다. (198p)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미 수많은 사람이 관계를 이야기했기에 관계를 이야기하기가 더욱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관계를 많이 이야기했어도 역시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말합니다. 이미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하신 분들이라면 기본은 아실 겁니다. 독자에 따라 이거 다 아는 얘기잖아라고 하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 생활 속에서 기본을 지키지 않아 일이 틀어지는 많은 경우를 돌아볼 때,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기본을 안 지키고 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기본을 갖추지 않으면 요행으로 몇 번의 성공을 거둘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겁니다.


특별한 노하우보다는 기본을 익히는 게 더 쉽지 않을까요? 기본이니까요. 인간관계 때문에 고민이라면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기를 권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생각의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 먼저다. 서로의 다른 생각을 존중하고 고민하면 생각의 차이를 좁힐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새로운 관계를 확장하느라 이미 맺어놓은 소중한 관계가 깨지면 아무 의미가 없다. 새로 관계를 맺는 사람이 느는 만큼 관계에서 떨어져나가는 사람도 많아져 관계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확대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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