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만다라
유신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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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엔 미래소설인 줄 알았다


이 책은 첫 장부터 분위기가 남다르다.

감정을 앞세워 달려드는 방식이 아니라, 먼 미래의 뉴스 속보처럼 문을 연다.

방금 들어온 속보입니다.”

라는 짧은 도입만 봐도 독자를 단숨에 우주 쪽으로 끌고 가는 힘이 있다.

그런데 몇 장 넘기다 보면 이 소설이 진짜로 이야기하는 건 행성이나 과학기술 자체가 아니라 원치 않는 이별을 인간이 어떻게 견디고 받아들이는가 하는 문제라는 걸 알게 된다.

겉은 SF인데, 속은 아주 오래된 감정의 이야기다.


붉다는 말이 남기는 온도


낯선 행성의 분위기와 그곳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이 꽤 인상적으로 펼쳐진다.

붉은빛을 띤 대기, 지구와 닮은 듯 닮지 않은 세계, 그리고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또 부딪치게 되는 흐름이 이 소설의 결을 잘 보여준다.

설정만 보면 차갑고 멀게 느껴질 수 있는데 막상 읽을 때 마음에 남는 건 기술보다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상상력은 멀리 가는데 감정은 가까이 온다

고 느꼈다.

미래 배경과 이별의 정서가 함께 이야기되고 어우러진다.


읽고 나니 생각보다 더 사람 이야기였다


티베트 불교의 만다라가 의식이 끝나면 흘려보내는 것이라고 하듯, 이 작품 역시 사라짐을 억지로 붙잡지 않는다.

붙들고 싶지만 결국 놓아야 하는 것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끝나 버리는 관계와 시간, 그 이후에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마음을 조용히 바라보게 만든다.

과하게 울리지 않는데도 잔상이 남는 건 이 소설이 정답을 주기보다 감정을 통과할 자리를 남겨두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분께 권하고 싶다


요즘 한국소설, SF소설을 찾는 분들 가운데 설정만 화려한 작품보다 감정의 온도가 살아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붉은 만다라는 꽤 잘 맞을 것 같다.

우주를 향해 멀리 나아가는 듯 보이지만 결국은 상실을 통과한 사람의 마음으로 돌아오는 소설.

나는 이 책을 미래를 빌려 현재의 이별을 말하는 소설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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